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죽음>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지음 / 오혜련 옮김 / 샘솟는기쁨 펴냄 / 308쪽 / 2만 5000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죽음이 임박했을 때 보이는 심리적 반응 '죽음의 5단계'(부정과 고립-분노-협상-우울-수용)를 최초로 소개한 호스피스 운동가이자 정신의학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sabeth Kubler-Ross, 1926~2004)가 쓴 '어린이 죽음' 연구서. 10여 년간 여러 상황에서 발생한 어린이의 죽음을 연구한 결과물이다.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 죽음 교육의 바탕이 되기도 했다. 어린이가 죽음의 과정을 겪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부모가 자녀를 잃었을 때 어떻게 상실과 고통에 직면할 것인지 이야기한다. 자녀를 잃은 부모의 편지들이 수록됐다. 사랑하는 자녀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실제적인 충고를 담았다. 원서는 1983년 미국에서 출판됐으며, 한국어로는 이번에 정식으로 번역 출간됐다.

"- 아이가 불치병에 걸렸을 때 어른과 어떻게 다른가?
- 연령에 따라 죽음의 개념은 어떻게 다르며, 그들이 끝내지 못한 생의 본질은 무엇인가?
- 이별의 기간에 어떻게 부모, 조부모, 형제자매를 잘 도울 수 있나?
- 고통스러운 이별인 아동 자살률의 증가를 어떻게 줄일 수 있나?

이 책이 제공하는 자료는 죽어 가는 청소년과 아동과의 상담 활동 결과이며 극심한 고통을 경험한 부모의 폭넓은 경험과 지식에 나온 것이다. 그들 중에 자녀를 하나 혹은 둘, 심지어 셋을 잃은 엄마와 아빠도 있다. 집을 나간 후 살해된 아이의 가족도 있다. 가족은 그 어린 생명을 보호할 수 없었고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한 채 아이를 떠나보낸 것이다.

(중략) 나는 죽어 가는 아이의 내적인 지식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 싶다. 그리하여 함께 성장하며 귀 기울여야 할 내적 음성의 중요성을 깨닫기를 바란다. 인간의 직관, 정신, 즉 내면의 음성은 깨달음과 평안을 주고 사랑과 이해에서 멀어지지 않으며, 온전히 삶의 폭풍우를 헤쳐 나갈 방향을 제시한다고 확신한다." (저자의 말 '지난날을 회상하며', 12~13쪽)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깊은 계곡에 폭풍우가 몰아치지 못하게 하였다면, 그 아름다운 절경은 볼 수 없었으리'라는 구절이다. 이 책을 통하여 느낄 수 있는 것은 아픔을 피하기보다 직시하고 깊이 수용할 때 아픔은 병이 되지 않고 오히려 성숙의 기회가 된다는 사실이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어른들이지 어린이들이 아니다. 올바른 사랑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죽음의 과정은 두렵거나 비참하지 않고,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 부모와 자녀 사이에 깊은 사랑의 교환이 이루어지며, 이는 영적 성장으로 이어진다." (옮긴이 에필로그 '퀴블러 로스의 죽음 해석', 305쪽)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