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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 복음주의 단체 조사에 이정훈 교수 참여

청어람ARMC 조사 담당…자격, 이념 편향, 공정성 의문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9.03.19  19: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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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 신학부가 이정훈 교수에게 청어람ARMC 조사를 맡겼다. 연구위원 중 유일하게 신학 전공자가 아니고, 평소 강연 내용과 활동이 우편향되었다는 점에서 내부에서도 우려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복음주의권 단체 사상 조사'를 진행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이승희 총회장) 신학부가 작년 12월, 청어람ARMC(양희송 대표) 연구자로 이정훈 교수(울산대·엘정책연구원)를 선정했다.

이정훈 교수는 평소 좌파가 교회와 국가를 해체하려 한다는 식의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펼쳐, 가짜 뉴스 유포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사람이다. 본래 군법사였던 그는 회심 후 개신교로 전향해, 보수 개신교인들로부터 '현대판 바울'로 불리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집회도 자주 다니며 주로 강연을 통해 '좌파 세력의 위험성'을 주장하고 있다.

올해 1월 31일에는 일본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제징용에 나선 일본 기업을 두둔하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정훈 교수는 미쓰비시중공업과 신일철주금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에 "판사가 국민의 존경을 받고자 하거나 정권에 복종한 결과"라고 했다. 또 양승태 대법원장 구속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은) 판사라도 정권의 의향을 헤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신학부가 임명한 위원들을 보면, 유일하게 이정훈 교수만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다. 임종구 목사(푸른초장교회·대신대 교수)에게 교회개혁실천연대를, 신종철 목사(예광교회·아신대 교수)에게 좋은교사운동을, 김성수 목사(공덕중앙교회·전북신학교 교수)에게 성서한국을, 이국진 목사(예수비전교회)에게 <복음과상황>을, 이영식 교수(총신대)에게 기독연구원느헤미야 조사를 맡겼다. 이 교수를 제외한 5명은 신학교 교수이거나 신학 전공 후 목회를 하고 있다.

게다가 이정훈 교수는 자신이 연구해야 할 청어람ARMC 양희송 대표를 겨냥한 글을 쓰기도 했다. 지난 1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복음의 공공성> 김근주 목사와 정의의 화신 양희송 님이 조용하다. 공공성 전문가답게 손혜원의 권력형 비리 사건을 목포를 위한 공공투자로 생각하시나 보다"라며 비꼬았다.

이정훈 교수는 올 1월, 양희송 대표를 비꼬는 글을 쓰기도 했다. 페이스북 갈무리

자격과 이념 편향 논란이 있는 사람을 연구위원으로 선정한 데 대해, 신학부장 서창수 목사는 3월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분도 나름대로는 (신학) 공부를 했고, 영국 가서도 역사적 부분을 연구했다. 이쪽도 저쪽도 한번 이야기를 들어 봐야 한다. 이정훈 교수 같은 분들의 이야기도 들어 보고, 우리가 몰랐던 게 무엇이 있는지 성찰하는 기회가 필요하다"며 "완벽한 결과를 기대하지는 않더라도 의견을 듣고 좋은 것은 채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정훈 교수 선정에 대해 신학부 모임에서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위원 A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연구에 참여하는 다른 교수들 사이에서도 '이정훈 교수는 전공자가 아니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었다. 그분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있는 게 사실이지 않나. 이견이 있었던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연구위원 B 목사도 이정훈 교수 선정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 교수는 늘 좌파 단체들이 기독교를 분쇄하려는 식으로 보는데, 이것이 우려된다는 발언이 지난 모임 때 나왔다. 연구 대상 단체들은 패러 처치 무브먼트를 지향하는 단체들이니 적대적으로 볼 게 아니라 상생해야 할 대상이라며, 우회적으로 이 교수를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B 목사는 "예장합동 교단 정서가 이정훈 교수에게 동조하는 분위기다. 밖에서는 이 교수 선정이 이해되지 않을 수 있지만, 교단 분위기로 보면 (신학부가) 아마 최우선으로 그분을 선정하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 신학부원들도 상당히 (이정훈 교수에게) 동조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사 단체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을지 말지는 연구위원 재량이다. A 목사는 "연구 방법 등은 신학부가 연구위원들에게 완전히 위임했다. 오해받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예장합동은 지난해 103회 총회에서 청어람ARMC를 비롯한 복음주의 단체 6곳을 조사하게 해 달라고 청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양희송 대표는 이정훈 교수가 청어람ARMC를 조사한다는 사실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정훈 교수는 사회적 논란이 되는 발언을 많이 하고 있다. 객관성·공정성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조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예장합동 교단이 청어람ARMC에 조사를 통지한 적도 없으며, 이정훈 교수에게서도 자료 요청 등 아무런 연락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예장합동 총회에서 조사하겠다고 결의한 이후, 교단 차원에서 단체들에 공식적으로 아무런 연락을 한 게 없다. 우리가 선정 절차에 대해 질의한 것에도 답변이 없다. 일방적인 조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학부장 서창수 목사는 기자에게 연구 결과를 예단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는 "결과를 봐야 어떻게 신학적 입장을 정할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이르면 4월 말, 늦어도 5월 안에는 나올 전망이다. 보고서가 나오면 신학부 임원들은 이를 총회에 보고할지 말지 결정한다. B 목사는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큰 문제가 없다면 책자로 만들어 총회 때 전국 교회에 배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이정훈 교수의 입장을 들으려 했으나, 그는 19일 이스라엘로 출국해 연결이 되지 않았다. 엘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이 교수가 예장합동 신학부 연구위원으로 선정됐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며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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