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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노회' 판 깔아 준 수습전권위…채영남 위원장 "명성교회에 법 지키라고 했다"

"중도 인사로 임원회 구성하려 했는데 모두 사양…김수원 목사도 대화 거부"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9.07.31  18: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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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수습전권위원회(수습전권위·채영남 위원장)가 비판의 중심에 섰다. 수습전권위는 7월 25일 서울동남노회 임시노회를 개최해, 명성교회를 지지하는 인사들이 임원이 될 수 있게 발판을 마련해 준 셈이 됐다.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서울동남노회비대위) 등에 따르면, 임시노회에 참석한 목사 131명 중 명성교회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목사는 62명(47.3%)에 달했다. 장로 출석자는 70명 중 35명이 명성교회 소속이었다. 절반에 가까운 수를 확보한 명성교회 측은 자신들 뜻대로 노회 임원진을 구성했다.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안을 통과시켰던 최관섭 목사(진광교회)가 다시 노회장이 됐다.

서울동남노회비대위 이용혁 목사(작은교회)는 "수습전권위가 명성교회를 위해 판을 깔아 준 것이나 다름없다. 명성교회 측은 김수원 목사(태봉교회)의 노회장 승계를 막을 때처럼 이번에도 수를 앞세워 노회를 장악했다. 말 그대로 명성을 위한 수습 노회였다"고 비판했다.

예장통합 총회 관계자는 "수습전권위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명성교회를 위해 멍석을 깔아 줬다. 총회 재판국이 세습이 불가하다고 판결해도, 노회를 장악한 명성은 행정절차를 언제든 다시 밟을 수 있다. 명성교회가 노회를 놓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동남노회가 '명성노회'가 됐다는 비판과 관련해 수습전권위원장 채영남 목사는 "나도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는 작년 12월 수습전권위를 구성하기로 결의하고, 100회기 총회장을 지낸 채영남 목사(본향교회)를 수습전권위원장에 임명했다. 사안에 부담을 느껴 위원장직을 고사한 전직 총회장들과 달리 채 목사는 단번에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영남 목사에게 기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가 총회장으로 있을 당시 소신 있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 채택,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반대하고 규탄했다. 다른 교단장들과 달리 세월호 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채 목사는 주보에 세월호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게재하고, 귀환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공문을 전국 교회에 보냈다. 2016년 3월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 예배 설교자로 나섰을 때 "(한국교회는) 불의한 죽음을 당한 세월호 희생자들과 미수습자들의 유가족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수습전권위원장이 된 채영남 목사는 서울동남노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곳곳에 자문했다. <뉴스앤조이>에도 먼저 연락해 대승적인 방향으로 노회 문제를 풀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채 목사는 "김수원 목사를 중심으로 노회를 살리겠다"며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서울동남노회 임원회는 친명성 인사로 구성됐다. 사진 왼쪽부터 정창석 장로부노회장, 손왕재 목사부노회장, 최관섭 노회장. 뉴스앤조이 박요셉

결과는 정반대였다. 채영남 목사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그는 7월 31일 기자와 통화에서 "노회 임원회를 중도에 서 있는 분들로 세울까 했는데 모두 사양하더라. 그 와중에 명성교회 장로들이 (임원들을) 계속 추천하면서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 장로들에게 자제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는데도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김수원 목사를 중심으로 노회를 수습할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했다. 채 목사는 "원래 김 목사를 세우려고 했는데 (김 목사 측이) 시종일관 수습전권위를 부정하고 공식적인 대화조차 거부했다. 소송까지 제기하는 바람에 내 뜻을 이룰 수 없었다"고 했다.

서울동남노회가 '명성노회'가 됐다는 지적에는 "나 역시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다만 수습 노회를 명성교회와 연관 짓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채 목사는 "우리는 총회 임원회로부터 노회를 수습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뿐이다. (명성)교회 문제는 총회에서 다루는 게 아니다. 교회 문제는 노회가 다루는 거다. 그게 법이다"고 했다.

채영남 목사는 명성교회 세습 문제로 노회마저 갈등을 겪었다며 명성교회가 '결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수습전권위는 명성교회에 법을 지키라고 제안했다. '세습은 안 된다'는 사회와 총회 분위기 속에서 법을 제정한 것 아닌가. 법을 바꾸기 위해 자꾸 손을 대려 해서도 안 된다. 법은 놔두고 교회를 세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채 목사는 "(명성)교회가 법을 지키지 않으면 예전처럼 대표적인 교회가 못 되고, 이상한 교회로 간주될 것이다. 총회도 그 교회를 굉장히 아끼고 회복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법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명성)교회는 섬 안에 갇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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