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트 옵션 - 탈기독교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의 선택> / 로드 드레허 지음 / 이종인 옮김 / IVP 펴냄 / 410쪽 / 1만 9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로드 드레허(Rod Dreher, 1967~)는 한국 독자들에게는 다소 낯선 언론인이다. 미국 보수 성향 잡지 <더아메리칸컨서버티브> 선임편집인으로 여러 매체에 종교·문화·정치를 가로지르는 다양한 글을 써 왔으며, 감리교와 카톨릭을 거쳐 현재 동방정교회에 속한 기독교인이다. 이 책에서 그는 6세기 수도원 운동을 일으킨 성 베네딕투스(Benedictus de Nursia, 480~547)를 통해 서구 문명의 새로운 길을 모색한 철학자 매킨타이어(Alasdair MacIntyre, 1929~)의 연구를 발판 삼아, '탈기독교 시대'라는 도전에 직면한 교회에 읍소한다. 지금이야말로 대항 문화를 형성할 때이며, 세속 사회에서 한 발 벗어나 수도원 전통을 토대로 기독교 가치를 복원하며 공동체적 실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2017년 발간돼 미국 전역에서 관심과 논쟁을 촉발하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선정됐다. 국내 번역 출간하면서 기독연구원느헤미야 배덕만 교수의 해설을 수록했는데, 곳곳에서 미국 기독교 우파의 입장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이 책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우리는 세상이 원하는 방식으로 세상에 대응하는 일을 멈추고, 세상과 구별되는 공동체에서 충성을 쌓는 데 집중해야 한다. 우리는 '구도자에게 친밀한'(seeker-friendly) 공동체보다 '발견자에게 친밀한'(finder-friendly) 공동체가 되어, 우리에게 오는 사람들에게 새롭고 다른 삶의 방식을 제공해야 한다. 그것은 성경적 이야기와 관습에 의해 형성된 삶의 방식으로, 그 이야기의 진리를 흐리고 망각하게 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그 진리에 굳건히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안정성과 질서에 의해 특징지어진 삶의 방식으로, 공동체적이면서도 개인적으로 계속해서 행하는 기도, 금욕주의, 타인을 위한 봉사의 일을 통해 성취되는 것 - 유동하는 근대성은 제공할 수 없는 바로 그것 - 이다." (5장 '모든 계절을 위한 교회', 187쪽)

"우리는 일하고, 기도하고, 우리 죄를 고백하고, 긍휼을 보이고, 이방인을 환영하고, 계명을 지킨다. 우리는 고난당할 때, 특히 그리스도를 위해 고난당할 때 감사를 드리는데,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결과적으로 우리의 신실함으로 어떤 일을 행하실지 누가 아는가?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명령어는, 그리스도인 시인 W.H. 오든의 말처럼, '기쁨 가운데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결론 '베네딕트 결단', 3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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