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생명 - 마태오복음서, 마르코복음서> / 서공석 지음 / 분도출판사 펴냄 / 456쪽 / 1만 5000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가톨릭교회 원로 신학자 서공석 신부가 쓴 마태복음·마가복음 묵상집. 서 신부가 수십 년간 매주 묵상하며 준비했던 강론을 추렸다. 복음이 그리스도인을 향해 무엇을 요청하는지 정리하고, 복음적 실천을 촉구한다. 마태복음·마가복음을 합쳐 71편의 묵상이 담겼다. 간결한 필치로 복음서 각 부분을 짧게 개괄하면서 신학적·목회적 통찰을 나눈다. 누가복음·요한복음 묵상집 <예수님의 숨결>(분도출판사)도 같이 출간했다. 렘브란트의 '이집트 피신'부터 엘 그레코의 '성령 강림'까지 다채로운 그림을 중간중간 수록해 깊은 독서를 돕는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은 주인 눈치를 보면서 처신하는 노예의 비굴함이 아닙니다. 순종은 인간이 하느님께 초능력을 얻어 자신을 더 훌륭하게 만드는 작전이 아닙니다. 복음에서 요셉은 천사의 말을 듣고는, 곧 예수와 마리아를 데리고 길을 떠납니다. 그는 하느님의 말씀을 영접하여 새 출발을 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느님께 순종하여 새 삶의 터전을 후손들에게 제공하였듯이, 요셉은 순종하여 하느님이 베푸신 생명을 영접하고 자라게 하여, 예수가 하느님의 생명을 마음껏 살아 보이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인간이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은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영접하여, 이웃에게 베풀고 나누며 사랑하는 삶이라는 하나의 모험을 감행하는 것입니다." (마태오복음서 '이집트 피신과 나자렛 정착', 28쪽)

"단독 저자의 글에 편집부에서 후기를 덧붙이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후기가 필요하다면 마땅히 저자가 쓰는 게 당연한 일이겠습니다. 그럼에도 여기에 사족을 덧붙이는 이유는 <하느님의 생명>과 <예수님의 숨결>이 사목자로서 그리고 신학자로서 헌신적으로 활동해 온 서공석 신부님의 마지막 저술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질병과 노환으로 신부님이 겪어 온 고통의 시간은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세월입니다.

(중략) 신부님이 쓰거나 엮은 책들은 한국 가톨릭교회의 신학사에서 아주 중요한 책들로 평가됩니다. 때로는 우리 교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지만 책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그 비판의 바탕에 깔려 있는 복음을 향한 뜨거운 애정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중략) <하느님의 생명>과 <예수님의 숨결>은 더욱 명쾌하고 간결한 언어로 쓰인 묵상서라는 점에서 신앙인들에게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고 기대합니다. 본서만으로도 복음의 핵심을 이해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편집 후기 '헌신적 원로 신학자가 전하는 하느님과 예수님', 455~456쪽)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