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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잃고 숨 쉴 수 없는 고통받는 자들, 의지할 건 하나님의 정의"

세월호 가족과 기독교인, 진상 규명 촉구 기도회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19.08.22  22: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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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오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저는 그날 보았습니다. 정부의 무능함을. 꺼져 가는 아이들의 등불을 정부가 살려 주지 않은 것을 저는 기억합니다."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연속 기도회가 8월 22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세월호 가족들과 기독교인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희생자를 기억하며, 참사 책임자에게 죄를 묻지 않는 사법부를 규탄했다.

단원고 희생자 홍순영 군 엄마 정순덕 씨가 가족들을 대표해 발언자로 나섰다. 순영 엄마는 지난 5년간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는 예배에 묵묵히 참여해 왔다. 앞에서 발언하기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사람이었다. 그는 잊어버릴 것 같아 미리 적어 왔다며, 준비한 종이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5년이 지나도 순영이 이야기가 나올 때면 목소리가 떨렸다. 

세월호 가족과 기독교인들은 참사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기도회를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순영 엄마는 아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매일 하나님께 부르짖는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다른 아이들처럼 순영이는 특별한 아이였다. 누나와 나이 차가 12살인, 엄마가 37세에 얻은 늦둥이였다. 순영 엄마는 "천사 같은 아이였어요. 애인이자, 친구, 다정한 남편, 보디가드 같았어요. 남편 몸이 불편해 아들에게 많이 의지하고 살았거든요"라고 말했다. 

엄마는 아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많다고 했다. 같이 영화를 보고 볼링을 치고 음악과 함께 춤을 주고 집안일을 함께했다. 외출할 때는 엄마 팔짱을 꼭 끼고 "마미가 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라고 말하는 아이였다. 

"그런 아들을 잃고 가슴이 너무 아파 숨을 쉴 수 없었어요. 오로지 아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 하나였어요. 어느 날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어요. 2015년 4월 팽목항에서 열린 고난주간 기도회에서 예수님을 영접했어요.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음성이 들렸어요. 순영이가 너무 보고 싶은 날에는 베란다에 앉아 하늘만 바라봐요. 그러면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는 거 같아요. 하늘에서 제 아들이 잘 지내고 있다고요. 

지금도 저는 아이의 억울함을 위해 하나님께 간절히 부르짖어요. 성경에는 과부의 간구를 들어주는 재판장이 나오잖아요.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아니하시겠느냐'(눅 1:7)라는 말씀처럼, 하나님께서 그 백성을 위해 전능을 베푸실 것을 믿어요." 

손을 뻗어 하나님의 성령이 임재하길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기도회가 끝나기 전에는 다 같이 소리를 질렀다. "책임자를 처벌하라!" 뉴스앤조이 박요셉

서울중앙지방법원은 8월 14일, 세월호 관련 보고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설교자 박득훈 목사(성서한국 사회선교사)는 이를 언급하며 강한 어조로 사법부를 비판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이 아모스 선지자처럼 정의와 공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미온적인 정부를 향해 경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모스는 불의한 북이스라엘 권력층을 향해 말했다. "너희의 허물이 많고 죄악이 무거움을 내가 아노라. 너희는 의인을 학대하며 뇌물을 받고 성문에서 가난한 자를 억울하게 하는 자로다."(암 5:11) 

"정말 기가 막힌 판결이다. 이렇게 슬프고 답답한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억울한 자의 말을 듣지 않는 권력자를 향해 하나님 이름으로 심판을 경고해야 한다. 이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정곡을 찔러야 한다. 

순영 엄마 말씀처럼 숨을 쉴 수 없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의지할 수 있는 건 정의와 공의다. 그런 정의와 공의의 이름으로 유가족들에게 억울한 판결을 내리는 건, 이들의 입에 독약을 넣는 것과 같다. 정의가 물같이, 공의가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를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하자." 

설교가 끝나자, 세월호 가족들과 참석자들이 박수로 화답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끝까지 희생자를 잊지 않고 연대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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