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현 목사(왼쪽)가 곽태천 노회장(오른쪽)에게 위임패를 받고 있다. 오 목사는 법원 판결로 목사 자격에 문제가 생기자 목사 과정을 다시 밟았다. 이번 위임식은 2003년 이후 16년 만에 다시 열렸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법원 판결로 사랑의교회 담임목사 자리에서 내려왔던 오정현 목사가 3개월 만에 복귀했다. 사랑의교회는 3월 30일 새벽, 서초 예배당에서 오정현 목사 위임 및 재헌신 감사 예배를 열었다. 오정현 목사는 200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사랑의교회 위임목사 임직 서약을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이승희 총회장) 동서울노회(곽태천 노회장)는 3월 25일 임시회를 열고 오정현 목사의 사랑의교회 위임 청원을 받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동서울노회 주관으로 30일 토요 비전 새벽 예배 시간 예식을 진행했다. 25일 노회 당시 오정현 목사는 30일 예배에 대해 "간단하게 한다"고 말했지만, 이날 총 2부로 진행된 행사는 성대하게 열렸다. 사랑의교회 교인들이 본당을 가득 메웠고, 내·외빈도 초청했다. 

서기행 목사 "사랑의교회, 한국교회 살려"
이동원 목사 "오정현 목사 결단"
동생 오정호 목사도 깜짝 방문

위임식에서는 오정현 목사를 격려하는 목사들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예장합동 총회장을 지낸 서기행 목사(대성교회 원로)는 설교에서 "사랑의교회는 한국교회를 살려 낸 교회"라고 칭찬했다. 그는 일제강점기 평양 산정현교회가 주기철 목사와 조만식·유계준 장로 등 당회를 중심으로 한국교회를 새롭게 써냈다며, 사랑의교회를 산정현교회에 비교했다. "교역자 불신 분위기가 팽배한 사회에서 진짜 목사를 받드는 교회다. 오늘처럼 행복하고 감사한 날이 없다. 한국교회는 사랑의교회 때문에 살았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서기행 목사가 말할 때마다 박수를 보냈다.

예배 사회를 맡은 박원균 목사(동서울노회 위임국장)는 "다윗이 이스라엘 왕이 될 때 왕으로 세 번 기름 부음 받았다. 유일무이한 사건이다"고 말했다. 교인들이 웃자 박 목사는 "오정현 목사의 (재)위임 또한 특별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계획이 있는 줄 믿는다"고 말했다.

축사한 노태진 목사(영동제일교회)는 "먼저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그동안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같은 긴 터널을 지났다. 그러나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로 안위하시는 은혜 가운데 사랑의교회가 기념비적인 예배당도 건축하고 오늘에 이르도록 승리하게 하신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돌린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2월 말 오정현 목사가 예장합동 군선교회 회장 취임 이후 계룡대에 군 선교를 위해 거액을 헌금했다며 "사랑의교회 아니고는 이런 큰일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희천 목사(내수동교회 원로),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원로), 장종현 목사(백석대학교 총장)는 영상으로 축사를 보냈다. 박희천 목사는 "오 목사가 과거 수년간 당한 일이, 우선 보기에는 해가 되는 일 같았지만 지금 보니 모두 감사의 조건이 되었다. 앞으로 한평생 살아가는 동안 오 목사에게 해 같아 보이는 일들이 전부 감사의 조건으로 바뀌기를 바란다"고 했다.

특히 2013년 오정현 목사 박사 학위 논문 표절이 드러났을 때 사임을 권고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동원 목사는 "목사 위임과 새로운 헌신은 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지만, 한국교회 앞에 덕을 세우고 사랑의교회 새로운 미래를 위해 오정현 목사가 결단했다. 곁에서 함께 지켜보며 아파했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모두 가슴을 펴고 새봄을 맞았으면 좋겠다. 이제 오정현 목사를 중심으로 사랑의교회 공동체가 한국교회 앞에 은혜의 빚을 갚으라"고 말했다.

장종현 목사는 "힘들고 어려운 고비마다 오정현 목사를 위해 노심초사 기도한 교인들, 진심으로 수고 많았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교인들은 가정과 자손만대가 들어와도 나가도 복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장합동 이승희 총회장도 영상 축사자로 예정돼 있었으나, 이 총회장 영상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 예배에는 오정현 목사의 동생 오정호 목사도 참석했다. 오정호 목사는 칼넷 이사장 자격으로 방문했다며, '새 출발, 새 역사, 새 은혜, 새 도약'이라는 글귀를 증정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위임식에는 오정현 목사의 동생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가 예고 없이 방문했다. 그는 "동생으로 온 것도 있지만 칼넷 이사장이자, 동역자로서 왔다. 제자 훈련 본산인 사랑의교회가 다시 비상하고 도약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정호 목사는 추사 김정희 휘호 대회에서 장원을 수상한 교인이 썼다며 '새 출발, 새 역사, 새 은혜, 새 도약'이라는 글귀를 형에게 증정했다.

교인들 "영적 집현전 이뤄 동역하겠다"
"치리에 복종" 서약, 청년 1000명 특송

교인들의 축하 순서가 이어졌다. 교인들은 오정현 목사 서약 이후 그를 돕고 치리에 복종하겠다는 내용의 교인 서약을 다 같이 했다. 또 장로·순장·권사회·대학·청년 등 각 직분 대표가 나와 오정현 목사에게 '재헌신 기념패'를 증정했다. "사랑의교회 모든 영가족들은 목자의 심정으로 영혼을 따스하게 품으시고 사랑의교회가 다시 정금같이 정련되기까지 지난한 해산의 수고를 기쁨으로 감당해 오신 오정현 목사님께 다함없는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해 드린다. (중략) 온 교우들이 한마음으로 영적인 집현전을 이루어 목사님과 함께 동역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대학·청년부 1000여 명은 본당 2층 왼쪽에 모여 앉아, '재헌신 감사 특송'을 불렀다.

사랑의교회 대학부와 청년부가 위임 예배 도중 재헌신 감사 특송을 하고 있다. 교회는 1000여 명의 청년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서약과 답사 등 자신의 순서 때마다 90도로 허리를 숙여 수차례 교인들에게 인사한 오정현 목사는 "연약한 인생을 꺾지 않으시고 불쌍히 여기셔서 이 자리까지 오게 하신 주님께 영광을 돌린다. 이제 주님이 주신 목자의 심정으로 겸손과 눈물로 교인들이 예수의 온전한 제자가 되도록 섬기겠다"고 말했다.

자신을 지지해 준 교인들에게 감사의 말도 전했다. 그는 "고난의 터널을 지나오는 동안 영적 가족으로 형제애를 보여 주시고, 영적 전쟁에서 동지적 전우애를 가지고 함께 울고 웃고 꿈꾼 모든 교인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 목사가 이 말을 할 때 회중석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교인들은 오정현 목사의 인도에 따라 '나는 찬양하리라'를 한국어와 영어로 번갈아 가며 불렀다. 교인들이 찬양을 부르는 동안 당회원들과 부교역자들이 단상으로 다 올라왔고, 이들은 다 같이 재헌신을 위한 합심 기도를 하고 예배를 마쳤다. 오정현 목사는 LED 조명이 들어오는 책자를 펴 보이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유튜브를 통한 목회를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오정현 목사가 예배를 마칠 무렵 램프 모양의 책자를 교인들에게 보이고 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유튜브를 통한 새 패러다임의 목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