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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들어가면 무조건 반대, 이번엔 경기도

경기도 보수 교계, 반동성애 진영과 손잡고 '성평등 기본 조례 개정안' 반대 운동 돌입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9.07.31  15: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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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경기도의회는 지난 7월 16일 '경기도 성평등 기본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성평등' 용어의 구체적인 정의와, 공공기관 등에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이다.

교계 반동성애 진영은 '성평등' 단어가 동성애를 허용하기 위한 포석이며, 이를 받아들이면 향후 교회와 가정이 해체될 것이라 주장하며 조례 개정 반대 운동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등 지역 보수 교계와 함께 대규모 집회를 열어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과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이번에는 '성평등'이라는 단어 자체만 아니라 '성평등위원회 설치'도 문제 삼았다. 개정된 조례안 18조의2 때문인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8조의2(공공기관 등의 성평등위원회의 설치·운영)
① 공공기관의 장 및 사용자는 '양성평등기본법' 제24조부터 제26조까지 및 제31조에 따른 양성평등 참여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성평등위원회를 설치·운영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성평등위원회에서 심의할 사항은 제8조를 준용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사용자가 성평등위원회를 설치·운영할 경우 도지사는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

반동성애 진영은 이 법안에 명시된 '사용자'라는 단어가 문제라고 했다. 통상 '사용자'는 근로자 혹은 노동자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쓰인다. 하지만 이들은 교회에서도 채용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법안이 향후 교회와 신학교 등 종교 기관에까지 '동성애자 채용'을 강요할 것이라 주장한다.

또 혐오·왜곡·가짜 뉴스
"동성애 들어오면 군대 망해
에이즈 증가시키려 예산 조성"

지역 교계는 반동성애 활동가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의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7월 29일 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에서 '건강한경기도만들기도민연합'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최승균 대표회장(신천감리교회), 길원평 교수(부산대), 김지연 대표(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 등이 참석해 성평등 기본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킨 경기도의회를 규탄했다.

반동성애 활동가들은 '성평등'을 용인하면 교회와 가정이 해체될 것이라며 '양성평등'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출범식에 이어 열린 거리 집회 및 행진에는 3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성평등'이라는 단어가 결국 동성애를 받아들이기 위한 포석이라고 주장하는 발언이 많이 나왔다. 길원평 교수는 "교회에도 성평등위원회를 만들게 하는데, 이것을 만들게 되면 나중에 우리가 동성애자·트랜스젠더까지 취업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부천시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역임한 이성화 목사(서문교회)는, 부천시에서는 '성평등전문관' 조항을 아예 삭제했다며 경기도에서 '성평등' 단어가 삭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젠더가 되면 동성애는 그냥 통과된다. 자동으로 따라온다. 동성애 들어오면 군대 망한다. 국가는 누가 지키냐. (중략) 또 국가에서 (에이즈 치료비) 100% 나간다. (중략) 동성애 에이즈 환자가 되면 수명도 확 줄어든다. 동성애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경기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윤치환 목사(일사각오구국목회자연합)는 이번 개정안 통과가 결국 동성애를 확장하고 에이즈를 증가시킨다고 주장했다. 윤 목사는 "이번 조례와 함께 성 인지 예산도 통과됐다. 동성애를 확장시키고 에이즈를 증가시키는 데 사용하는 돈이다. 반드시 폐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목사는 개정안 발의에 참여한 도의회 의원 23명의 이름을 부르며 참석자들과 함께 "물러가라"를 외쳤다.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남자의 여자 화장실 출입을 허용하는 성평등 조례 반대한다", "표현의자유 억압하는 성평등 조례 폐지하라", "왜곡된 혐오 차별 조장 NO, 동성애 독재 시도 NO"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이들은 '청와대 국민 청원'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기도민 청원'에도 글을 올렸다. 질문을 올리고 30일 내에 5만 명 이상이 서명하면 관계자의 답변을 받는 시스템이다. 지난 7월 22일 이번 안건을 재심의해 달라고 요청하는 글을 올렸는데, 열흘도 채 지나지 않은 현재(7월 31일 오후 3시 기준) 서명자가 4만 9841명이다.

"성평등위원회는 여성 인권 증진용
항의 문자·전화 폭탄 시달려
내용도 모르면서 무조건 반대"

성평등 기본 조례 개정안을 발의한 박옥분 도의원(더불어민주당)은 7월 30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역사회에서 여성운동 활동가로 오래 일하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돼 임기를 시작했다.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옥분 의원은 '성평등위원회' 설치가 도 산하 공공기관 혹은 영세 사업장에서 여성 인권 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이 25개인데 여성 관리직은 전체의 4.3%로 상당히 낮다. 성평등위원회 설치를 산하 기관 평가 조항으로 넣어 객관적인 평가 지표로 삼으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동성애 진영에서는 '사용자'라는 단어가 교회에까지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박옥분 의원은 이것 역시 확대해석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대기업 같은 곳은 여성 인권을 보장할 장치들이 어느 정도 마련돼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혹은 아파트형 공장 같은 영세 산업 시설은 환경이 열악하다. 월급 차이는 물론 성폭력에도 속수무책이다. 법적으로 보장된 육아휴직, 유연 근무제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사용자'는 정말 공공기관 혹은 사업장을 말하는 건데, 반대 진영은 여기에 종교 기관을 넣었다"고 말했다.

박옥분 의원은 그동안 반대 진영의 항의 문자·전화 폭탄에 시달렸다고 했다. 내용이 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전화해 "철회하라"고 말하는가 하면, "차별금지법이냐"고 묻는 전화도 받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동성애가 에이즈를 옮긴다는 등 이번 법안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하는데, 대화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성평등 조례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 주변 곳곳에 걸렸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개신교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조례 개정에 반대하는 건 아니다. 경기정의평화기독교행동, 수원지역목회자연대, 감리회 목회자 모임 '새물결' 경기연회는 7월 30일 '경기도 성평등 기본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에 대한 지지와 일부 보수 기독교인들의 왜곡과 확대 해석을 경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개정 조례안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과 확대해석은 심각한 왜곡과 오류를 낳게 되고,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도민들의 몫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성평등'을 '동성애·동성혼 인정과 옹호'로만 바라보며 반인권과 불평등을 조장하는 일부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시각이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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