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온도 - 개성 만점 입양 가족의 하나 되는 시간> / 이설아 지음 / 생각비행 펴냄 / 136쪽 / 1만 8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저자는 입양 가족 지원 활동을 펼치는 건강한입양가정지원센터 대표이자, 2008년부터 세 차례, 남자아이 두 명과 여자아이 한 명을 입양한 세 아이의 엄마다. 세 아이를 입양하고 진정한 가족으로 서로를 받아들이기까지 겪은 성장통과 일상의 애환을 저자 시점에서 담백하게 써 내려간 1부 '가족의 계절', 큰 딸아이가 보육원 수녀님과 주고받은 편지와 저자가 딸아이에게 쓴 편지를 엮어 입양 성장 그림 동화로 꾸민 2부 '가족 로맨스', 입양 가족이 자녀와 입양을 두고 대화하는 데 필요한 지침을 풀어놓은 3부 '가족 이야기'로 구성됐다. 입양 (희망) 가족이 아니더라도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따듯함이 글과 그림에 배어나는 책이다.

"입양이 부모에게 선물이고 축복이고 행복이었듯 내 아이도 당연히 그렇게 받아들일 거라고만 생각했다. 아주 작은 아이라도 지금의 행복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인생에 일어난 상실과 슬픔을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중략) 세상의 편견 앞에서 아이가 다칠세라 아이에게 입양을 긍정적으로 알려 주려는 마음만 앞섰지 더 큰 폭풍이 아이 내부에서 일어날 줄은 몰랐던 우리. 아이를 얻은 우리 부부는 하루하루가 더없이 행복한 나날이었지만, 생부모와 분리되어 우리를 만난 아이는 우리처럼 행복과 기쁨만 가득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1장, '가족의 계절', 16·18쪽)

"'아이를 그려야 할 스케치북이 아닌 읽어야 할 책으로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갓 태어난 아기에게서 순백의 깨끗한 도화지를 떠올리며, 앞으로 무엇이든 그려 낼 수 있는 무한대의 가능성, 부모의 열심과 사랑으로 빚어내는 멋진 완성품을 꿈꾸곤 합니다. 아이가 무엇을 가지고 태어났는지, 어떤 개성과 고유함이 있는지 관찰하기보다는 부모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아이에게 새겨 넣으려고 애쓰곤 합니다.

아이를 '읽어야 할 책'으로 보라는 말은 입양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라면 더욱 깊이 새겨야 할 조언입니다. 입양 아동의 삶은 입양 부모의 품에 안기는 순간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아이는 우리와 너무 다른 신체적 특성과 성격, 여러 재능과 고유함을 가지고 우리에게 옵니다. 아이가 무엇을 가지고 태어났는지, 어떤 경험을 하며 우리에게 왔는지를 파악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그에 적절한 양육을 제공하려면 몇 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에필로그, 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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