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 헬무트 틸리케 지음 / 박규태 옮김 / IVP 펴냄 / 96쪽 / 7000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교회와 신학 재건에 힘쓴 교의학자이자 나치즘에 맞선 20세기 설교자 헬무트 틸리케(Helmut Thielicke, 1908~1986)가 쓴 신학 공부 안내서. △평범한 그리스도인이 신학에 대해 느끼는 불안 △신학 관념에 빠진 이들의 충격요법 △산에 오르는 신학 연구에 관하여 등을 주제로 하는 3~4쪽 분량의 글 13편으로 구성됐다. 신학 공부를 시작하는 신학생, 현장에서 일하는 목회자, 신학에 관심을 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충고가 정직하게 담긴 소책자다. 미국 루터교회 신학자 마틴 마티(Martin Marty, 1928~)의 서문, 고려신학대학원 박영돈 은퇴교수의 해설, 역자 박규태 목사의 후기가 이해를 돕는다.

"우리는 저 신학 연구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 과연 우리 그리스도인의 실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신학 연구가 마치 환자의 고통은 생각하지도 않는 미숙한 치료처럼 이루어지는 와중에도 우리의 실존은 어떻게 이어지는지, 이어질 뿐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깊어지고 풍성해지며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해 보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합니다." (1장 '독자의 이해를 위해서', 24~25쪽)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더구나 교의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자신을 2인칭으로 생각하기보다 3인칭으로 생각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지는 않는지 똑바로 지켜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내가 지금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압니다. 이렇게 사유의 차원이 한 차원에서 다른 차원으로 변화하고, 하나님과 나의 관계가 인격을 다 쏟는 친밀한 관계에서 그저 실속만 따지는 관계로 옮겨 가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내가 더 이상 성경 말씀을 내게 주어진 말씀으로 읽지 못하고 단지 힘써 주해해야 할 대상으로만 읽을 수 있게 되는 순간과 정확히 일치하곤 합니다. 이것은 가장 심각하고 가장 널리 퍼져 있는 목회자 질병의 초기 단계입니다. 목회자는 흔히 한 본문을 대할 때 마치 그에게 온 서신을 대하듯 열어 보기가 좀처럼 어려우며 '이 본문을 설교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눌린 채로 그 본문을 읽기 때문입니다." (11장 '기도에서 시작하는 교의학', 71~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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