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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회동이 '쇼'? 정세현 "트럼프·김정은, 진정성 있다"

뉴코리아 통일 비전 세미나 "평화 오면 밥그릇 뺏기는 사람들이 방해·선동"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19.07.03  13: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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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남·북·미 정상이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개월 만에 만나 53분간 대화를 나눴다. 사실상 3차 북미 정상회담이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올해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경색했던 북미 관계가 풀릴 거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 깜짝 만남을 예견한 인물이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이다.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6월 24일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오후 2시쯤 비무장지대로 들어간다고 알려졌다. 2~3시쯤 판문점 경계선 사이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북쪽 지역으로 못 넘어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새로운 북미 협상 가능성의 대문이 활짝 열리는 상황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7월 3일 뉴코리아(윤은주 대표)가 주최한 통일 비전 세미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판문점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수교와 평화협정을 이야기하며 여러 조건을 제안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다 무산됐던 전철을 밟지 말고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 30여 명은 한반도에 불어오는 평화를 기대하며 강연에 집중했다.

북미 수교와 평화협정
"미국 의회 승인, 군비 감축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정세현 전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판문점 회담에서 북미 수교와 평화협정을 논의했을 거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판문점 회담 직후, 미국은 북한과 실무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정세현 전 장관은 하노이 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제재 완화'에서 '북미 수교와 평화협정'으로 목표를 변경해, 미국이 협상에 응하도록 했다고 분석했다.

북미 수교와 평화협정은 북한 '체제 안정'으로 이어진다. 북한이 미국과 수교를 맺으면 정상 국가로서 정치·외교적 체제 안정을 얻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군사적 안정까지 누릴 수 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원하는 건 결국 체제 안정이다. 수교와 협정을 맺고 나면 제재 완화는 저절로 뒤따라오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여러 사람이 판문점 회담을 보고 금방이라도 북미 관계에 가시적 변화가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정 전 장관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북미 수교를 맺으려면 양국이 먼저 대사관을 개설해야 하는데, 대사관 설치는 의회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정 전 장관은 "트럼프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의회가 북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상하기 어렵다. 우선 대통령이 직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연락사무소나 무역대표부부터 설치하면서 단계별로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평화협정 체결에도 까다로운 절차가 남아 있다. 정전협정을 폐지한다고 곧바로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북한과 남한, 미국이 한반도 안에서 군비를 얼마나 감축할지 의논해야 한다. 정 전 장관은 "세 정부가 얼마나 병력을 줄일지, 공격형·방어형 무기 비중을 어떻게 조정할지 논의가 필요하다. 국방력과 관련 있는 사안이라 협상이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 무기 시장에서 한국이 주요 고객이라는 사실도 군비 감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이러한 과정을 진행하기 위해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처럼 북한의 선행先行 조치만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핵을 무조건 내놓을 생각이 없다는 게 하노이 회담에서 드러났다. 양국은 평화협정과 비핵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동시에 단계별로 밟아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 해결 절호의 기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국민 몫"

한반도 평화는 정부와 국회뿐 아니라 시민사회도 함께 노력해서 이뤄야 할 목표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일부 보수 성향을 띤 인사나 매체는 판문점 회담을 부정적으로 본다. 빅터 차 전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6월 30일 소셜미디어에 "사진 몇 장은 비핵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판문점 회담은 리얼리티 쇼"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7월 2일 논평에서 "그건 회동이 아니라 차라리 소동騷動이요 쇼동show에 가깝다"고 썼다. 정세현 전 장관 강연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한 참석자는 두 정상이 진심으로 북미 관계 개선을 생각하고 있는지 물었다.

정 전 장관은 지난해 6월 제주 포럼에 참석했던 한 일본 대북 전문가 의견을 소개했다. "일본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북한 경제를 개선하기 위해 핵과 미사일을 내놓을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재선을 위해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했다. 지금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은 여러 조건을 제시하는 북한에 진정성이 없다고 말한다. 조건 없는 진정성은 없다. 협상이 기본인 정치와 외교 세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서로 믿지 못하기 때문에 하나씩 카드를 내놓으며 상대방의 진심을 확인하는 게 기본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미처 이루지 못한 경제 발전을 도모하려는 김정은의 야망. 정치권에서 아웃사이더로서 재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의 상황. 이게 둘의 진정성이다."

평화가 오면 밥그릇을 잃고 기득권을 빼앗기는 사람들이 평화협정과 비핵화를 방해한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한미 동맹이 악화한다거나 한국이 공산화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난무한다. 온갖 해괴한 논리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다"며 "여전히 변수가 많다. 미국 재선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문재인 정부 임기가 이제 2년이 지났다.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힘을 싣고, 이를 계승할 만한 차기 정부와 국회가 세워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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