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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중에 봐", "청빙 어려울 것" 명성교회 세습 반대한 신학생 겁박한 목사들

예정연, 명성교회 세습 반대한 장신대 '항의 방문'…학생들 반발에 총장 면담 '무산'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9.05.30  18: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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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연이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학생과 교수들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장신대 앞에서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명성교회를 지키기 위해 출범한 예장통합정체성과교회수호연대(예정연·최경구 대표회장)가 장로회신학대학교(임성빈 총장)에 항의 방문했다가, 학생들에게 거센 반발을 샀다.

예정연은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촉구하는 장신대 학생과 교수들을 문제 삼아 왔다. '명성교회세습철회와교회개혁을위한장신대교수모임'(세교모)이 학생들을 선동해 명성교회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한창 공부해야 할 학생들이 선동당해 부화뇌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정연은 '명성교회 세습 철회 운동'을 "교단의 존립과 뿌리를 흔드는 행위"로 간주하고, 임성빈 총장에게 교수와 학생 징계를 촉구했다. 총장과의 면담도 세 차례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불쾌감'을 느낀 예정연은 5월 30일 장신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교모 교수 추방과 학생 징계를 요구했다. 대표회장 최경구 목사(영원한교회)를 포함해 20여 명이 참석했다. 명성교회 장로 서너 명도 예정연과 함께했다.

기자회견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예정연이 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00명이 넘는 학생이 몰려와 지켜봤다. 예정연은 자신들 요구 사항이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5월 24일 '걷기도회'에 참가한 학생 명단도 게시했다.

예정연과 학생들은 승강이를 벌였다. 몇몇 학생이 기자회견에 문제를 제기하자, 한 목사는 "너는 나중에 봐. 나는 장신대 깡패로 소문난 사람이야"라고 소리쳤다. 또 다른 목사는 "어린 사람들이… 선배들 하는 거 가만히 보기나 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은 우상식 목사(진양교회) 기도로 시작했다. 우 목사는 "주의종을 양성하고 배출하는 신학대학에서 피로 값 주고 사신 (명성)교회에, 합법적으로 후임자를 청빙한 일에, 반대 운동과 걷기도회를 했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엄청난 일을 자행하고 있는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잘못된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자리에 섰으니 하나님이 함께해 달라"고 했다. 예정연 목사·장로는 일제히 '아멘'을 외쳤다.

기도가 끝나자마자 학생들이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교회 수호, 세습 철회" 구호가 반복되자, 한 목사는 "조용히 해"라고 소리쳤다. 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구호를 이어 갔다.

마이크를 잡은 최경구 목사는, 임성빈 총장이 면담을 받아 줬다면 기자회견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최 목사는 "정상적으로 총장이 만나 줬으면 이런 일은 없었다. 세 차례나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우리도 이 학교를 거친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명성교회를 옹호하는 발언도 빠지지 않았다. 최 목사는 "명성교회는 개교회 문제인데, 교수들은 고의적으로 명성교회를 죽이고 망가뜨리려 한다. 아주 고의적으로 과하게 분열시키는 일을 굉장히 많이 해 왔다"고 말했다. "한 교회를 죽이려는 데 교수와 학생이 앞장서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세교모 교수들이 명성교회 담임목사로 청빙되지 못한 것에 불만을 품고 반대 운동을 한다고 주장했다. 장신대 교수들이 부임한 소망교회·주안장로교회·새문안교회를 예로 들었다. 최 목사는 "교수들이 학생들 가르칠 생각은 안 하고, (큰 교회에) 기웃거리고 있다. 왜 명성교회에 그러는지 아는가.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 후임으로 안 왔다면, 장신대 교수 중에 (누군가가) 갈 줄 알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듣던 한 학생은 "그런 시선으로만 보니까 안 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최경구 목사는 걷기도회 참석한 학생들을 겁박하기도 했다. 그는 "걷기도회에 참가한 학생들 명단을 확보했다. 그 학생들은 개교회 전도사로 청빙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예정연은 장신대 총장실로 향했다.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학생·교수의 징계를 촉구하는 문서를 전달하려 했다. 최 목사는 이동 전 "임성빈 총장은 왜, 뭐가 무서워서 우리를 피하는가. 우리는 졸업생이다. 왜 피하느냐"고 외쳤다. 학생들은 "똥이 무서워 피하는 게 아니다", "우리도 김하나 목사 불렀는데 안 왔다"고 맞받아쳤다.

최경구 목사가 선두에 서서 이동했지만, 얼마 못 가 학생들에게 가로막혔다. 학생들은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오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 학생은 계단에 드러눕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도 "학교 측이 거부하고 있다"며 예정연을 막아섰다. 계단에 선 학생들은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김하나를 데려와라",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외쳤다. 결국 예정연은 장신대 사무처장에게 문서를 전달하고 철수해야 했다. 최 목사는 "장신대가 성경적으로 현명하게 (학생과 교수를) 처리해 달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예정연이 떠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지켰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학생은 "선배라고 자처하는 목사들 행태를 보고 있으니 씁쓸하다. 청빙 운운하며 학생들을 협박하고, 교수 퇴출까지 주장하는 것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예정연 관계자가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교수들이 학생 선동한다는 근거 물으니
최경구 목사 "추측이다,
걷기도회 참석 학생들, 건전한 교회와 맞지 않아"

최경구 목사는 장신대 입구 근처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명성교회는 세습이 아닌 청빙이며, 세습금지법 자체가 문제라는 등 그간 해 온 이야기를 반복했다. 지켜보던 장신대 한 학생도 질문을 던졌다. 명성교회에 부임하지 못한 교수들이 학생들을 선동하고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최 목사는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장신대 교수가 (명성교회 담임목사)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추측이다. (교수들이) 말은 안 하지만 거기에 대해 뭔가 보복성으로 세교모를 만들고, 학생들을 선동하고, 그 교회에 집착하는 건 아닌가 추측인 것"이라고 답했다. 학생이 "근거 없이 말하는 것이야말로 선동 아니냐"고 묻자, 최 목사는 "아니다. 앞에 사건이 있었다"며 소망교회·주안장로교회·새문안교회 사례를 들었다.

기자는 왜 걷기도회에 참석한 신학생들의 청빙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는지 물었다. 최 목사는 "걷기도회에 참석한 학생들의 사고방식을 봤을 때 건전한 교회와 맞지 않다. 많은 목사님이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걷기도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불건전한 것이냐고 묻자, 최 목사는 "물론이다.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예정연은 장신대에 세교모 교수들을 추방하고, 학생들을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 학생은 최경구 목사를 막기 위해 계단 위에 드러누웠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학생들 반발에 예정연과 임성빈 총장의 면담은 무산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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