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설교 시간 교인들에게 "북한의 적화통일 야욕에 먹혀 들어가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했던 목포사랑의교회 백동조 목사가 "정치 설교를 하지 않겠다"며 교인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 직후 이어진 설교에서는 '위장 평화' 등을 거론하고 북한 김정은 정권을 믿을 수 없다며,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에 부정적인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백동조 목사는 7월 28일 저녁 예배 설교 시작에 앞서 약 10분간 21일 저녁 설교에 관해 언급했다. "지난주 저녁과 같이 여러분을 놀라게 하거나 (교인들이) 목사를 염려하게 하는 설교는 하지 않을 것이다. 혹시 본의 아니게 마음이 상하셨거나 불편하셨다면 넓으신 마음으로 이해와 용서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 목사는 "지난주 저녁 설교 후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집에 돌아오니 '(교인에게) 설교가 너무 정치적이지 않느냐'는 문자가 왔다"고 운을 뗐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다. 죄송하다"고 회신했다는 백동조 목사는, 자신이 전후좌우를 설명하지 않고 격한 감정으로 밑도 끝도 없이 불쑥 말을 꺼내 교인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백동조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친북까지는 이해하고 용납할 수 있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 동시에 실패나 실수도 원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실수나 실패는 바로 국민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도 호남을 기반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이 지역을 기반으로 또 다른 대통령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다시는 대통령들이 퇴임 후에 감옥 가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뜨거운 마음이 내게 있다"고도 말했다.

백 목사는 "역대 어느 대통령이라도 비방하는 설교는 거의 하지 않았다. 대선 때 (목포 출신) 김대중 대통령까지도 지지하라고 광고한 적 없고, 총선 때 어느 당을 찍으라고도 한 적이 없다"며, 35년간 목회하는 동안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모든 시사 발언을 정치 설교로 매도하지는 말아 달라고 했다. 백 목사는 "나는 설교학을 전공했고, 어떻게 설교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설교는 텍스트인 성경 진리와 컨텍스트인 이 세상을 연결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세상 얘기, 정치 얘기, 정치인 얘기를 설교할 때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것을 유심히 살피면서 (설교자가) 어떤 의도로 말하는지 사려 깊이 들을 필요가 있다. 무슨 말만 나오면 '저것은 정치 설교다'는 프레임에 가두면 안 된다"고 했다.

백 목사는 보수·극우 진영이 자신의 설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백 목사는 "밥상 차려 줘도 나라를 제대로 이끌지 못해 정권을 빼앗긴 자유한국당을 위해서 그렇게 말한 게 아니다. 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광훈 대표회장처럼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생각도 손톱만큼도 없다. (지난주) <뉴스앤조이> 기사나 유튜브 영상을 가지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기를 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백동조 목사가 지난 설교에서 나온 정치적 발언에 대해 교인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 직후 김정은 정권과의 대화를 비판했다. 그는 "약하게 보이면 침략당한다"는 영국 속담을 인용하기도 했다. 목포사랑의교회 영상 갈무리

백동조 목사는 사과가 끝나기 무섭게 또 북한 이야기를 꺼내며 대북 정책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김정은 정권이 사악하고 거짓말을 일삼는 만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1991년 탈북한 고영환 전 외교관의 말을 빌려 북한에 △김 씨 우상화 △당의 유일사상 10대 원칙 △정치범 수용소 △공개 처형 등의 문제가 있다고 했다.

마침 이날 저녁 예배가 탈북민들을 돕는 '선한이웃선교팀'이 주관한 헌신 예배여서 북한 얘기가 나왔다고는 하지만, 백동조 목사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북한 정권을 비판하는 데 긴 시간을 썼다.

백 목사는 요한복음 8장 44절 "너희는 너희 아비 마귀에게서 났으니 너희 아비의 욕심대로 너희도 행하고자 하느니라. 그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없으므로 진리에 서지 못하고 거짓을 말할 때마다 제 것으로 말하나니, 이는 그가 거짓말쟁이요 거짓의 아비가 되었음이라"를 인용해 김정은 정권을 대화 상대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는 탐심으로 충만하다. 그들은 '왕거짓말쟁이'다. 북한은 인권과 자유가 없는 나라"라고 말했다.

백 목사는 "평창올림픽 때 김여정과 김영남이 불쌍한 모습으로 내려왔다. 그 후 판문점과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모든 국민은 이제 평화가 오는가 생각하고 기대했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지내 온 2년을 돌아보면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중략) 김정은은 계속 평화를 말한다. 그런데 지금 변한 게 뭐가 있나. 우리는 '평화'라는 단어에, 낭만에 취해 혹시 정신 못 차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미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백 목사는 "평화는 회의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핵이 있다. 미국은 더 큰 핵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김정은 정권과 같은 생각을 가진 남한 주사파들은 '주한 미군 철수하라. 우리는 미국 식민 지배 싫다'는데, 미국이 우리 식민 지배 안 한다"고 말했다.

백 목사는 "북한 주민은 우리 선교 대상이지만, 적화통일 야망을 버리지 않고 기회만 보는 김정은 일당은 우리 주적이다. 우리나라 평안을 지키려면 경제력·국방력·외교력 등 힘이 있어야 한다. 북한에 핵이 있어도, 감히 남한에 총 한 발도 쏠 수 없게 만들려면 우리나라가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진행하면 정치 설교한다고 프레임 씌울 수 있다"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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