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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의 타락과 회칠한 무덤

검증되지 않은 정치적 언설 퍼뜨리는 목사들

박충구   기사승인 2019.08.24  15: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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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나님 신앙의 타락은 어디서 시작되는 것일까. 그것은 강단의 타락에서 온다. 강단의 타락은 하나님의 거룩함이 훼손되는 데서 시작한다. 성서는 하나님 신앙에서 벗어난 인간 행태를 여러 측면에서 보여 주고 있다.

구약성서에서 볼 수 있는 예증 중에서 가장 실감나는 장면은 엘리 제사장 집안의 불행한 결말이다. 엘리 집안은 하나님 신앙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르쳐야 할 소명을 망각해 결국 망하고 말았다. 엘리는 제사장의 거룩한 직분을 망각하고 두 아들을 불량배로 키운 까닭에 그와 두 아들, 며느리까지 모두 한날에 죽임을 당하는 비극을 겪었다. 하나님을 업신여긴 가족사의 불신앙이 엘리 제사장 집안의 비극적 몰락을 초래했다.

신약성서에서는 거룩한 성전을 사람의 잇속을 나누는 장사터로 만든 이들에게서 하나님 신앙의 타락이 일어나고 있었다. 하나님 신앙이 약화된 제사장들은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을 환전상들이 터 잡고 주인 노릇하는 자리로 만들어 버렸다. 예루살렘성전에 오른 예수는 성전에서 벌어지는 하나님 신앙의 타락을 보고 분노했다. 그는 환전상의 상판을 뒤엎고 그들은 내쫒았다.

예수의 생애에서 예수가 분노했던 장면을 살펴보면, 그 대상이 특정한 종교 지도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수는 다른 것은 참아도, 하나님의 거룩함이 훼손되는 현실에 대해서는 인내하지 않으셨다. 하나님의 거룩함은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에게 신앙의 궁극적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종교의 타락, 그것은 곧 종교를 대변하는 종교 지도자의 타락이다. 이는 하나님의 거룩함을 드러내는 종교가 거룩함의 본질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종교가 타락하면 하나님 신앙은 위선이 되고, 허위와 거짓이 하나님 신앙을 대체하게 된다. 하나님 신앙의 거룩함이 사라져 증발한 종교, 그것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 이름을 공허하게 내건 종교적 사기나 기만행위와 하등 다를 바가 없다. 엘리의 자식들은 거룩한 하나님에게 드린 제물을 마치 자신의 것으로 여기는 불량한 행위를 일삼다가 저주를 받았고, 예루살렘성전의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께 독사의 자식들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예수 당시에도 불량한 종교 지도자들이 있었고,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도 불량하기 짝이 없는 종교 지도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엘리 집안처럼 겉으로는 거룩한 소명으로 가장하고 안으로는 지극히 속된 것에 취해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혔다. 이런 불량한 자들이 하나님의 성전에 똬리를 틀고 살아갈 수 있는 까닭은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사람의 속됨을 구별할 줄 모르는 우둔한 무리가 그들을 옹위하는 데 있다.

예수께서 성전에서 노끈으로 채찍을 만들어 휘둘렀던 것은 예수 개인의 분노가 아니라, 스스로 정화할 수 없었던 종교 지도자와 우둔한 무리의 불신앙에 대한 의분이었다. 하나님의 분노가 엘리 제사장의 불손한 이들을 삼켰듯이, 예수도 예루살렘성전에서 거룩함이 증발된 현실에 분노를 드러내신 것이다.

2.

불경건의 역사는 반복된다. 하나님의 거룩함을 훼손하는 종교의 타락은 오늘 우리 시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우리는 종교 사기꾼들이 거룩해야 할 하나님의 교회를 점유하고 있는 현실을 보고 있다. 종교 사기꾼들은 겉으로는 하나님의 이름은 표방하고 있으나, 속을 짚어 보면 추악한 사람의 탐욕으로 가득하다.

예수는 이런 자들을 일러 "회칠한 무덤" 같다고 질책하셨다. 더러움을 감추고자 겉은 회를 칠하여 깨끗하게 단장했으나, 속에서는 시체가 썩고 있는 무덤을 예로 들어 타락한 종교의 추악하고 더러움을 지적하신 것이다. 회칠한 무덤 같은 종교에서 나오는 썩은 냄새를 맡으신 것일까. 어찌하여 종교가 회칠한 무덤같이 썩은 냄새를 풍기게 되는 것일까. 냄새가 나도록 상하고 썩은 것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생명력을 잃은 상태를 드러낸다. 경건과 거룩함을 상실한 종교는 생명력을 잃었으므로 죽은 종교, 곧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자리가 되는 것일까.

오늘날 우리는 화려하게 치장한 거대한 교회가 회칠한 무덤 같은 자리가 되는 현실을 부정할 수가 없다. 화려하게 지어 놓은 예루살렘성전이 더 이상 거룩한 자리가 아니었던 것처럼, 엘리 제사장 집안이 더 이상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보전할 수 없었던 것처럼 오늘의 한국교회 일부는 더 이상 거룩한 자리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이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하나님의 제사장 집안이 일시에 죽임을 당하고, 거룩한 하나님의 성전에서 예수가 분노의 채찍을 들어야 했던 것은 다름이 아니라 죄스러운 불신앙에 사로잡힌 인간들이 거룩하신 하나님을 밀어내고 주인 노릇을 하고, 하나님의 거룩한 뜻이 아닌, 허접하고 더러운 사람의 욕망을 따라 거룩한 교회를 더럽혔기 때문이다.

이 시대에서도 동일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한기총의 전광훈이 청와대 앞에서 막말을 늘어놓더니, 일련의 개신교 목사들의 망발이 이어지고 있다. 김양재는 우리가 "일본 배상으로 잘살게 되었다"며 우리나라를 비하해 온 일본 정권을 편드는가 하면, 이동원은 국권 상실 책임이 국민 모두의 잘못이며 일본에 서서히 삼켜져 갈 때 복음이 자라났다고 발언했고, 홍정길은 북한이 우리 적이지 일본이 우리 적일 수 없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발설했다. 김진홍은 사랑의교회에서 국민이 선택한 문재인 정권을 비난할 목적으로, 청와대에 주사파 17~18명이 포진하고 있다는 망상적 이야기를 서슴지 않았다.

이들의 주장은 두 가지 속성이 있다. 첫째는 하나님 말씀과 상관이 없는, 검증되지 않은 정치적 언설이다. 둘째는 이들이 내놓는 언설에는 극우적인 정치에 물든 속성이 자리 잡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뉴라이트 극우 정치 노선에 영혼을 맡긴 결과다.

3.

홀로코스트를 비판했던 유대인 신학자 마크 엘리스(Marc Ellis)는 "종교와 정치의 거룩하지 못한 연대"(Unholy Alliance Between Religion and Politics)는 반드시 사람을 해하는 포악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나치 치하에서 얼이 빠진 종교가 뭇 생명을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생명을 학살하는 포악한 정치에 영혼을 판 것이 증거였다.

포악한 정치에 영혼을 파는 종교인의 특성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지키는 종교의 본질에서 떠나 정치권력과 금력을 향한 탐욕을 쫒는 데 있다. 이는 거룩함 상실로 이어져 하나님 신앙을 도구화하도록 정치에 내어 주는 영성적 타락으로 이어진다. 뉴라이트(New Right) 극우 세력을 자처하는 이들의 면모를 자세히 보면 여지없이 이러한 행색을 보이고 있다.

뉴라이트 세력은 기독교 목사, 군사주의자, 장성 출신, 허위 선전 전술에 능한 전직 정보부 고위 관리, 독재 권력의 녹을 먹던 전직 정부 고위 관료로 구성되어 있다. 진실하게 하나님을 섬기는 무리가 아니라 정치권력을 섬기는 세력이다. 원래 뉴라이트 운동은 미국에서 1950년대를 전후해 형성된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타락한 정치 목사들이 이를 흉내 내어 전국 조직망을 구성하고 극우적인 정치 세력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 일을 주도한 자들은 서경석, 김진홍과 같은 부류와 자리를 함께하는 자들이다. 이들은 하나님 말씀을 따르지 않고, 지극히 세속적인 군사주의자, 극우 정치 인사, 국가 안보 관련한 정보 관리자들에게서 얻어들은 듯한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하나님의 거룩한 강단에서 자랑 삼아 떠들어 댄다.

청와대에 주사파가 17~18명이나 있다는 조작적인 주장을 누가 했겠는가. 목사 입에서 식민지 근대화론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까닭은 무엇이겠는가. 이들은 하나님 말씀이 아니라, 특정 정치 세력을 편들고 반대 세력을 타도하기 위해 조작된 거짓 주장을 떠벌리며 거룩한 하나님의 교회를 정치 선전장으로 타락시키고 있다.

김진홍 같은 자들이 이끄는 뉴라이트 세력은 냉전 체제하에서 형성된 미국의 극우 노선에 기원을 두고 있다. 이들은 철저하게 친미·친일적인 사대주의적 사고를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냉전 시대가 끝난 지 오래인데도 이들은 시대착오적 냉전 수구 세력으로 남아 동아시아에서 반공주의적 장벽으로 남한 사회를 이용하려 한다. 친미 친일 사대주의적 습성에 이어 반공 사상을 앞세우며 독재자들을 지원하고 민주 세력을 억압한 전력이 있다. 이들은 호전적이며, 평화와 화해의 길을 외면한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극우 정치적인 세력을 자처하며 종교의 정치화, 즉 하나님의 샬롬 정치를 호전적인 반공주의적 정치로 왜곡하고 변질하는 죄악을 저지르고 있다. 불온하기 짝이 없는 뉴라이트 세력은 우리 사회에서 지배 세력의 기득권을 옹호하고, 민족주의 노선을 약화해 왔고, 평화를 위한 노력을 친북 용공주의 노선이라고 악선전하는 사악함을 감추고 있다. 나는 이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회칠한 무덤이라고 생각한다.

4.

전광훈, 이영훈, 안병직, 김문수, 서경석, 김진홍, 홍정길, 이동원, 김양재 – 근래에 논란을 일으키는 발언을 일삼는 이들의 면모는 한결같이 뉴라이트 사조에 영혼을 판 자들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들은 기독교를 권력 종교로 만들기 위해 정치 세력과 야합한다. 이들이 숭상하는 미국의 뉴라이트가 그리했던 것처럼 현대 인문주의 운동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 기독교 근본주의 사상이 가진 선택적 반문화적 속성, 극우적이며 호전적인 국가주의, 가진 자 편을 드는 자유무역주의를 공유하며 지지한다.

미국에서는 1950년대에 정치와 종교의 반공산주의 연대를 형성하기도 했고, 급변하는 사회 변화를 거부하며 낙태 반대, 동성애 반대 등 반인권적 수구주의를 옹호했다. 이들은 또한 우파 의식으로 단결해 1980년 로널드 레이건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도록 도왔고, 부시 정권 탄생을 지원하는 등 다분히 공화당 세력의 전위대 노릇을 자처했다.

문제는 이러한 우파 정치에 몸을 판 목사들이 극우 정치 세력에 기독교적으로 정당성을 부여해 순진한 기독교인들을 무더기로 우파 정치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명박 정권 지원을 받은 김진홍 등이 앞장서서 전국적으로 뉴라이트를 결성하고 힘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뉴라이트가 보수 우파를 지원하고, 반공주의 노선을 따라 냉전 체제를 강화하고 반공주의 전선에서 성전(holy war)을 벌인 것과 같이, 한국 뉴라이트들도 유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매우 다른 점은 한국 뉴라이트들은 과거 독재 정권들과 밀착되어 도덕적이거나 사회윤리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오로지 정치적 이권을 좇는 집단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에 이어 문재인 정권이 집권하자 민주 정권의 민주적 정당성을 부정하며 반정부적 태도로 일관하기 시작했다. 친미·친일 행각을 벌이는가 하면,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세워진 민주 정권을 빨갱이 정권으로 매도하며 그 몰락을 호시탐탐 획책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사악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 광복절 전후로 이들이 쏟아 낸 발언의 속성도 이런 관점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자들을 불러 강단에 세우는 교회들은 뉴라이트 세력이 주장하는 반인문주의, 반공주의, 친군사주의, 미일 사대주의를 비판할 능력이 없는 교회라 볼 수 있다. 마치 엘리 제사장 집안과 다를 바 없고, 환전상이 자리 잡은 예루살렘성전이 장사 터로 전락해도 개의치 않았던 무지한 신도들 형색과 다를 바 없는 면모다.

5.

엘리 제사장 일가가 걸어갔던 길은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몰랐던 불신앙의 길이었다. 예루살렘성전은 거룩함을 상실해 예수의 채찍이 휘둘러진 자리였다. 성서는 명료하게 하나님 신앙의 길을 보여 주고 있다. 하나님의 거룩함을 업신여기고, 인간의 이권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하나님 말씀에 섞는 자는 저주의 길을 가는 자요, 지극히 어리석은 자다.

이들이 어리석은 것은 하나님을 입으로는 긍정해도 몸으로는 부정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입으로 나오는 것들에서 악취가 나는 듯하다. 엘리 집안의 타락, 예루살렘성전의 타락 풍조는 하나님 교회를 정치·경제적 이권의 수단으로 전락하게 하는 오늘의 뉴라이트 세력에서 나타나고 있다.

노무현 정권 시절, 전국에 빨갱이 40만 명이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곧 나라가 공산화할 것이라는 망언을 일삼은 목사가 있었다. 그 예언대로 우리나라가 공산화되었는가. 이번에는 청와대에 18명의 주사파가 자리를 잡았다고 주장하는 목사가 있다. 어떻게 청와대에 주사파가 18명이나 들어앉아 있는 것을 알았을까.

학자의 글과 주장은 검증과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타락한 뉴라이트 목사들이 내뱉는 허무맹랑하고도 허구적인 주장은 누구에게도 검증을 받지 않는다. 거짓과 자의와 오만이 가득하다. 이들의 입에 빨갱이 40만 설, 주사파 18명 설을 넣어 준 자가 누구겠는가. 타락한 목사들 입에 하나님 말씀이 아니라 불온한 데이터를 넣어 주며 이들을 선전 도구로 삼아 정치권력을 장악하려는 음험한 극우들이 아닐까.

이들의 어리석은 행태로 하나님 교회가 손가락질을 당하고, 순진한 신자들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 하나님의 거룩함을 부정하고, 하나님 신앙을 추악한 정치적 요구에 복속하게 하는 이들에게는 오직 하나님의 저주와 예수의 채찍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엘리 제사장 집안의 화를 초래한 불경건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예루살렘성전에서 장사꾼들을 내쫒은 예수의 정신을 기억해야 한다.

목사들의 잘못된 주장에 현혹되지 않도록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하나님의 거룩함을 업신여기는 목사가 선 강단은 예수가 경멸했던 이 시대의 회칠한 무덤, 악취 나는 무덤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신실한 신자라면 극우 정치의 도구가 된 타락한 뉴라이트 목사를 멀리해야 할 것이다.

박충구 / 감신대 은퇴 교수. <인간의 마지막 권리>(동녘), <종교의 두 얼굴>(홍성사)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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