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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세습엔 무디고 동성애만 비판"

전 대전신대 허호익 교수 <동성애는 죄인가> 북 토크, 동성애 대한 포괄적 이해 주문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9.07.29  18: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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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림형석 총회장)은 명성교회 세습 판결에는 미적지근한 반면, 동성애 옹호·지지자 색출에는 적극적이다. 얼마 전에는 '무지개 퍼포먼스'로 징계받은 장신대 신학생이 목사 고시에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동성애 옹호자는 목사 고시를 치를 수 없다고 한 2018년 103회 총회 결의에 따른 것이다.

예장통합 소속 대전신학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얼마 전 은퇴한 허호익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프레임 싸움'이라고 했다. 장신대 교수·학생들이 명성교회 세습 반대를 공개적으로 밝히자, 세습을 옹호하는 이들이 의도적으로 장신대를 '동성애 옹호 학교'로 만들어 공격한다는 것이다.

허호익 교수는 7월 26일 청어람ARMC가 주최한 '동성애는 금기의 단어인가' 북 토크에서 현재 동성애가 논의되는 모습은 한국교회가 시대에 뒤떨어진 증거라고 했다.

"총회에서 동성애 관련 결의는 진지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과됐다. 총회에 참석하는 총대들 평균 연령이 60세가 훨씬 넘는다. 시대 변화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고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 사람이 많다. 세습에는 무디고 동성애만 비판한다. 장신대가 세습은 반대하면서 동성애는 옹호한다는 프레임이 교단에 강력하게 먹혀들었다."

청어람ARMC가 7월 26일 허호익 교수와 함께 북 토크를 개최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허호익 교수는 저서 <동성애는 죄인가>(동연)에서 동성애 문제를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먼저 동성애의 비범죄화·비질병화 역사를 정리했다. 동성애와 관련해 조금만 다른 이야기를 해도 '이단' 소리까지 듣는 현실이지만, 허 교수는 외부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연구하면서 알게 된 동성애의 객관적 내용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그는 한국교회에서 동성애를 소비하는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가짜 뉴스'라고 했다. 허 교수가 생각하는 가장 오래 된 동성애 관련 가짜 뉴스 중 하나는 '소돔과 고모라' 사건이다. 그는 "소돔과 고모라가 동성애 때문에 망했다는 건 1세기에 살았던 유대 철학자 필로의 해석이다. 이것은 2000년 된 가짜 뉴스"라고 했다.

성서학자 대부분은 '소돔과 고모라'가 동성애 때문에 멸망했다는 주장에 더 이상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마태복음 10장에 나와 있듯이, 예수님 역시 소돔과 고모라의 죄를 '냉대의 죄'라 해석하셨다. 소돔과 고모라는 나그네를 환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멸망에 이른 것으로 봐야 한다고 허 교수는 말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인데도, 동성애와 관련해서는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퍼트리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미 가짜 뉴스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고 논리적이지 않다 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허호익 교수는 "이방인과 '상관相關하겠다'며 내놓으라고 요구했던 마을의 모든 남성들이 동성애자라면, 롯은 왜 그들에게 '이성애'에 해당하는 딸들을 내어 줬겠느냐.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무지와 편견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

1시간의 강의가 끝나고 참석자 40여 명이 30개 가까운 질문을 쏟아 냈다. 동성애와 관련한 목회·신학·사회적 질문들이었다. 양희송 대표가 질문들을 간추려 허호익 교수와 대담 형식으로 풀어 갔다.

강연이 끝난 후 양희송 대표와 허호익 교수는 동성애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주제로 이야기 나눴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양희송 / 원래부터 동성애에 개방적인 입장이었는지 궁금하다.

허호익 / 2010년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볼 때만 해도 사실 불편했다. 하지만 깊게 연구하면서 내 안에도 무지와 편견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기독교인으로서 동성애에 대해 '내가' 먼저 알아보고 판단하자고 생각했다. 한 미국 교수가 말하길, 기독교인은 다른 종교인들보다 앞서 생각하고 앞서 행동하고 앞서 죽는다고 하더라. 종교인은 구도자다. 동성애가 죄냐 아니냐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양희송 / 동성애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다가도 문득 불편하게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퀴어 문화 축제에서 과도한 노출을 봤을 때, 혹은 해외 초등학교 성교육에서 적나라한 묘사가 등장할 때 등이다. 평소 동성애에 우호적이다가도 이런 것까지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불쾌감을 표하는 사람도 있다.

허호익 / 세상에 절대 선이라는 게 있기 어렵다. 나는 동성애를 수용하고 이해하는 입장이지만, 모든 동성애자가 다 인격적이고 지속적인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년 전 동성애자만 대상으로 목회하는 목사와 라디오에서 토론한 적이 있다. 동성애자들이 알려진 것처럼 파트너를 자주 바꾸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더라. 그런데 이성애자도 그런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범죄적이거나 병적인 성애는 이성애든 동성애든 다 발생한다.

이런 점들을 포괄적으로 봐야 한다. 책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우리도 어느 정도 죄인이고 어느 정도 병자다. 이성애가 절대 선이 아닌 것처럼 동성애도 절대 선이 아니다. 퀴어 문화 축제의 노출 논란은, 평소 쌓여 있던 것을 분출하려는 사람들의 행동으로 봐야 한다. 노출 현상 하나만 가지고 모든 동성애자를 도매금으로 비판하는 것도 문제다.

양희송 / 교수님이 속한 예장통합에서도 동성애 관련 논의가 일방적이다. 한국교회가 유독 동성애 문제에 있어서는 한 가지 입장만 고수하는데, 이유가 뭘까.

허호익 / 교단 총회 총대들 나이가 평균 60세 이상이다. 교인들의 의사를 반영해 결정하는 최고 기구인데 60대 이상 남성이 주를 이룬다. 이 계층이 총대로 있는 한 교회는 늙은 교회가 된다. 교회 개혁이 힘들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는 역사적으로 근대화, 통일 운동, 민주화 운동, 학생운동 등에서 앞서갔다. 하지만 정보화사회에 들어서면서 시대에 뒤떨어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것을 수용할 여지가 없다.

예수님은 시대의 선구자고 선각자로 사셨는데, 그를 따르는 신앙인들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은 문제다.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벗어나려 하지 않는 것도 다 문제다. 동성애 이슈를 좌파 이데올로기로 받아들이는 것도 시대가 변했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서 생기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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