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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대에 선 사랑의교회③] 마지막 카드 '종교의자유 탄압'

보수 교계 "한국교회에 대한 도전"…전문가들 "기득권 잃을까 의도적으로 만든 프레임"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9.03.20  18: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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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사랑의교회는 중요한 대법원 판결 두 개를 기다리고 있다. 하나는 오정현 목사의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목사 자격을 결정하는 '위임 결의 무효 확인소송'이고, 또 하나는 사랑의교회 서초 예배당의 운명을 결정할 '도로점용 허가 처분 무효 확인소송'이다.

공교롭게도 두 재판 모두 1심과 2심에서 교회가 승소했지만, 대법원이 판결을 뒤집고 파기환송하면서 교회에 불리한 양상으로 귀결되고 있다. 파기환송심에서 교회는 모두 패소했다. 대법원 최종 판단만 앞두고 있는데, 판결이 또다시 뒤집힐 확률은 매우 낮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뉴스앤조이>는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오정현 목사 학력 의혹과 사랑의교회 서초 예배당 건축 논란을 정리했다. 더불어 최근 사랑의교회가 들고나온 '종교의자유' 탄압이라는 주장이 타당한 것인지 살핀다. - 편집자 주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법원이 오정현 목사의 사랑의교회 위임은 무효라고 판결하자, 사랑의교회를 비롯한 보수 교계는 '종교의자유 침해' 프레임을 펼쳤다. 세속 법원이 성직자 자격을 따지는 것은 공산당도 하지 않는 짓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최근에는 국가인권위원회를 규탄하는 반동성애 진영과 손잡는 모습도 보여 줬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종교의자유'라는 단어는 지난해 4월 대법원 판결 이후, 즉 처음으로 교회가 패소한 이후 등장했다.

"본 교단(예장합동)에서 목회하는 목사의 자격은 본 교단의 노회가 결정하고, 그에 관한 이견은 총회에서 최종적으로 판단하며, 이는 헌법상 종교의자유로서 보장되고 있다. 그러므로 법원이 최종적인 결정권을 존중하지 아니한 채 목사의 자격을 개별적으로 심사하여 판단하는 것은 세상 법의 원리와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독교 교단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선례가 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2018년 5월 21일 사랑의교회 교역자)

동서울노회는 1월 17일 사랑의교회에서 '종교의자유 수호를 위한 기도회'를 열고, 오정현 목사를 예장합동 목사가 아니라고 판결한 법원을 규탄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다소 조심스럽던 어조는 12월 고등법원 파기환송심 이후 급변했다. '공산당', '일제 탄압', '독선', '종교 기본권의 파괴자', '한국교회 전체에 대한 도전' 같은 단어가 나왔다. 사랑의교회가 성명을 내놓자, 보수 교계 단체들도 지원사격했다.

"이번 판결은 헌법상 종교의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한 판결이며, 아울러 대법원이 유지해 온 판례와도 배치되어 매우 유감스러운 판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2018년 12월 5일, 사랑의교회 당회)

"상식에도 맞지 않는 것이고, 종교를 파괴할 목적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적어도 법원이 국민의 기본권인 '종교의자유'에 대한 존중의 마음이 있다면, 이런 식으로 기독교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 이는 사랑의교회 하나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에 대한 도전이자, 탄압이 될 수 있다." (2018년 12월 7일, 한국교회언론회)

"장로교 500년 전통과 관례 그리고 노회 행정 실무와 또 노회와 총회와 결의와 사실관계를 완전히 배제한 독선적인 결정" (2019년 1월 17일, 동서울노회 '종교의자유 수호를 위한 기도회' 성명)

"교단에서 합법적으로 목사로 인정한 자를 일제 탄압에서도 한국전쟁 때에도 그리고 군사정권하에서도 목사가 아니라고 부정한 일은 없었다" (2019년 1월 21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증경총회장단)

오정현 목사는 1월 28일, 대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법원 판결이 종교의자유를 위배한다고 했다. 사실상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조치를 하는 것이다.

"종교의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공산당조차도 종교 활동을 탄압할지언정, 성직자 자격을 공산당이 판단하거나 목사 자격을 인정하는 행위는 전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종교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법원이 교단의 자율권을 무시하고 목사 자격을 적극적으로 심사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기본권의 수호자인 법원이 오히려 종교 기본권의 파괴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2019년 1월 28일, 오정현 목사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서)

"사법부는 헌법에 보장된 '정교분리 원칙'에서 이탈한 위임 목사 결의 무효 등과 같은 편향적 판결이 한국교회 전체의 근간을 흔들고 국민 화합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교회의 독립적 고유 권한인 성직자 임명 등 교회 내부의 제문제에 대한 부당한 법률적 침해를 시정하고 종교의 공익과 자유를 즉각 보장하라." (2019년 3월 7일, '종교의 공익성과 자유' 포럼 결의문)

이론적 토대 만들어 주는 서헌제 교수
"법은 제단에 들어올 수 없다
종교 관련 판례, 기각·각하가 원칙"
교단 통합 무효, 감독회장 당선 무효 등
개입 사례도 많아

한국교회법학회 회장 서헌제 교수는, 사랑의교회 판결이 "법은 제단에 들어올 수 없다"는 법언을 위배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대법원이 목사 재안수를 주장하는 것은 신성모독이라고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종교의자유 탄압 프레임의 이론적 토대를 깔아 주는 이가 있다. 한국교회법학회 회장 서헌제 교수(중앙대 은퇴)다. 서 교수는 올해 1월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종교의자유 수호 기도회'와 3월 열린 '종교의 공익성과 자유 포럼'에 등장했다.

서헌제 교수는 "법은 제단에 들어올 수 없다"는 법언法諺을 들었다. 그는 "법원은 교리 문제나 종교 예식, 권징 재판과 같이 교회 고유 영역에는 간섭할 수 없고, 이러한 소송이 제기되더라도 각하 또는 기각하는 것이 원칙인데, 대법원은 이러한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신성모독'이라는 말도 나왔다. 서헌제 교수는 "목사 안수는 사람의 의지가 아닌 전적인 하나님의 부르심과 기름부음에 의한 세우심인데 일반편입 과정에 편입학했다고 해서 다시 안수를 받으라는 것은 법원이 기독교 교리에 정면 도전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3월 7일 '종교의 공익성과 자유' 포럼에 참석한 교인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사랑의교회 사건뿐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의 숭실대·한동대 권고 규탄, 학생 인권 조례 제정 반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등 반동성애 진영이 내세우는 주장도 함께 외쳤다. 이날 포럼에는 사랑의교회 교인이 다수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서헌제 교수 말처럼, 목회자·교인 지위의 유·무효를 확인해 달라는 소송 중 상당수는 원고 청구가 기각되거나 각하된다. <뉴스앤조이>가 이와 관련한 판례 40여 건을 확인해 본 결과, 80% 이상이 기각 또는 각하 처리됐다.

종교 단체 문제는 개입을 최대한 자제한다는 2006년과 2014년 대법원 판례가 많이 인용됐다. 2006년 판례는 "교회 안에서 개인이 누리는 지위에 영향을 미칠 각종 결의나 처분이 당연 무효라고 판단하려면 (중략) 그러한 하자가 매우 중대하여 이를 그대로 둘 경우 현저히 정의 관념에 반하는 경우라야 한다"라고 판시했다. 2014년에는 "일반 국민으로서의 권리 의무나 법률관계와 관련된 분쟁에 관한 것이 아닌 이상, 교단의 종교적 자율권 보장을 위하여 교단의 내부관계에 관한 사항은 원칙적으로 법원에 의한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사법부가 적극 개입해 목사나 교인 지위가 무효라고 판결하는 사례도 있다. 최근만 보더라도, 기독교대한감리회 전명구 감독회장 당선 무효와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예장대신)과 백석(예장백석) 교단 통합 무효 판결이 있었다.

법원은 절차상 하자를 문제 삼았다. 이는 일반 민간단체에서의 절차적 하자와 다를 바 없었다. 감독회장 선거는 서울남연회 선거권자 선출이 잘못돼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판결 이유였다. 예장백석-대신 통합 총회는 의결 당시 투표자가 의사정족수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 이유였다.

오정현 목사 위임 무효 판결도 절차상 문제 때문이다. 법원은 오 목사의 됨됨이를 판단한 게 아니다. 사법부는 종교 단체가 자체적으로 정해 놓은 목사 자격을 문제 삼지 않았다. 그 자격을 취득하는 절차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제동을 걸게 된 것이다.

현직 로스쿨 교수들
"목사 자격 판단한 게 아닌
절차상 하자 지적한 것
종교의자유와 무관한 문제"

전북대 로스쿨 송기춘 교수는, 사랑의교회 판결은 정의 관념에 반할 만큼 하자가 컸기에 대법원이 개입한 것이라고 봤다. 뉴스앤조이 경소영

법률 전문가들은 사랑의교회 사건 역시 목사 자격을 법원이 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일반 사건처럼 절차상 하자 여부를 본 것이라고 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서울대 로스쿨 A 교수는 <뉴스앤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이 종교의자유를 침해한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자신도 개신교인이라고 밝힌 A 교수는 "기본 절차를 어겼다든지 사실오인을 하도록 문제가 될 만한 행위를 한 경우는 종교의자유와 관계없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판례보다도 법원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본다. 법원이 모든 교회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종교 단체 내부의 자율성 및 종교의자유는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사실에 관한 다툼은 일반적 재판과 다를 것이 없다. 이 사건은 오정현 목사가 정식 절차를 제대로 밟았는지에 대한 사실문제이기에 당연히 법원이 판단할 수 있다"고 봤다.

전북대 로스쿨 송기춘 교수는 사랑의교회 사건이 "절차상 하자가 커서 그대로 둘 경우 정의 관념에 현저히 반하기 때문에 그렇게 판결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종교 단체 내부에서 목사 자격을 정한다거나, 청빙하는 절차 문제는 종교의자유 문제가 맞다. 국가의 관여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헌법 취지이고 정교분리 원칙이라는 사랑의교회 주장이 맞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대법원이 그렇게까지 판단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절차의 하자가 커서 정의 관념에 현저히 반하는 부분은 결국 관여할 수밖에 없다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판단이다. 아주 예외적인 부분에 한정해 개입한다는 취지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까지 종교의자유에 반한다고 할 수 있을까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판결로 목사 자격을 따지는 소송이 물밀듯 제기될 것으로 보이는지 물었다. 송기춘 교수는 "앞으로도 사건 대부분은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고 각하 판결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우려하는 것은 확대해석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인의 자격 문제나, 종교 단체 안에서 이뤄지는 수많은 문제는 기본적으로 법적 판단의 대상, 소송의 대상이 아니어서 각하할 가능성이 크다. 사랑의교회의 경우는 사건이 지니는 하자의 중대성, 즉 '정의 관념에 현저히 반한다'는 취지의 판결이기 때문에, 판례가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송기춘 교수는 "종교의자유 자체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이것을 이데올로기로 이용하고 탄압받는다는 전선을 만드는 것은, 그동안 누려 왔던 기득권적 지위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데 대한 위험 때문에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는 프레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종교적 비리와 부패 문제는 그 사회의 모든 구성원의 문제가 된다. 사랑의교회와 한국교회가 이번 사건을 종교 내부 문제로만 인식하지 말고, 진지하게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희송 대표는 사랑의교회가 이번 오정현 목사의 자격 논란을 계기로, 사회적 비판에 대해 진지하게 돌아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경소영

양희송 대표(청어람ARMC)는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랑의교회 사건은 국가가 종교에 부당하게 개입한 게 아니라 교단이 정한 최소한의 원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국가가 이유 없이 종교의자유를 침해했다면 개신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인이 저항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사랑의교회 문제는 법원이 목사 자격을 판단한 것이 아닌, 교단이 규정한 절차·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현 목사를 위해 교단이 뒤늦게 절차를 다시 만든 것에 대해서는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오 목사와 사랑의교회를 위해 교단 전체가 움직인 것은 전형적인 '위인설관'爲人設官(사람을 위해 일부러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교계 내에서 오 목사의 불투명한 이력을 비판해 왔던 목소리를 받아들였다면, 이런 일까지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극우적 메시지를 양산하는 반동성애 진영과 '종교의자유 수호'를 기치로 손잡은 데 대해서는 "동기가 불순하다"고 말했다. 양희송 대표는 "자신의 약점을 덮기 위해, 함께해서는 안 되는 그룹과 손을 잡고 서로의 이해관계를 챙기는 식의 연대는 지속될 수 없다. 지속해서도 안 된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이 문제를 비판적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양희송 대표는 사랑의교회가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고 법과 제도를 준수하는 태도를 보여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종교개혁을 이끈 마르틴 루터는 '교회 내 사안은 세속 법정이 관여하지 못한다', '교회 재산은 면세 혜택이다'는 관행을 전면 부정했다. 교회가 국가·사회와 공존하기 위해서는 규정된 제도와 절차 안에서 행동해야 한다. 이는 루터 이래로 500년간 정착된 개신교계의 상식"이라고 말했다.(계속)

사랑의교회 교인 1만 5000여 명은 3월 10일 공동의회에서 오정현 목사 위임 청원에 96.4%의 지지를 보냈다. 교회는 법원 판결을 규탄하며 똘똘 뭉쳐 오정현 목사와 함께 계속 사역을 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월 14일 특별새벽기도회 모습. 뉴스앤조이 최승현

[심판대에 선 사랑의교회①] Mysterious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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