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오정현 목사는 최근 <열정의 비전 메이커> 개정에 그치지 않고 새 책까지 펴냈다. <교회가 시대에게>(페이스앤호프)라는 특별 기념 문집으로, 부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및 사랑의교회 헌당 예배 기념 한정판'이라고 붙였다. 띠지에는 'Special Limited Edtion'이라는 표지와 함께, '열정의 비전 메이커 오정현 목사의 가장 복음적이며 가장 한국적인 공공신학(Public Theology)'이라는 소개도 덧붙였다.

그동안 사랑의교회에서 오정현 목사가 '온전론'이라는 책을 잘 집필하게 해 달라는 기도 제목을 공유한 적은 있지만, <교회가 시대에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게다가 보통 신간을 내면 일간지 등에 광고를 하거나 언론사에 보도 자료를 배포해 홍보하는데, 이번에는 그러지도 않았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책은 출간 사실을 교인들에게만 짧게 알렸고 5월 첫째 주, 둘째 주 교회에서만 판매했다. 서점에 풀리지 않아 구매하기도 어렵다.

오정현 목사는 머리말에서 "지난 6년의 고난 속에서도 헌당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크신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민족을 향한 목자의 심정을 담은 설교와 강연을 모아 작은 목회 묵상집을 펴낸다. 사역 현장에서 사랑의 실천을 고민하는 마음으로 써 내려간 이 글들을 통해 시대의 격랑 앞에서 다시 한번 한국교회를 향해 시대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책은 △우리가 전하는 복음 △'화평케 하는 자'를 위한 평화학 △피 흘림이 없는 복음적 평화통일론 △문명 대전환 시대를 이끄는 교회 △사회를 섬기려 흘리는 선교의 눈물 총 5장으로 구성됐다. 내용은 전반적으로 오정현 목사 설교문 중심으로 구성됐다. 본문에 따라 몇 가지 주제를 선정해 시대적 역할, 통일 이야기 등을 담았다.

사랑의교회 현안이나 본인의 불투명한 이력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없었다. 표지에서 언급한 '공공신학'이나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과 관련한 내용도 찾기 힘들었다. 6월 1일 헌당 예배 기념 발간이라고도 했지만, 예배당 건축에 관한 내용도 없다. 오히려 책에는 오탈자(Church를 Chruch로 표기 등)나 표기 방식(천 단위 표기 등)이 일치되지 않는 부분도 많아, 책을 급히 인쇄했다는 인상을 줬다.

오정현 목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및 사랑의교회 헌당 예배 기념'으로 이 책을 펴냈다고 밝혔다. 특별 한정판이라 일반 서점에서 구입할 수는 없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오정현 목사는 한국교회가 말씀과 기도, 헌신의 민족이라고 했다. 특히 성경을 대하는 태도를 칭찬했다.

"궤도라고 한다. 백지 전지에 성경 주해를 적어 넘길 수 있도록 세워 놓는다. 그러면 그걸 한 자라도 놓칠세라 베껴 적으면서 성경을 공부했다. 이러한 성경 사랑의 정신이 '영적인 과거제도'인 성경 고사 대회 그리고 성경 암송 대회로 이어져 내려왔다. 성경을 사랑하는 태도는 앞으로 한국교회가 계속해서 이어 가야 할 영광스러운 전통이 되어야 한다." (105쪽)

자신은 오래전부터 통일에 대한 의식이 있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사랑의교회에 부임하고 난 이후에 '피 흘림 없는 복음적 평화통일'이라는 단어를 쓴 것이라고 했다. 고 옥한흠 목사는 서울에 있으면서도 서구화했지만, 자신은 해외에 오래 살면서도 '복음적 민족주의자'였다고 했다.

"해외에서 21년을 살면서도 8·15 광복절 주일은 휴가 중이라 하더라도 다시 교회에 들어와서 통일을 위하여 기도했다. 해외에 있을 때도 광복절 무렵이면 늘 한복을 입었다. 고 은보 옥한흠 목사님께서는 서울에 계시면서도 굉장히 서구화된 분이었고, 나는 해외에 있으면서도 복음적 민족주의자였다." (111~112쪽)

오정현 목사는 지난 4월 C채널 인터뷰에서 밝힌 '3·5·7 비전'도 설명했다. 3년 내 한국교회의 글로벌화, 5년 내 중국 교회 섬김, 7년 내 평양 특별 새벽 부흥회를 뜻한다.

오정현 목사는 광복절 때마다 한복을 입는다며, 통일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사회 분열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오정현 목사는 극좌와 극우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을 포용하고 섬기는 것을 감당하고 있다면서 "불시험과 같은 이미지 싸움에서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입지 또는 입장 정리라는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한국 사회 자체가 극좌에서 극우까지 스펙트럼이 퍼져 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직선 위에 극좌 1, 극우 10이라고 값을 준다. 극좌는 무조건 한국교회를 공격하고, 극우는 여전히 반공 알레르기 반응만을 보인다. 나로서는 1과 10은 감당이 안 된다. 나는 2부터 9까지는 감당하기로 했다. 이것을 사명으로 여기기로 하고, 불시험과 같은 이미지 싸움에서 견디고 있다. 그렇게 해서 이제는 South Korea, North Korea를 뛰어넘어 New Korea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만 한다." (125쪽)

진영 갈등을 언급하면서 선지자적 사역을 감당하는 사람들이 남의 실책은 비판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하다고 했다.

"한국교회가 제사장적 사역과 선지자적 사역 사이에서 균형을 다시 잡아야 한다. 시대 요청 때문에 선지자적 사역을 하면서 지나치게 도전을 하다 보니 다분히 위선적인 비관론으로 흘렀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다른 사람들의 윤리적인 실책을 신랄히 비판하는 가운데 자신과 자기 주변에게만 관대하다. 그리고 매사를 비관적으로 관망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자해 행위를 하고 있는 꼴이다." (145쪽)

이제는 복음주의자들이 사회변혁과 치유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했다. 기존의 사회운동은 자유주의적 신앙인들이 이끌어 갈등 조장 현상도 나타났다고 했다. 이 내용 옆 장에는 2007년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건 때 기름을 닦는 오정현 목사 사진이 실렸다.

"한국교회에서 그간 도시 변혁을 일으키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주로 자유주의적인 신학 사조를 견지했다. 그리스도의 육체적 부활, 성경의 기적을 믿지 않았다. 가는 곳마다 많은 경우 투쟁과 상처가 있었으나, 어쨌든 도시 변혁을 위하여 애를 많이 썼다. 기업주를 착취자로 몰고 투쟁의 대상으로 가르치는 등 갈등 조장의 현상도 나타났다. 이제는 우리 복음주의자들이 도시를 가리고 있는 죽음과 반신국적이며 반인간적인 쾌락의 힘과 세력을 벗겨 버리는 복음의 능력을 드러내야 한다. 그러면 도시에 치유, 변화, 부흥, 따뜻함, 안정, 축복과 진흥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238~239쪽)

오 목사는 "이제는 우리 복음주의자들이 도시를 가리고 있는 죽음과 반신국적이며 반인간적인 쾌락의 힘과 세력을 벗겨 버리는 복음의 능력을 드러내야 한다"고 썼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6월 1일 헌당을 맞아 발표하겠다는 '유럽 1000개 교회 개척'과 관련한 언급도 있었다. 오정현 목사는 유럽 대형 경기장에서 집회를 하고 싶다고 했다.

"파리의 생제르망스포츠경기장에서, 런던 토트넘경기장에서, 또는 런던 로얄알버트홀에서 유럽의 영적 재건을 위한 복음 집회를 여는 꿈을 꾸어 본다. 유럽에 1000개의 교회를 개척하고 한 교회당 스무 명만 데리고 오면 2만 명이 된다. 2만 명이 모여 복음 집회를 하면 역사가 이루어진다. 유럽 교회 재활성화(Church Revitalization)는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사역이다." (214쪽)

오정현 목사는 "주님의 신적 개입이 임하면 영적인 의외 결과(serendipity)가 일어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을 하든 기도와 찬양을 얹을 때 주님의 일이 된다며 소명을 다해 살자고 했다. 그는 "주님이 내게 주신 소명을 따라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 내가 하는 모든 일을 대할 때 그 일이 주님 앞에 영적 제물이 되어 영적 제사가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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