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세상에서 살아가며 고통받던 우리에게, 가정 교회라는 진실한 공동체를 통해 치유와 회복의 삶을 살아가고,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이웃을 사랑하며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다섯 교회가 함께 또 각자의 부르심을 따라갈 때, 교회는 건강한 가정 교회의 연합체임을 잊지 않고 이 땅에 건강한 교회를 꿈꾸고 만들어 가게 해 주세요."

"이제 파송되어 나가는 다섯 교회가 또 하나의 큰 교회로 커지는 데 머물지 않고, 우리를 인도하는 성령을 의지해 변혁적인 삶을 살기 원합니다. 이웃이 하나님의 생명을 얻고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를 사용하여 주소서."

"교회의 분립과 건강함의 기준, 형통함이 우리의 자랑거리가 되지 않게 해 주십시오. 하나님과 동행함으로 복을 누리게 하고, 그것이 진정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서 살아 내는 축복임을 각 교회를 통해 드러나게 해 주소서."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기도자 다섯 명이 각자 준비해 온 기도문을 순서대로 낭독했다. 5월 19일, 서울 동대문구 대광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나들목교회(김형국 목사) 네트워크 파송 예배'. 나들목교회는 이 예배를 기점으로 나들목꿈꾸는교회·나들목동행교회·나들목양평교회·더불어함께교회·서로교회 등 다섯 교회로 분립했다.

교인 다섯 명이 각각 다섯 교회를 대표해서 기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 나들목교회

파송 예배에는 교인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19년간 함께한 동료들과 더 이상 함께 예배할 수 없다는 사실에 아쉬워하면서도, 앞으로 새 길을 걸어갈 서로를 축하하고 격려했다. 다섯 교회를 각각 대표하는 목사와 운영위원장(평신도) 등 10여 명은, 교인들 앞에서 공동체를 건강하게 운영하고 서로 책임지는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형국 목사가 각 교회 대표들에게 파송 동판을 수여할 때마다 교인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다섯 교회는 앞으로 '따로' 또 '같이' 존재한다. 인사·재정·사역은 독립하지만, 사명·전략은 공유한다. 다섯 교회가 '나들목교회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어 수평적 관계를 맺으며, 서로 건강한 교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책임지는 구조다. 다섯 교회 협의체인 '나들목교회네트워크지원센터'는 각 공동체를 살피고, 사역에 필요한 연구·조사를 수행하며, 정책 방향을 설정한다.

이런 시스템은 나들목교회의 새로운 실험이다. 나들목교회 분립은 중대형 교회를 거부하고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김형국 목사는 "나들목 공동체는 건강한 공동체를 몇 개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건강한 교회를 세울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목소리는 서로 다르지만 함께 노래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진 제공 나들목교회
김형국 목사는 건강한 교회를 세울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사진 제공 나들목교회

김형국 목사 "개교회주의, 한국교회 병폐
다섯 교회, 서로 책임지는 수평적 관계"

김형국 목사는 파송 예배에서 '지속 가능한 교회'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는 분립된 다섯 교회가 상호 책임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대교회인 안디옥교회를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나들목교회는 △찾는이 중심 △진실한 공동체 △균형 있는 성장 △안팎의 변혁 △소망하는 예배 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워 왔다. 김 목사는 다섯 교회가 이 가치를 제대로 유지하고 하나님나라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서로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교회 병폐 중 하나가 개교회주의라고 지적했다. 교회가 각자도생하기 위해 대형화를 추구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CEO형 목사를 의존하기 때문에 목회자 중심주의도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교회를 수직적 구조로 만들고, 소수가 중요 의제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낳았다고 했다.

이러한 병폐를 막기 위해 나들목교회네트워크는 다섯 가치를 추구한다고 했다. △수평적 구조 △교인 중심주의 △축적되는 리더십 △재생산의 비전 △연대와 상호 책임성 등이다. 김 목사는 "나들목교회는 가정 교회의 연합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이 그동안 서로 책임지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다섯 교회도 건강한 관계를 이루며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이런 생태계가 한국교회에 필요하다"며 "교회를 하나 건강하게 세우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건강한 교회가 세워졌다면 형제 교회를 돌볼 줄 알아야 한다. 이렇게 서로 책임질 때 건강성도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섯 교회는 5월 마지막 주 주일예배부터 공식 사역을 시작한다. 나들목꿈꾸는교회는 서울 강남구 수서동(남부)에서, 나들목동행교회는 서울 도봉구 창동(동부)에서, 나들목양평교회는 경기 양평군 옥천면에서, 더불어함께교회는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중부)에서, 서로교회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서부)에서 각각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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