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5·18민주화운동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고만호 목사(여수은파교회)가 사과 입장문을 발표했다. 고 목사는 3월 24일 교회 주보를 통해 "오월 단체와 기독교교회협의회(NCC)가 반발하고 있는 것에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목회자로서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고 목사는 2월 24일 3·1운동 100주년 감사 예배 설교에서 "5·18은 민주화 운동이긴 하지만 끔찍한 폭력이 있었다. 자랑할 게 못 된다"고 했다. 시민군이 교도소를 습격했다는 '가짜 뉴스'도 퍼뜨렸다. 이에 반발한 5·18 단체들과 광주·전남NCC는 3월 21일 고 목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논란이 일자 고만호 목사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5·18 민주화 운동 때 폭력이 있었다는 것을 말한 것은 3·1 운동이 비폭력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당시 (나도) 현장에 있었고, 동기의 희생을 가슴 아파했던 한 사람으로서 어떤 왜곡이나 폄훼할 의도는 추호도 없다"고 했다. 또 "당시 무성했던 소문을 사실인 것처럼 교도소 습격이 있었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실수였음을 인정하며 바로잡고자 한다"고 했다.

5·18 단체들과 광주·전남NCC가 강하게 반발한 이유는 고 목사가 5·18을 폭력으로 인식한 데 있다. 계엄군의 무력 진압에 대한 설명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5·18 당시 끔찍한 폭력이 있었다"고만 했기 때문이다.

고만호 목사는 사과 입장문에서 5·18 단체들을 자극한 '폭력'에 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기자는 3월 25일 고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그 이유를 물어봤다.

고 목사는 "지금 <뉴스앤조이> 때문에 상당히 마음이 불편하다. 내가 언제 '5·18은 폭력이다'고 말했나. '폭력이 있었다'고 했다. 나는 5·18을 폭력으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떤 차이가 있느냐고 묻자, 고 목사는 "계엄군이 행한 것은 만행이고, 시민군도 마찬가지로 폭력이 있었다"고 했다.

고 목사는 "(<뉴스앤조이>가) 목사를 명예 살인하려 하고, 교회를 함부로 해치려 하면 되겠는가. 예수 이름 팔아먹으며 함부로 해치면 안 된다"고 했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

지난 2월 24일 3·1 운동 100주년 기념 예배 때 설교 말씀에서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발언에 대해 오월 단체와 기독교교회협의회(NCC)가 반발하고 있는 것에 심심한 사의를 표하는 바이다.

본인은 여수은파교회 목회자로서 이날 '제사장 나라가 되리라'라는 주제의 설교를 했다. 이 과정에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는 3·1 운동 100주년 기념 예배인 만큼 3·1 운동을 강조하려다 표현된 말이었다는 것으로 이해해 주길 당부드린다.

이날 설교 중에 5·18 민주화 운동 때 폭력이 있었다는 것을 말한 것은 3·1 운동이 비폭력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지 당시 현장에 있었고, 동기의 희생을 가슴 아파했던 한 사람으로서 어떤 왜곡이나 폄훼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음을 밝힌다.

특히 살이 찢어져 나가는 아픔을 당하면서도 자신을 온전히 희생함으로 세상을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정신을 강조하려는 과정에서 언급한 것이지 목회자로서 정치적 의도나 그 어떤 목적에서 발언한 것이 아님을 재차 밝히는 바이며, 최초 논란을 일으켰던 교인도 오해였다고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무성했던 소문을 사실인 것처럼 교도소 습격이 있었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실수였음을 인정하며 바로잡고자 한다.

이에 대해 오월 단체 등의 회원님들께서 마음에 상처를 받으셨다면 목회자로서 겸손하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정중히 사과드린다.

아울러 더 이상 NCC가 불편한 마음이 있거나 5·18 관련 단체들의 가슴에 아픔을 자극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하나님의 종으로서 양심에 따라 5·18 민주화 운동 정신 계승에 전력해 나갈 것을 천명한다.

2019년 3월 23일 
여수은파교회 고만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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