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 반대 집회에 낫을 들고 나온 명성교회 김충환 장로는 참가자들을 위협할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정상규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세습 반대 시위자들을 '낫'으로 위협해 현장에서 체포된 명성교회 교인은 시무장로로 확인됐다. 김충환 장로는 6월 16일 '명성교회 세습 반대 집회'에서 낫으로 현수막을 훼손하고, 시위자들에게 위협을 가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김 장로는 당일 저녁 늦게까지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로는 강동구청장과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이기도 하다.

김충환 장로는 6월 17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3부 예배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세습 반대 집회를 보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김 장로는 "교인이 많을 시간대였다. 자극적인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린 것을 보자 제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 장로가 말한 현수막에는 '세습이 옳으냐고 세상이 묻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뭐라고 답하겠습니까'라는 문구 등이 적혀 있었다.

낫은 명성교회 앞 철물점에서 구입했다고 했다. 시위 참가자들을 위협하거나 상해를 입힐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김 장로는 "(집회 참가자들이) 현수막을 설치하기 위해 온 용역인 줄 알았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그들에게 소리를 질렀을 뿐이다. 격양된 상태이긴 했지만 욕을 하거나 낫을 휘두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이 위협을 느꼈다는 말에, 김 장로는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나라 헌법은 집회의자유와 함께 종교의자유도 보장하고 있다. 장로로서 교회를 지키기 위해 나선 것이다. 누군가 또 그런 현수막을 설치하면 똑같이 행동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충환 장로는 제11·12·13대 서울시 강동구청장(1995~2003)을 지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는 제17·18대 국회의원(한나라당 강동구갑)으로 활동했다. 현재 숭실사이버대학교(정무성 총장) 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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