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록 목사의 딸 이수진 목사가 과거 연애 문제로 사임서를 제출했다. 만민중앙교회 영상 갈무리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 딸이자 당회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수진 목사가 사임서를 제출했다. 이재록 목사의 대법원 선고가 나온 8월 9일, 이수진 목사는 교인들에게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수진 목사는 금요 철야 예배 시간 "탈만민에서 저에 대한 허물과 잘못을 들춰 성도들에게 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맞다. 저는 잘못이 있었다. (중략) 사직서를 장로회에 제출하겠다. 검토해서 수리해 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교회가 어렵게 되고 (이재록) 당회장님께 누가 되지 않도록 사직서를 제출한다. 괜히 심려 끼쳐 죄송하다. 저를 엮어 당회장님을 나쁘게 하려는 것에 절대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사임과 관련한 구체적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수진 목사는 만민중앙교회에서 이재록 목사 다음 가는 지도자다. 이재록 목사는 일찍이 후임으로 딸 이수진 목사를 낙점했다. 여성 교인들 성폭행 문제로 구속됐을 때는 이수진 목사를 당회장직무대행으로 세웠다.

이 목사가 갑자기 사임 의사를 밝힌 이유는 무엇일까. 취재 결과, 이수진 목사는 과거 한 남성과 '교제'한 사실 때문에 사임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목사는 20대 중반, 당시 교회 전도사와 연인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남녀가 사귀는 게 무슨 문제일까 싶지만, 만민중앙교회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재록 목사는 교회 안에서 이성 교제를 금지했다. 심지어 이성끼리 같은 차에 못 타게 할 정도다. 이 목사는 오랫동안 남녀유별을 강조해 왔다.

이재록 목사는 2017년 한 설교에서 "설교자는 성결해야 되고 깨끗해야 된다. 특히 이제 여자분들은 깨끗하게 하나님께 드리기 때문에 세상 짝하지 않고, 남자를 접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만민중앙교회 탈퇴자 A는 8월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재록 씨는 딸을 지도자로 세우기 위해 이수진 목사가 '깨끗하다'고 거짓말해 왔다. 거짓으로 힘을 실어 준 결과 이수진은 당회장직무권한대행이 됐고 교회 최고 권력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만민에서 '주의종'은 순결을 포함해 하나님께 다 드린 사람들이다. 주의종을 하겠다고 서원해 놓고 지키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사택(이재록 목사 가족)이 교인들을 기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퇴자 B는 "만민 안에서 남녀가 사귄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교회 청년들은 교리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쳤다. 정작 주의종이 교회에서 연애했다고 하니 엄청난 배신감과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민중앙교회 측은 이수진 목사가 과거 교제 문제로 사임 의사를 밝힌 게 맞다고 인정했다. 교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도사와의 교제 문제로 사임서를 제출한 게 맞다. 사임은 장로회와 원로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탈퇴자 A는 "비슷한 문제로 교회에서 쫓겨난 사역자들도 있다. 사택파 이수진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것 같지는 않다. 아마 반려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만민중앙교회는 8월 11일 일요일 설교자를 이수진 목사에서 주 아무개 부목사로 교체했다. 이수진 목사는 예배에 참석했지만 강단에 서지 않았다.

[반론] 

보도가 나간 다음 날인 8월 12일 만민중앙교회 측은 이성 교제와 관련해 반론을 제기해 왔다. 교회 관계자는 "이재록 목사님은 이성 교제를 금지한 적이 없다. 서로 교제하고 결혼하는 교인들도 있다. 머리급 목사가 주례를 맡아 주고, 교회도 함께 축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인들을 성폭행한 이재록 목사가 징역 16년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만민중앙교회 교인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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