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의 죄 - 하나님은 왜 우리에게 '올바른' 믿음보다 신뢰를 원하는가?> / 피터 엔즈 지음 / 이지혜 옮김 / 비아토르 펴냄 / 296쪽 / 1만 38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교회만큼 확신을 강조하는 집단이 있을까. 어떤 형태로든 하나님에 대해 생각하고 믿어 온 익숙한 방식과 내용이 위협받는 순간, 교회는 경계와 배제의 기운으로 가득해진다. 사람들은 확증 편향에 사로잡힌 채 전투적으로 변한다. 이 책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우리가 믿는 것에 대한 확신을 동일시하는 행위, 그리하여 하나님을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대상으로 한정하는 행위를 죄라고 명명한다. 총 9장으로 이루어졌으며, 초반부에는 어쩌다 신앙을 고백하는 많은 사람이 확신에 집착하게 되었는지 살펴본다. 이어서 성경이 본보기로 제시하는 믿음은 확신이 아니라 신뢰임을 보여 준다. 나아가 확신에 의존하지 않으며 신뢰를 중심에 두고 하나님을 신앙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종신교수로 임명됐으나, 저서 <성육신의 관점에서 본 성경 염감설 Inspiration and Incarnation>(CLC 역간)이 논란에 휩싸이게 되자 사임한 뒤 2012년부터 이스턴대학교에서 성서학 교수로 재직 중인 피터 엔즈(Peter Enns)가 썼다. 2018년 10월에 출간됐다.

"확신에 목매는 것은 그것이 두려움에 근거하고 하나님을 우리 마음속 형상으로 한정시키기 때문에 죄이다. 하나님은 상자 안에 갇혀 있기를 원치 않으신다. 당연한 말이지만 하나님은 그럴 분이 아니다. 그 사실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는 것 같다. 우리가 기꺼이 귀를 기울이려 한다면, 하나님은 필요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우리를 일깨워 주시는 좋은 분이다." (1장 '내가 무엇을 믿는지 더 이상 모르겠다', 33쪽)

"확신을 추구하고 고수하는 것이 신앙의 중심일 때, 우리 삶은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를 두지 않는 특징을 갖게 된다. (중략) 신앙을 위해 싸우지 않으면 당신은 신앙이 어떤 것인지 이내 잊게 된다. 그런 종류의 신앙은 창조주에 대한 신뢰와는 거리가 멀다. 스트레스가 많고 근심이 가득하며 우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포함하여 다른 이들과의 건전한 관계를 맺기 어렵다. (중략) 그러나 하나님에 대한 신뢰는 두려움을 몰아내고, 우리 확신의 강도와는 무관하게 넉넉한 신뢰의 삶을 일구어 낸다. 신뢰는 흔들리지 않는 독단적 확신이 아니라, 우리 삶에 끊임없이 줄지어 지나가는 신비와 불확실성을 정상적 신앙의 일부로 포용하고, 좀 더 깊이 신뢰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는 것이다." (9장 '신뢰를 넘어서', 266~2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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