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이 주최한 '문재인 대통령 하야' 집회에 참가한 이들이 만세를 외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문재인 대통령 하야 촉구 운동을 벌이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전광훈 대표회장) 집회 참가자들이 세월호 피케팅 참가자를 상대로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1인 시위 중인 조미선 집사를 향해 거친 욕설을 내뱉고 우산으로 위협을 가했다.

한기총은 8월 2일 오후 4시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 집회를 열었다. 50일 넘게 하야 운동 중인 한기총은,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4시 이곳에서 집회를 한다. 폭염 경보가 떨어진 이날에도 50여 명이 모여 집회에 임했다.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는 일정상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설교자로 나선 한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우리가 지도자를 잘못 뽑았다. 앞으로 대통령 임기가 3년 남았는데, (이러다가) 대한민국 거지꼴 난다. 그러니 하야해야 한다. 일본과 맞짱 뜨려고 하는데 기업과 국민이 피해를 입을 것이다. 이게 무슨 나라인가. 문재인은 하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교는 10분도 안 돼 끝났다. 근처에서 '대통령 직속 세월호 특별수사단 설치' 촉구 시위를 하던 이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독교인 창현 엄마 최순화 씨는 한기총을 향해 "거짓 선동 멈추시오", "목사가 왜 거짓말하느냐"고 외쳤다. 조미선 집사는 "이게 나라다"고 했다.

두 참가자의 외침은 스피커에 묻혔다. 그러나 이 소리를 들은 한기총 일부 여성 참가자가 발끈한 채 달려들었다. 광장 주변에 대기해 있던 사복 경찰들이 막아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특히 조미선 집사를 향해 여성 참가자 네다섯 명이 항의하면서 소란이 일었다. 이들은 조 집사를 향해 "XXX아 왜 예배를 방해하느냐", "너는 저주받을 것"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장우산으로 찌르기까지 했다. 조 집사는 "왜 기독교인들이 저주를 퍼붓느냐"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기자가 사진을 찍으려 하자, 한 목사는 우산을 펼치며 필사적으로 막아섰다.

한기총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 제지에도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우산을 든 집회 참가자가 조미선 집사에게 달려들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집회가 끝난 뒤에도 승강이는 계속됐다. 오히려 한기총 한 목사는, 조 집사가 먼저 폭행을 행사하고 예배를 방해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조 집사는 "우산으로 찌르려 해서 막았을 뿐인데 나를 폭행범으로 몰고 있다"며 억울해했다. 조 집사와 몸싸움을 벌인 한 여성 전도사는 지구대로 연행됐다.

한기총 집회 참가자들과 세월호 피켓팅 참가자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세월호 특별수사단 설치를 요구하는 시민들은 26일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시위를 해 오고 있다. 최순화 씨와 조미선 집사가 한기총 집회 참가자들과 충돌하게 된 이유는, 한기총이 기독교를 대표하는 양 행동하면서 거짓말하는 것을 신자로서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조미선 집사는 그간 한기총 집회에 설교자로 나선 목사들이 근거도 없이 막말을 해댔다고 말했다. 조 집사는 "'문재인 돌대가리', '문재인 빨갱이'라고 그러는데, 정치 성향을 떠나 너무한 것 아닌가. 더군다나 기독교인들이 막말과 거짓을 일삼으니,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참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최순화 씨는 "전광훈 씨는 거짓 선동 멈추라"고 외쳤다가 거센 항의를 받은 적도 있다. 한기총 집회 참가자들은 "누군가 당신 아버지를 모욕하면 가만히 있겠느냐. 전 목사님은 우리 영적 아버지다. 자식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따졌다. 최 씨는 "당신들이야말로 하나님 아버지를 모욕하고 있다. 우리도 참을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고 했다.

이날 한기총 집회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끝이 났다. 집회 참가자들은 음향 장비를 치우는 과정에서도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한기총은 8월 15일 광화문에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위한 1000만 명 집회를 연다고 했다.

조미선 집사는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을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스텔라데이지호 수사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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