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자유당의 국회 진입은 전광훈 목사의 오랜 숙원 사업이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전광훈 대표회장)가 내년 21대 총선을 겨냥하고 있다. MOU를 맺은 기독자유당(고영일 총재)을 국회에 입성시키기 위해 잇따라 행사를 여는 등 보수 우파 결집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한기총은 '민족의 개화, 독립운동, 건국, 6·25, 새마을운동, 민주화, 세계 10위 대국 – 예수 한국 복음 통일을 위한 기독교 지도자' 포럼을 5월 23일 63빌딩에서 개최했다.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를 포함해 전 대표회장 길자연·이용규·지덕 목사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기총이 이단에서 해제한 변승우 목사(사랑하는교회)도 모습을 비췄다.

'기독교 지도자' 타이틀을 내걸었는데, 참석한 사람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송영선·이재오 전 국회의원 등 정치적 우파 인사들이었다. 행사에서는 '주사파', '주체사상', '공산당', '자유민주주의', '동성애', '차별금지법' 등과 관련한 가짜 뉴스가 쏟아졌다.

설교를 전한 전광훈 목사는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어둠의 세력이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해체하려 한다고 했다. 전 목사가 말한 어둠의 세력은 '주사파'였다. 그는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은 사탄이다. (북한에서) 한국으로 내려온 주체사상은 사탄 중의 사탄이다. 남조선에 사는 정치 지도자가 주체사상에 빠져 일종의 종교적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주사파가 정치·사회·문화 등 각종 영역을 점령했지만, 한국교회만은 예외라고 했다. 전 목사는 "인류 역사상 교회와 싸운 세력은 100% 다 깨졌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잘된 것은 교회의 절대적 공헌이 크다. 그럼에도 교회를 마치 범죄 집단으로 보고, 작은 실수를 가지고 교회를 해체하려 든다"고 말했다.

축사자로 나선 이용규 목사는 한국교회를 지키기 위해 한기총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이 목사는 "우리는 공산주의를 절대 반대한다. 전광훈 대표회장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 이분을 격려하고 잘 돌보면서 한기총을 세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참석자들에게 전 목사를 위해 기립 박수를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주제 강의 시간에는 한층 수위가 높아졌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김일성 유일신을 믿는 사람들이 청와대를 다 점령했다. 김일성 유일신 신자들이 대한민국 방송·언론·법원·군대 등 모든 공권력도 다 잡았다. 깜깜한 어둠의 세력과 사탄이 대한민국을 다 점령했다. 그러나 전광훈 목사와 한기총, 여러 목사님, 여기 계신 성도님처럼 외치는 이들이 계시기에 대한민국에는 희망이 있다. 대한민국을 사탄의 무리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 한기총과 기독자유당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존경한다고 말한 고 신영복 교수를 간첩이라고도 했다. 김 전 지사는 "신영복은 간첩이다. 통혁당 사건으로 감옥에 갔다 왔다. 임종석은 골수 주사파다. 통혁당 출신들이 교묘하게 젊은이들의 생각을 바꿔서 정계의 중요한 부분을 장악하고, 청와대를 잡았다. 대한민국이 위기다"고 말했다.

사회를 보던 전광훈 목사는, 좌파 언론이 이 발언을 문제 삼아 또 공격해 올 것이라고 했다. 전 목사는 "좌파 언론은 '전광훈 목사가 색깔론을 펼친다'고 할 것이다. 빨간 건 빨갛다고 하고, 파란 건 파란색이라고 말해야 한다. 우리는 색맹이 아니다. 왜 대한민국 국민을 색맹으로 만들려고 하느냐"고 소리쳤다. 참석자들은 박수하며 환호했다.

신앙인의 정치 활동 권장하는 한기총
송영선 "동성애·낙태 허용하려는 정권에 맞서야"
이재오 "한기총이 4대강 보 해체 막아 달라"
전광훈 "기독자유당, 모든 문제 해결 가능"

한기총이 기독자유당의 국회 진입을 위해 열을 쏟고 있다. 63빌딩에서 '기독교 지도자' 포럼을 열고, 기독자유당을 홍보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기총은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이 된 뒤로 정치집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 집회도 두세 차례 개최한 바 있다. 교계에서는 한기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한기총은 개의치 않고 있다. 이날 강사로 나선 송영선 전 국회의원은 신앙인일수록 현실 정치에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전 의원은 "예수님은 훌륭한 정치가이자, 세상의 왕이셨다. 예수님의 피조물인 우리는 현실 정치에 개입해야 한다. '기독교인은 정치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다. 신앙과 정치를 분리할 수 있다는 주장은, 인간의 육체와 정신이 분리될 수 있다는 것으로, 말이 안 된다. 인권을 짓밟고, 동성애·낙태를 허용하려는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특임장관을 지낸 이재오 전 국회의원도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다. 장로이기도 한 이 전 의원은 "기독교는 정의의 종교다. 나라가 흔들리고, 넘어가려고 할 때 기독교가 앞장서서 나라를 지켰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16개 보 해체에 적극 반대하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4대강 보 해체는 나라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보를 해체하면 다시 똥물로 돌아갈 것이고, 4대강 주변 환경은 전부 파괴될 것이다. 한기총이 보 해체를 막아 줘야 한다"고 했다.

전광훈 목사는 4대강 보 해체 건을 비롯해 주사파,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 등 모든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그게 바로 '기독자유당'이라고 했다. 전 목사는 기독자유당 총재를 맡고 있는 고영일 변호사(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를 소개했다.

고영일 변호사는 "기독자유당은 17대 총선에서 21만 표, 18대 총선에서 44만 표, 20대 총선에서 75만 표를 얻었다. 20대 총선은 기독자유당과 기독민주당을 합친 수치다. 만약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되면, 다음 총선에서 기독자유당은 6석을 얻는다"고 주장했다. 고 변호사는 "기존 정당들은 성경적 가치를 주장하지 못한다. 기독자유당이 국회에 들어가 동성 결혼, 차별금지법, 이슬람 등 교회를 분열하려는 세력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기총은 결의문 낭독으로 행사를 마쳤다. 결의문에는 △정부는 반기독적 정책을 철회하라 △국회는 반기독적 법안 제정을 금지하라 △언론은 교회를 박해하는 왜곡 거짓 뉴스를 만들지 말라 △기독이라는 이름의 탈을 쓰고, 반기독 운동을 하는 언론과 시민단체는 기독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말고 자진 해산하라 △북한 통전부의 조종을 받아 한국교회에 침투한 공산주의 세력은 커밍아웃할 것을 경고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날 한기총은 자유한국당·민주당·바른미래당·평화당 기독분과위원장을 초청했으나,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을 제외한 3개 정당은 참여하지 않았다.

김문수 지사는 "대한민국을 사탄의 무리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 한기총과 기독자유당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고영일 변호사는 기독자유당 총재를 맡고 있다. 국회에 들어가 동성애, 차별금지법, 이슬람 등을 막겠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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