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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원대서 10년간 일한 청소 노동자 하루아침 '해고'

용역 업체, 노조 탈퇴 안 한 직원 4명 계약 해지…학교 측 "우리와 무관, 학교 경제도 어려워"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9.06.07  11: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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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원대에서 수년간 일한 청소 노동자들이 해고됐다. 이들은 목원대와 용역 업체가 노조 활동을 빌미로 자신들을 쫓아냈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 소속 목원대학교(권혁대 총장)가 청소 노동자 해고 문제로 시끄럽다. 오랫동안 학교에서 일해 온 노동자 4명은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쫓겨났다. 목원대와 노동자를 관리하는 용역 업체 측은 계약 만료에 따른 정당한 계약 해지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목원대학교 청소 노동자는 총 55명이다. 이들은 목원대가 아닌 청소 용역 업체에 고용돼 있다. 목원대는 매년 입찰 공고를 내고, 용역 업체와 1년씩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에는 ㅌ실업이 학교와 계약했다. 이전부터 일해 온 청소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 승계도 이루어졌다. 

고용 승계를 인정해 준 ㅌ실업은 청소 노동자들과 '시용 계약'을 맺었다. '시험 삼아 사용한다'는 뜻으로, 올해 2월부터 4월 말까지 노동자들의 근태를 일일이 확인했다. 청소 노동자 측은 이 기간 ㅌ실업이 사사건건 업무에 간섭하고,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6월 5일 목원대에서 만난 해고 노동자 조남숙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목원대지회장은 "3달을 30년처럼 살았다"고 말했다. 학교 청소 경력이 10년이라 어디에 무슨 시설물이 있는지 다 알 정도이지만, ㅌ실업은 수시로 근무 태도와 능력을 문제 삼았다고 했다.

조 지회장은 "(ㅌ실업은)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면 시말서, 앉아서 인사하면 시말서, 사소한 사건마다 전부 시말서를 요구했다. 그동안 쓴 시말서로 책을 낼 수 있을 정도다. 시말서를 쓰라는 기준이 무엇인지 물어봐도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조남숙 지회장은 ㅌ실업이 직원들을 압박한 이유는 '노조'와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ㅌ실업 회장이 직원들에게 "노조가 지켜 주냐, 회사가 지켜 주지"라고 발언하거나, 3월 중순에는 "조합 탈퇴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도 받았다고 말했다. 

직간접적으로 노조 탈퇴 압박을 받아 온 노동자들은 백기를 들었다. 시용 계약 기간 3달 만에 조합원 90%가 노조를 탈퇴했다. 4월 30일 시용 계약이 끝나는 날,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이들은 조 지회장을 포함해 총 4명. 모두 노동조합을 떠나지 않은 이들이었다. ㅌ실업 관계자는 4월 30일 이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시용 근로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근로계약이 마감되었다. 소지품은 오늘까지 정리해 달라"고 통보했다.

해고 노동자들이 용역 업체로부터 받은 문자. 사진 제공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노총 "원청 목원대가 책임져야"
해고 노동자들 "기독교 학교 맞나"

해고 노동자들이 속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전세종충남지역일반지부는 6월 5일 정오 목원대학교 정문에서 해고 노동자 복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 사태의 책임이 목원대에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 어느 용역 회사가 원청 말을 듣지 않을 수 있느냐"면서 목원대에 책임을 물었다.

김호경 지부장은 "2018년 목원대 총장이 새로 부임하고, 용역을 관리하는 시설 분야 관리자들이 바뀌고 난 뒤 이 모든 사태가 시작됐다. 학교는 '돈이 없으니 방학에는 오전 근무만 하자'고 강압하고 강요했다. 1달 월급이 세금 떼고 160만 원인데, 1년 중 4개월은 80만 원으로 살아가라는 말이냐. 당신들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느냐"고 했다.

민주노총 집회 참석자들은 "기독교 학교가 맞는지 모르겠다", "목원대에 과연 하나님이 계시냐", "이 사태를 몰고 온 사람은 지옥에 갈 것"이라고 성토했다.

학교 안에서도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기도회가 열렸다. 목원영성학회 소속 학생 등 20여 명은 5월 초 '부당 해고 청소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삶을 되찾는 기도회'를 열고 복직을 촉구했다. 기도회를 주관한 남누리 씨는 "6월 중 한 차례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이 문제는 ㅌ실업과 노동자들의 문제가 아니다. 학교는 숨지 말고 사태 해결에 적극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전충남세종지부는 6월 5일 목원대 앞에서 규탄 시위를 열고, 노동자 복직을 촉구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목원대 측 "해고 노동자는 학교와 관련 없어,
왜 저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피해 봐야 하나"
해고 노동자 측 "쫓겨날 사람은 가만히 있고…"

목원대학교 측은 청소 노동자 계약 해지는 학교와 관련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목원대 관리과 최 아무개 과장은 5일 기자를 만나 "ㅌ실업이 이 문제를 잘 해결하면 좋겠다. 학교가 간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으니, 빨리 해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했다.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반감도 드러냈다. 최 과장은 "어떻게 저분들이 해고 노동자인가. 계약이 해지된 것이다. 왜 학교가 저 사람들 때문에 피해를 봐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언론도 ㅌ실업 해고 노동자라고 써야 하는데 타이틀을 '목원대 해고 노동자'로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가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최 과장은 "그분들 개개인 월급은 얼마 안 되지만, 55명을 더 하면 16억 원이나 된다. 대전 어느 대학은 우리 학교보다 1만 평 작은데 44명만 일한다. 우리한테 기독교 학교니까 도의적으로 책임지라고 하는데, 학교가 얼마나 어려운 줄 아나. 직원·교수는 월급은 10년간 한 푼도 오르지 않았다. 우리는 뭐든지 아끼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해고 노동자들은 대전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 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진정을 낸 상태다. ㅌ실업과 노동자 간 조정 자리가 마련됐으나 약속 당일 파기되는 등 전망은 밝지 않다. 조남숙 지회장은 "목원대는 여러 비리로 교육부 감사만 수차례 받았다. 쫓겨나야 할 사람들은 가만히 있고, 왜 우리를 쫓아내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목원영성학회 학생 20여 명은 해고 노동자를 위한 기도회를 열고, 학교의 책임 있는 대처를 촉구했다. 사진 제공 남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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