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가의 기도> / 이블린 언더힐 쓰고 엮음 / 박천규 옮김 / 비아 펴냄 / 264쪽 / 1만 6000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성공회 신비주의 영성가이자 신학자, 문필가로 알려진 이블린 언더힐(Evelyn Underhill, 1875~1941)이 엮고 쓴 기도서. 이블린 언더힐이 직접 인도한 기도 모임에서 사용했던 기도 300여 편이 실렸다. 이블린 언더힐이 쓴 기도문을 포함해, 3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의 다양한 신앙 전통에 속한 신학자 및 영성가의 기도가 담겼다. 이블린 언더힐 연구자 로빈 위글리-카가 발굴·편집했으며, 유진 피터슨(Eugene Peterson, 1932~2018)이 서문을 썼다. 로빈 위글리-카는 '편집자의 글'에서 이블린 언더힐이 누구인지, 이 기도서가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지 정리해 소개했다. 2018년 12월 비아 출판사에서 출간한 스탠리 하우어워스의 <신학자의 기도>에 이은 '비아 기도' 시리즈 두 번째 책으로, 다채로운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일관하게 흐르는 영성의 정수와 만날 수 있다. 기도문을 쓴 인물에 대한 소개와 색인도 실려 있어, 관심 있는 영성가의 기도 위주로 묵상할 수도 있다. 책 곳곳에 묵상으로 이끄는 컬러 삽화가 수록돼 있다.

"우리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 원한다면, 우리에게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이 주님을 향한 찬미와 예배를 결여한 영성에 이끌리는 허망한 자기애와 일그러진 영웅심을 감추기 위한 허울이 아니라면, 우리는 마땅히 모든 것의 시작으로 되돌아가 주님을 앙망해야 합니다. (중략)

이블린 언더힐이 엮고 쓴 이 기도서에는 우리의 여정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언더힐 본인을 포함한 위대한 신앙의 선배들의 기도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 기도서를 통해 우리는 매일 자신을 되돌아보고 기도하면서, 우리가 누구인지 또 우리가 누구에게 속해 있는지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중략) <영성가의 기도>는 우리가 모든 것의 시작이신 주님께 돌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서문, 15~17쪽)

"주 예수 그리스도여,
당신의 거룩한 어린 시절을 기억하소서.
땅에서 어린아이들을 사랑하셨던 일을 기억하소서.
이 험악한 세상에서 위험천만한 시간을 살아가는,
밤마다 낯선 이의 집을 찾아 잠을 청하는
이 세상의 모든 어린아이를 보호하소서.
몸의 위협과 마음의 위협으로부터 그들을 지키소서.
시험과 환난으로부터 그들을 구하소서.
언제나 그들이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인도하소서.
그들이 가는 곳마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하시고,
그들을 반기는 사람마다 마음을 활짝 열게 하소서.
아이와 아이를 보호하는 사람 모두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을 때까지
꺼지지 않는 당신의 불꽃 같은 사랑에
더욱더 가까이 다가가게 하소서.
당신께서도 하늘의 집을 떠나 우리 가운데
이방인으로 유리하신 것을 기억하게 하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두 번째 기도서 '135 난민이 된 아이들을 위한 기도', 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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