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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인, 반동성애 설교·메시지 노출될수록 혐오도 높아

만점 5 기준, 개신교 3.1 불교 2.86 가톨릭 2.63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9.06.17  1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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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개신교인이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이나 종교가 없는 사람보다 성소수자를 더 혐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동성애 진영 주장을 설교나 소셜미디어에서 접한 경험이 있는 개신교인일수록 성소수자 혐오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적혐오현상의도덕적계보학연구단'(연구단)이 6월 15일 서울 종로구 청어람홀에서 발표한 '한국 사회의 사회적 차별과 혐오에 대한 시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인 중에서도 교회 활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 설교·예배 등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응답한 사람이 성소수자를 더 혐오하는 경향을 보였다.

동성애 반대를 외치는 이들은 자신들의 행위나 발언이 혐오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연구단은 혐오가 "개인적인 미움의 감정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사회 속에서 특정 집단이나 집단에 속한 개인에 대해 차별을 고착화하거나 재생산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미움의 감정"이라고 정의했다. 이미 존재하는 차별을 더 강화하는 모든 행위가 혐오라는 것이다.

연구 책임을 맡은 김혜령 교수(이화여대)는 교계 반동성애 운동이 개신교인의 성소수자 혐오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연구단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중 1000명을 지역, 성, 연령별로 비례 할당한 후 무작위 추출했다. 개신교인 생각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개신교 응답자를 더 많이 뽑았다. 1000명 중 327명이 개신교인이었다.

성소수자를 가장 많이 혐오하는 정도를 5라고 가정했을 때 개신교는 3.1, 불교는 2.86, 가톨릭은 2.63이 나왔다. 종교가 없는 사람군은 2.52로 가장 낮았다. 개신교는 성소수자 혐오를 막기 위한 정책 지지도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구단 조사 결과 성소수자 혐오도는 연령·학력·소득, 정치 성향 등 사회적 요인과 상당한 관련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연령이 낮거나, 소득 수준이 늘어날수록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적 사고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개신교인들은 이 모든 사회적 요인과 상관없이 성소수자 혐오도가 평균보다 높았다.

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성소수자 혐오도는 갈렸다. 자신이 믿는 종교의 도덕적 가르침이 사회·문화 제도에 영향을 많이 미쳐야 한다고 답한 사람일수록 성소수자 혐오도가 높았다. 개신교인(3.97)은 종교가 사회·문화 제도에 영향을 많이 미쳐야 한다고 응답했다. 비개신교인은 3.65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한국교회는 일부 반동성애 운동가들 활동을 전폭 지지하면서 성소수자 혐오에 앞장서 왔다. 퀴어 문화 축제에 맞서 맞불 집회를 열거나, 소셜미디어로 동성애 관련 가짜 뉴스를 퍼 나르기도 했다. '반동성애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교회들도 있었다.

반동성애 운동이 교인들의 성소수자 혐오에 실제로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반동성애 진영 주장에 노출된 사람일수록 성소수자 혐오도가 높다는 것이다.

설교에서 '페미니즘=좌파'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 개신교인은 327명 중 66명으로 약 20%다. 이런 설교를 들은 사람은 성소수자 혐오도가 3.39로, 듣지 않은 사람의 3.02보다 높았다. 소셜미디어에서 같은 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약 12%인데, 이 사람들은 성소수자 혐오도가 3.46이었다. 메시지를 받은 적 없는 사람의 3.05보다 높았다.

성소수자 분야 발표를 맡은 김혜령 교수(이화여대)는 그동안 언론·학계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상 혐오 메시지 유포가 교인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막연히 추측해 왔는데, 그 결과를 엿볼 수 있는 조사라고 했다. 김 교수는 "반동성애 운동 집단에서 유포하는 메시지가 일부 개신교인에게 전달되고 또 일정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토요일 오전임에도 80명 가까운 사람이 포럼을 찾았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연구단은 최근 수년간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각종 혐오 현상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조사를 기획했다. 여성·난민·노인 혐오는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이 크게 다르지 않은 양상을 보였다.

이숙진 교수(이화여대)는 "성소수자 혐오와 다르게 이 분야들은 혐오가 노골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경우가 많다. 성차별, 특히 여성에 대한 통계에서는 젠더 감수성이 전반적으로 낮아서 무엇이 혐오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 차이를 잡아낼 수 있는 문항을 구성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번 결과는 설문 조사만 분석한 것이다. 연구단은 2차 조사도 앞두고 있다. 2차는 응답자들을 직접 만나는 질적 조사를 이행할 계획이다. 혐오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을 발굴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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