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예배당 건축으로 사회적 논란이 되었던 사랑의교회가 5년 만에 서초 예배당 헌당식을 열었다. 이날 6500석의 본당을 비롯한 교회 전 공간에 2만 명에 가까운 교인이 몰렸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조은희 서초구청장(자유한국당)이 참나리길 불법 점용 논란으로 재판 중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헌당식에 참석해 "도로 점용 허가를 계속 내주겠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6월 1일 사랑의교회 헌당식 내빈으로 참석했다.

도로점용 재판 당사자이자 점용 허가권을 가진 조은희 구청장은 사랑의교회를 전적으로 지지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 오니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라'는 시편 말씀이 생각난다. 오정현 목사와 교인 여러분의 피와 땀, 눈물과 기도로 오늘의 기적을 이뤘다. 구청장으로서 감사한 것은 서초구의 문화 예술 공간으로 쓰게 해 주신 것이다. 예술의전당은 2500석이고 세종문화회관은 3000석이다. 서초구는 사랑의교회와 함께 6500석의 문화 공간을 가지게 됐다. 구청이 할 일은 영원히 이 성전이 예수님의 사랑을 열방에 널리 퍼지게 하도록 점용 허가를 계속해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당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석해 "우리 아들이 사랑의교회 아주 독실한 신자다. 이 멋진 교회 헌당으로 더 많은 사람이 성령의 축복을 받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파기환송 1·2심에서 도로점용 허가 취소 판결을 받은 사랑의교회는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서초구청장과 서울시장의 지지 발언에 교인들은 환호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사랑의교회에 점용 허가를 계속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사랑의교회

이날 헌당식에는 정치인들도 참석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전 서초구청장), 바른미래당 이혜훈·오신환 의원 등이 예배당을 찾았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영상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혜훈 의원은 "옛 성전에서 특새 때만 되면 장사진을 치고 은혜채플 자리도 없어서 상가에서 TV로 예배하던 때가 생각난다. 우리 지체가 서로 나뉘어 밖으로 나가 송사하는 등 어려움이 모두 해결되지 않았지만, 하나님이 우리 안에 함께하심으로 해결될 줄 믿는다"고 말했다.

교인 중에는 건축위원장 김창록 장로(전 산업은행 총재), 김덕룡 집사(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등이 인사말을 전했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진표 의원(더불어민주당), 김기현 울산시장, 김태년 의원(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 이임수 전 대법관의 축하 메시지는 순서지에 실렸다.

박원순 시장도 헌당식에 참석했다. 박 시장은 아들이 독실한 사랑의교회 교인이라고 소개했다. 사진 제공 사랑의교회

교계에서도 축하 메시지가 끊이지 않았다. 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고훈(안산제일교회)·길자연(왕성교회)·김삼환(명성교회)·김상복(할렐루야교회)·박성규(부전교회)·박진석(포항기쁨의교회)·백동조(목포사랑의교회)·소강석(새에덴교회)·이규현(수영로교회)·이동원(지구촌교회)·정성진(거룩한빛운정교회)·정필도(수영로교회)·조용기(여의도순복음교회)·한규삼(충현교회)·한기채(중앙성결교회)·화종부(남서울교회) 목사 등이 서면으로 축사를 보냈다.

<국민일보> 변재운 사장, CTS 감경철 회장, C채널 김관상 회장, 극동방송 한기붕 사장, <기독신문> 정연철 이사장 등 교계 언론사 사장들도 사랑의교회 헌당식을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헌당식 순서지에 기재된 축사를 보낸 사람은 총 104명이었다.

김장환 목사는 서초 예배당을 노트르담과 웨스트민스터에 빗대며 "사랑의교회가 서울에 있기에 서울이 축복받는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정치인들 축사 이후 오정현 목사 사회로 예배가 시작됐다. 파란 두루마기를 입고 강단에 선 오 목사는 "사랑의교회 헌당은 주님이 다 하신 줄로 믿는다. 우리는 영가족, 영원한 가족이자 영적인 가족"이라고 말했다.

설교는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와 영국 성공회 신학자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옥스퍼드대 석좌)가 맡았다. 김장환 목사는 사랑의교회 헌당식을 이스라엘 성전에 비유했다. 김 목사는 "건축과 봉헌은 방황과 이동의 피곤한 역사를 마무리 짓는 영광스러운 순간이다. 이 성전이 기도의 성전이 되고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 되기를 축원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박원순 시장과 조은희 구청장을 가리키며 "프랑스에는 노트르담성전이 있고 영국에는 웨스트민스터성전이 있다. 미국 워싱턴 D.C.에도 국립대성당이 있다. 서울에는 사랑의교회가 있다. 사랑의교회가 서울에 있기 때문에 서울이 축복받는 거다. 구청장도 교회가 여기 있기 때문에 복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신학자 알리스터 맥그래스도 헌당식에 참석해 설교했다. 그는 "이렇게 아름다운 성전을 헌당한 여러분 모두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김장환 목사에 이어 설교자로 나선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는 "성전을 봉헌하는 이 순간에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 큰 특권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성전을 헌당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여러분 모두를 축하하고, 16년간 교회를 위해 수고한 오정현 목사에게도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는 오정현 목사가 추진하는 '제자 훈련의 국제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자 훈련 목회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기뻤고, 국제화하는 일에 소망을 가지게 됐다. 사랑의교회가 이번 헌당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열방 가운데서 국제적으로 제자를 삼는 일에 귀히 쓰임 받게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릭 워렌(새들백교회), 프랭클린 그레이엄(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 해리 해리스(주한미국대사)의 영상 축사도 이어졌다.

사랑의교회는 이날 대북 인도적 지원에 나서겠다며 서호 통일부차관을 불러 선언문을 전달했다. 또 가정 가치 회복과 저출산 대책 마련에도 나서겠다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에게도 선언서를 전달했다.

오정현 목사는 다음 세대에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겠다며 은홀(Silver mace)과 성경을 증정했다. 예루살렘에서 가져왔다는 은홀에는 십자가와 다윗의 별, 계명 등이 새겨져 있다고 소개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헌당식은 '신앙 계승 은홀 및 성경 증정식'으로 마무리했다. 오정현 목사는 "은홀(Silver mace)은 예루살렘에서 가져온 500년 된 것이다. 여기에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계명과 다윗의 별이 있다"고 소개하고 주일학교와 청년부 대표에게 이를 전달했다. 이어 영국 웨일스에서 가져온 400년 됐다는 성경도 전달했다.

사랑의교회 교인들은 생일 축하 노래를 개사한 "헌당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예수님 헌당 축하합니다"를 부르며 헌당식을 자축했다.

사랑의교회는 6월 1일 저녁에는 가수 박기영 씨를 불러 대형 콘서트를, 2일에는 유럽 교회 101개 개척 봉헌 예배를, 24일에는 피아니스트 랑랑을 불러 마스터 클래스를 여는 등 헌당식을 기념한 대형 행사를 이어 갈 예정이다.

오정현 목사와 교인들이 케이크 커팅식에 앞서 '헌당 축하합니다'를 부르고 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일반적으로 헌당식은 교회가 예배당 건축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부채를 다 갚았을 경우에 개최하지만, 이날 사랑의교회 헌당식에서는 건축 채무와 관련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오정현 목사는 이날 발표한 메시지에서 "5년여 건축의 대장정 동안 3만 명 이상의 교인이 최선의 물질을 드렸다. 지하 8층, 지상 14층, 연면적 2만 80여 평을 올려 드린다. 예배당이 한국교회와 세계 교회와 함께 세계 선교를 마무리하는 거룩한 인프라(Holy Infrastructure), 글로벌 플랫폼(Global Platform)으로 귀하게 사용되도록 목자의 심정으로 섬기겠다"고 했다.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 교인들은 헌당식이 열리는 서초 예배당 길 건너편에서 오정현 목사의 자격 무효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