[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신수인 총회장)이 69회 총회에서 시국 선언문을 발표하기로 결의했다.

정은석 서기는 9월 18일 저녁 회무에서 "NAP(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독소 조항과 학생 인권조례 등 현재 문제가 심각하다. 비성경적인 방향으로 가는 시대를 향해 여러 메시지를 선언문에 담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장고신 총회가 시국 선언을 발표하기로 결의하면, 다른 교단도 같은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했다.

시국 선언은 총회 임원회가 긴급 안건으로 상정했다. 몇몇 총대는 총회가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는 점을 우려했다. 고려신학대학원 한 교수는 "고신 교회가 그동안 시국 선언을 한 적이 있는지 신중하게 따져 봐야 한다. 개교회 합의와 전체 교인 동의가 필요하다. 신앙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총대는 "한 나라가 제대로 가려면 보수와 진보 두 날개가 모두 필요하다. 이건 아니다. 개혁 세력도 보수 세력도 모두 필요하다. 우리가 할 일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광훈 대표회장 행동에 동의하나. 언제까지 젊은 청년에게 한국교회가 욕을 먹어야 하나"라며 반대했다.

총회장을 향해 "우리 교단이 언제 시국 선언을 한 적이 있나. 광주 항쟁, 부마 항쟁 때 우리 교단이 했는가. 이런 안건을 가지고 나오려면 기본 상식을 먼저 갖추라"고 항의하는 총대도 있었다.

예장 고신이 NAP, 인권조례 등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시국 선언문을 발표하기로 결의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열린 NAP 폐지 시위. 뉴스앤조이 장명성

총회 임원들은 보수나 진보, 어느 한쪽 입장을 대변하는 시국 선언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총대들이 부담스러워하면 '시국 선언'이라는 말도 다른 표현으로 고치겠다고 했다. 이영한 사무총장은 "NAP 독소 조항, 차별금지법 등 동성애 관련 법이 통과되면 교회에서 더 이상 동성애를 죄라고 말할 수 없게 된다. 일제강점기보다 더 어려운 시대가 올 거라고 예측한다. 법이 통과되지 않도록 다른 교단과 연합해 정부와 국회를 압박하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신수인 총회장은 "여러분들이 염려하면 시국 대신 다른 표현으로 고쳐서 입장을 내놓겠다. 임원들이 과격한 사람이 아니다. 좌나 우 특정 성향이 반영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시국 선언문 발표 안건은 약 40분간 논쟁한 끝에 조건부로 가결됐다. 예장고신은 반대 의견을 가진 총대들을 선언문 작성에 참여시키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10월 27일에는 각 노회별로 시국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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