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내 여성 사역자의 지위 향상을 고민하는 트랙 강의가 목사장로기도회 둘째 날인 5월 14일 열렸다. 송영식 목사는 세계적 추세로나 성경적으로나 여성 리더십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여성 안수를 허용하지 않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이승희 총회장)이 여성 사역자들의 지위를 제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교단 정서는 여전히 여성 안수에 부정적인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전보다는 분명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예장합동은 지난해 9월 103회 총회에서 해외 여성 선교사들의 성례권 시행을 계속 허용하고, 여성 사역자 정년도 65세로 정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5월 13~15일 열린 목사장로기도회에서는 여성 사역자의 지위를 고민하는 트랙 강의가 열렸다. 5월 14일 오후, '성경에 나타난 여성 사역자들의 지위와 역할'이라는 주제로 송영식 목사(서광교회)가 강의했다.

송영식 목사는 세계적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의 전망을 인용해 "21세기는 여성의 특성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으며, 크리스천 여성 리더십도 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사회는 이 전망대로 움직이고 있다. 여성 공무원 비율이 50%에 이르고, 고등학생 교원은 48.1%에 이르고 있으며, 1992년 1%던 여성 국회의원은 2016년 17%까지 올랐다.

송 목사는 신구약 시대와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발견한 여성 리더십의 면모를 소개했다. 개화기 선교를 이끌었던 스크랜턴, 로제타 셔우드 홀 선교사,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유관순·김마리아·이혜련·안맥결 같은 이들을 예로 들었다.

성경 역시 여성을 차별하지 않고 하나님의 동등한 피조물로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구약에서는 에스더와 드보라, 미리암, 훌다 같은 구약 시대 지도자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신약에서는 예수를 따른 여성 제자들이 십자가 사건 때 도망가지 않았고, 부활의 첫 증인이 되는 등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고도 말했다.

송 목사는 "여성은 교회에서 잠잠하라"는 구절이 여성 안수를 막는 근거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바울은 여성이 예배와 기도, 예언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했다. 잠잠하라는 것은 예배 법도에 관련된 문제였지 여성들에게 침묵을 강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여성 사역자를 불러 필요에 따라 일하게 했다. 주의 사역은 모든 사람이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 감당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목사는 "우리 예장합동은 여성들의 지위에 대한 인식이 열려 있지 않아, 이분들이 타 교단 가서 안수받고 있다. 인력이 새 나가는 것이다. 앞으로 교단에서도 여성 교역자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에는 총신대학교 여동문회 회원들도 참석해 함께 강의를 들었다. 참석자들은 "여성 군목이 등장하고, 선교지에서 여성 선교사들이 세례를 주는 등 적극적인 사역에 나설 수 있도록 해 달라"며 함께 기도하고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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