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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단체들, 교단 내 성폭력 예방 및 처벌 법제화 촉구

'성폭력 카르텔 고발' 공청회 "2차 피해 방지, 성폭력 근절해야"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19.05.21  16: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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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중국동포교회 교인이 2016년 9월 김해성 목사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을 때,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김충섭 총회장) 서울남노회는 오히려 김 목사를 두둔했다. 노회원들은 피해자를 '꽃뱀'·'신천지'로 몰며 2차 가해를 저질렀고, 김 목사에게는 그의 선교 업적을 근거로 온정을 베풀었다. 서울남노회는 같은 해 10월 김 목사에 대한 고소를 기각하고 아무 징계 없이 사직 처리했다.

기장 소속 ㅅ교회 박승렬 목사는 조카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그는 2018년 8월 법원에서 강간 미수 및 무고죄로 징역 3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받았다. 노회원들 사이에서 박 목사를 구명하는 탄원서가 돌았고, 피해자를 공격하는 루머가 확산됐다. 교단 여성 단체들은 박 목사를 면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서울동노회 재판국은 2018년 12월 그를 '정직' 처리했다. 2차 가해와 가해자에 대한 온정주의가 발생한 것이다.

목회자 성범죄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들이 2차 피해로 교회를 떠나고, 잘못을 저지른 목사들이 적법한 징계를 받지 않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진보적 성서 해석을 추구하는 기장 교단도 다르지 않았다. 청년회전국연합회(기청), 성정의실현을위한기장교역자모임,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은 5월 20일 '기장 내 성폭력 예방 및 처벌 법제화를 촉구하는 공청회'를 열어, 목회자 성범죄 사건을 근절하기 위해 기존 법규를 수정하고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장 단체들은 성폭력을 예방하고 범죄자를 처벌할 수 있는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김수산나 목사(강남향린교회)는 현재 교단 헌법에는 성폭력 사건을 처벌할 구체적인 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 권징 조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조항은 '3조 범죄의 성립(신앙과 행위가 성경에 위배되거나 규례를 위반하거나 또는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범죄행위를 하게 했을 때 범죄가 성립된다)'이 유일하다"며 성폭력 관련 범죄를 특정해 처벌할 수 있는 법을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 과정에서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재판국원들이 정치적 입지나 가해자와의 관계를 고려해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한 재판을 진행하기 어렵다"며 "성폭력 관련 외부 전문인을 3인 이상 재판국원으로 위촉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고소장에 가명을 쓰게 하고, 해당 교회와 노회 시찰회를 거치지 않아도 바로 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법규가 필요하다고 했다.

교회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교회·노회·총회 모두 피해자가 어디에 상담을 요청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지침을 갖고 있지 않다. 일반 교인에게는 고소 절차나 재판제도가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다. 자칫 피해자 신원이 드러나 2차 피해를 당할 위험도 크다.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동노회는 강간 미수 및 무고죄로 실형을 받은 박승렬 목사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성폭력 사건은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학을 가르치고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에서도 성 문제가 발생한다. 한신대학교 박 아무개 교수는 2019년 1월 제자를 성폭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한신대와 박 교수가 속한 전북노회는 징계를 미루고 있고, 치리가 늦어지면서 피해자는 따돌림, 화간 의심 등 여러 형태로 2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

한신대 신대원생 최성령 전도사는 "박 교수 사건으로 한신대가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외부 전문가가 한 명도 없었고 피해자에 대한 지원과 제도 개선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경우, 피해 학생과 교직원들이 각각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과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성평등 교육도 내실 있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전도사는 2008년 9월 기장 총회에서 신학대 양성평등 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했지만, 유명무실해졌다고 했다. 그는 "필수 교육이었던 양성평등 관련 과목이 현재는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다. 그마저 학부는 2016년부터, 신대원은 2019년부터 강의가 개설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발제자들은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가 조속히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기청은 4월 5일부터 한 달 반 동안 교단 내 청년들을 대상으로 성폭력 관련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 72명 중 17명이 교회에서 성희롱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해자는 목사뿐 아니라 장로·집사·권사, 타 교회 전도사·목사 등 다양했다.

기청 설문 결과를 소개한 옥바라지선교센터 하민지 운영위원은, 성폭력이 발생하지 않았고 담임목사에게 성범죄 전과가 없다고 해도 교회가 무조건 안전한 공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응답자들이 교회에서 들은 성희롱 발언들을 소개했다.

"여자가 치마를 입는 이유는 두 가지다. 예뻐 보이려고, 대 주려고."
"요즘 신천지가 예쁜 여자들을 교회에 보낸다고 한다. 여자 때문에 옷 벗은 목사들이 많다더라."
"(식사 자리에서) 역시 여편네가 있어야 편하네."
"알파벳 중 Y와 비슷한 헬라어가 있음. '알파벳을 잘 외우는 방법 중 한 가지는 여자의 와이존을 생각하면 외우기 쉽다'고 함."

하 운영위원은 교회 구성원들이 목회자-남성 중심 시각이 아니라 여성-청년 중심 시각을 지녀야 위 발언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면 자신이 교회 사역을 망칠 것이고 이는 곧 하나님이 좋아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교회가 여성·청년 관점이 곧 피해자의 관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공평하고 정의로운 해결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 성폭력 사건은 예방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교회에서 가해자 지위는 강하고, 피해자 입지는 취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 교회가 예방 교육을 상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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