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예장합동 최초 성폭력 예방 교육 "성폭력은 성性 아닌 '권력' 문제"

의무 교육 아니라 참석자 저조 "5월 목사 장로 기도회에서도 할 것"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9.04.02  20:51:53

아래의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default_news_ad2
ad42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에서 보수 교단 중 가장 규모가 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이승희 총회장)이 처음으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예장합동은 지난해 교단 소속 인천새소망교회(김영남 목사)에서 발생한 그루밍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재발 방지 방안으로 교단 차원의 교육을 기획했다.

교육은 4월 1일 영남 지역에 이어 4월 2일 서울 지역 대상으로 대치동 총회 회관에서 열렸다. 서울지방경찰청 강력계 형사로 근무하는 박하연 경위가 '언어폭력과 교회 사역자의 품격 있는 언어 생활'이라는 주제로, 한국심리상담소 박인경 상담사가 '한국 사회 미투 실태와 교회 사역자의 자기 관리,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강연했다.

박하연 경위는 한국교회에서 터져 나오는 성폭력, 언어폭력 문제는 불평등한 권력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타인에게 거리낌 없이 언어폭력을 행하는 목회자들이 성희롱·성폭력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자기보다 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을 무시하고 깔보면서 자기가 가진 권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에서 언어폭력이나 성희롱 등을 목격하면 피해자를 도와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박하연 경위는 한 사례를 설명하며 "너무나 명백한 성희롱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남성 동료가 진술서를 작성해 줬고, 그것을 바탕으로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경위는 언어폭력이 계속될 경우 녹음·녹화해 증거를 남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박하연 경위(위)와 박인경 상담사(아래)는 성폭력이 남녀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불균형한 권력에서 오는 문제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박 경위는 지난해 한국 사회를 휩쓴 '미투 운동' 덕분에 사람들 인식이 변하고 있다고 했다. 대중의 인식만 변하는 게 아니라 이를 수사하는 경찰·검찰, 판단을 내리는 법원의 성 인지 감수성도 바뀌는 중이라고 했다. 이에 맞춰 교인들 고충을 듣고 상담하는 목회자도 성폭력에 관한 고정관념 등을 깨고, 피해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박인경 상담사는 한국 사회에서 발생한 다양한 성폭력을 설명했다. 그는 '여성은 이래야 하고 남성은 저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힘들게 한다고 했다. 박 상담사는 "여성에게 폭력적인 사회는 남성에게도 폭력적일 수밖에 없는 사회"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안의 성 인지 감수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아무리 악의 없이 던진 농담도 상대방이 불쾌해하면 폭력이라고 했다. 박인경 상담사는 현실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은 많은 경우 여성이 피해자이지만, 그렇다고 꼭 남성만 가해자가 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했다. 사람 사이에 발생하는 각종 폭력은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권력 차이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각종 성폭력 피해자를 만나는 목회자들을 향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박인경 상담사는 "피해자를 대할 때 성별 고정관념을 갖고 대하지 말고, 피해자 상황을 충분히 경청·공감해 달라. 또 성폭력 문제는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인경 상담사는 교회 안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성적 대상화, 고정적인 성 역할 등을 깨야 한다고 했다. 사람을 성별로 나눠서 보는 게 아니라 사람으로 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박 상담사는 "'펜스룰'을 언급하며 자기도 그렇게 한다는 목사들을 봤다. 이는 문제를 직시하지 못한 것이다. 누구랑 같이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만나는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중요하다"며 "성별과 상관없이 모두 귀한 교인으로 대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무 교육이 아니었기 때문에 참석률은 저조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예장합동이 교단 차원에서 처음 실시한 성폭력 예방 교육에는 목회자, 교인, 총회 직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의무 교육이 아니었기 때문에 참석률은 저조했다. 강연 취지와 내용은 좋았지만, 강제성이 없다 보니 목회자들 참여를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예장합동 총회 회록서기 진용훈 목사는 5월 13~15일 광주겨자씨교회에서 열리는 목사 장로 기도회에서 다시 한 번 성폭력 예방 교육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목사 장로 기도회는 교회 리더가 대다수 참여하는 큰 행사다. 그때 특강 형식으로 성폭력 예방 교육을 마련했다. 동영상도 제작해 교회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ad47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동영상 기사

default_news_bottom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