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광화문광장에 노란 리본과 촛불이 다시 등장했다. 416가족협의회·416연대는 5월 4일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5년이 흘렀지만, 달라진 건 없어 보인다. 부모들은 여전히 거리로 나오고 있고, 외치는 구호도 5년 전과 똑같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일부 개신교인은 심판자 노릇을 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고, 가난한 집 아이들이 경주나 설악산에 가지 않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망언을 내뱉었다. 교회는 가족들의 신음보다 정치권과 교계, 지역 여론을 더 민감히 여겼다.

바다에 빠진 자녀들을 구조하지 않은 국가를 향해 "이게 나라냐"고 물었던 세월호 엄마·아빠들은, 절망과 실의의 바다에 빠진 자신들을 건져 내지 못하는 교회를 향해 똑같이 물었다. "이게 교회냐"고.

세월호 예배는 이런 질문에서 시작했다. 5월 5일 열린 5반 아이들과 함께하는 세월호 예배에는 창현 엄마, 지성 엄마, 예은 엄마, 시찬 아빠, 아라 아빠와 기독교인 40여 명이 참석했다. 기성 교회에 회의를 품고 떠나왔지만, 이들은 5년째 하나님께 묻고 또 묻고 있다. 이날 창현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말씀이 희망적이지 않아요. '말씀'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믿고 싶지 않아요. 실제로 역사하지 않는다는 게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났잖아요. 목사님, 신학을 하는 분들에게 따지고 싶어요. 어쩌면 우리는 '말씀'을 맹목적으로 믿고 우상화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사실 저도 혼란스러워요.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하나하나씩 말씀을 증명해 가고 싶어요. 그런 다음에 믿고 싶어요."

5반 아이들과 함께하는 세월호 예배가 5월 5일 열렸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5반 아이들의 이름을 불렀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창현 엄마의 메시지는 자녀를 잃은 모든 세월호 엄마·아빠의 질문이기도 하다. 5년 전 온 국민이 목격한 세월호 참사는 논리와 신학의 영역이 아닌 공감과 행동의 영역이었다. 이날 예배에 참석한 김은호 목사(희망교회)와 박인환 목사(화정교회)는 안타까운 마음을 내보이며, 가족들과 함께할 것을 다짐했다.

김 목사는 "씨를 뿌려 열매가 맺기까지 어려운 과정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의 행동과 수고가 길가와 돌밭, 가시덤불에 씨를 뿌리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희망 고문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젠가 결국에는 좋은 밭에 씨가 뿌려져 열매를 거둘 날을 소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인환 목사는 "가족들의 분노, 황망함을 생각하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좋은 밭은 결국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과 가족들의 마음이 서로 동화될 때, 싹과 줄기가 자라 열매가 나지 않을까 싶다. 가족들이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목사처럼 충고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예배에 참석한 기독교인들은 세월호 가족들을 위해 간구했다.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 설치 △생명안전공원 조성 △안산 지역 공동체 치유와 회복 △대한민국 사회의 정의와 평화 등을 위해 기도했다.

참석자들이 말씀을 읽고 느낀 점을 서로 얘기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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