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사랑의교회 백동조 목사가 "적화통일 야욕에 먹혀 들어가고 있다. 이런 나라 처음 본다"며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을 비난했다. 설교 시간 정치 발언이 이어지자 일부 교인은 불쾌감을 표출했다. 목포사랑의교회 영상 갈무리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목포에서 가장 큰 교회인 목포사랑의교회 백동조 목사가 설교 시간 "한국이 북한의 적화통일 야욕에 먹혀 들어가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난했다.

백동조 목사는 7월 21일 저녁 설교 마지막 8분을 시국 이야기에 할애했다. 그는 "젊었을 때는 애국심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며 애국심이 생겼다"며 말문을 열었다. 백 목사가 문제 삼은 것은 2020년 역사 교과서가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하고 '민주주의'라고 표기한 내용이었다. 박근혜 정부 이후 논쟁을 이어 온 '건국절' 이야기도 꺼냈다.

"이 나라 생각하면 마음에 불이 탄다. 교과서를 바꿔 버렸다고 한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수립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바꿨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나라를 세웠는데 우리는 나라가 없고 정부만 있다는 것이다. 이게 어떻게 보면 비슷하지만 엄청나게 다른 개념이다. 아멘인가. 대한민국 수립을 왜 임시정부 수립에 뜯어 맞추는가. 말 그대로 그건 임시정부다. 대한민국 건국이 아니다."

백동조 목사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비판했다. 그는 "커 나가는 자녀들에게 뭘 가르쳐 주고 싶은 거냐. 전교조가 교육감 다 잡았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거론하며 "요즘 민노총과 한국노총이 언론 노조를 딱 잡고 있다. 무슨 얘기인지 아는가. KBS도 공정 보도를 하지 못한다. 이런 나라 처음 봤다"고 성을 냈다.

백동조 목사는 6·25가 '노동당과 김일성이 벌인 전쟁범죄냐'는 질문에 국방부장관이 10초(실제 4초)간 대답하지 못했다며 답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를 비롯한 내각 전체가 정신 차려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 나라가 도대체 어디로 가자는 건가. 6·25는 김일성과 그 일당의 남침이지 않냐는 질문에 10초나 기다린다. 나라를 지키는 국방부장관이. 세상에 살면서 지금 같은 시대를 본 적이 없다. 여러분 들으라고 한 소리가 아니라 청와대 들으라고 하는 소리다. 대통령은 실습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국민의 운명이 달린 일이라고. 아멘인가."

그는 "우익으로 가잔 것도 아니고 좌익으로 가잔 것도 아니다. 균형을 지키자는 것이다. 아멘인가. 좌편향이 되도 유럽식 사회주의까지는 인정을 하겠다. 그런데 자유를 떼 버리는 것은, 북한의 적화통일 야욕에 지금 먹혀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전협정이 체결되면 적화통일이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백동조 목사는 "미국과 북한이 정전협정을 맺고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북한이 핵을 가지고 '무릎 꿇어. 안 그러면 몇 방 날린다'고 할 때 어쩔 거냐. '예. 우리가 남한을 김정은 동지께 갖다 바칩니다' 그러면 살려 줄 거 같나. 박헌영, 김원봉 다 죽였다. 지구상에서 가장 사악한 게 김정은 일당들이다. 이해가 되느냐"고 말했다.

평소 목포사랑의교회 교인들은 백 목사의 설교 말끝마다 큰 소리로 아멘을 외치지만, 거듭 정치 발언이 이어지자 아멘 소리는 잦아들고 장내가 조용해졌다. 백 목사는 이를 의식한 듯 "여러분은 내 말을 지지하지 않으니까 아멘도 안 하고 속으로 '저러다 감옥 가면 어쩌냐' 하는데, 나는 죽을 각오 했다"고 말했다. 백 목사는 21일에 앞서 14일 저녁 예배 설교에도 비슷한 취지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동조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눈치를 봐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냥 멍청하니 있다 추락할 때 돼서 '오매 이거여 부렀어?'라고 깨닫지 말고, 지금부터 국가를 위해 기도하고 청와대부터 정신 똑바로 차리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 눈치 보면 안 된다. 진보까지는 봐줄 수 있지만 종북은 안 된다. 대통령은 특전사 나왔다면서 위장 평화 전술에 속으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백 목사는 설교를 끝내며 '주님 뜻대로 살기로 했네'를 부르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자고 했다. 백 목사는 "자유민주주의의 정체성과 이 나라의 정통성을 포기하지 않게 하시고, 대통령과 장관들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나라를 제대로 이끌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목포사랑의교회 출석 교인은 약 2300명으로 알려졌다. 인구 23만 명인 목포시민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목포사랑의교회 영상 갈무리

목포사랑의교회 한 집사는 7월 23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목사님이 최근 7~8년간 부쩍 정치 얘기를 많이 한다. 이승만 얘기도 하고, 김활란 등 친일파 얘기도 한다. 북한과 평화적으로 풀자는 목포시민들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얘기를 해, 많은 교인이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백동조 목사에게 설교 도중 시국 이야기를 꺼낸 이유를 물었다. 백 목사는 "친북은 괜찮겠는데 종북까지 가면 위험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했다. 교과서의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하고, 대한민국 건국일을 정부 수립으로 바꾼 내용을 보니까, 이 정부가 좌측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위험성이 있어서 기도해야겠다고 말한 것이다. KBS 얘기도 노조에 의해 좌편향된 내용이 흘러나오는 것 아닌가 언급하는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이나 전광훈 목사처럼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거나 극우로 가자는 것도 아니다. 나는 중도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해서는 교인들에게 양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백 목사는 "아내도 오해받는다고 설교 시간에 그런 얘기하지 말라고 하더라. 나 역시 전라도 사는데 반문 정서를 가진 것은 아니다. TV에서 국방부장관이 대답 못 한 것 보고 얘기를 한 것이다. 돌아오는 주일에 교인들에게 의도를 설명하고, 불편함을 느꼈다면 (정치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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