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로우크릭교회 설립자 빌 하이벨스 목사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믿을 만한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 출처 플리커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미국 윌로우크릭교회(Willow Creek Community Church) 설립자 빌 하이벨스(Bill Hybels)의 성폭력 의혹은 "믿을 만한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8월, 빌 하이벨스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결성한 독립자문그룹(IAG·Independant Advisory Group)은 6개월간의 조사를 마치고 결과를 발표했다.

탄탄한 교회 성장 프로그램으로 초대형 교회를 일군 빌 하이벨스 목사는 지난해 4월 미국 <시카고트리뷴>의 성폭력 의혹 보도 이후 조기 은퇴를 발표했다. 하지만 은퇴 후에도 의혹은 가라앉지 않았다. 은퇴 4개월 후, <뉴욕타임스>는 과거 빌 하이벨스에게 수차례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 보도로 교회를 공동으로 이끌던 후임 목사 두 명과 장로회는 전원 사퇴했다.

혼란이 가중되자 윌로우크릭교회와 윌로우크릭협회(WCA)는 두 기관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사람들로 조사위원회(IAG)를 구성했다. 전미복음주의협회 회장, 웨슬리신학교 학장 등이 포함된 위원회는 지난해 8월부터 총 7차례 만나 다각도로 조사를 진행했으며 2월 말 교회에 결과를 전달했다.

IAG는 △빌 하이벨스 성폭력 의혹 △윌로우크릭교회·WCA 직장 문화 △두 기관이 시정할 부분으로 나누어 보고서를 작성했다.

많은 이에게 충격을 안겨 준 빌 하이벨스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IAG는, 성폭력 피해자들과 문제를 제기하고 떠난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빌 하이벨스도 직접 만났다. IAG는 "어떤 한 명의 고발과 증언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라 여러 증언의 내용과 맥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내린 결과"라고 밝혔다.

IAG는 조사 결과, 빌 하이벨스가 가한 성폭력이 여러 종류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언어 희롱도 있었고, 정도가 심한 성폭력도 있었다고 했다. 여러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 역시 사실이며 IAG가 조사한 것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IAG는 빌 하이벨스의 성폭력이 특정 기간에만 발생한 것이 아닌 재임 기간 전체에 걸쳐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윌로우크릭교회와 WCA에서 빌 하이벨스가 절대적인 위치에 있었다는 점도 지적 대상이었다. IAG는 빌 하이벨스가 교회와 WCA 설립자로 존경받는 것은 좋으나 동시에 그의 행동을 견제할 만한 기구가 없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IAG는 하이벨스가 직원들을 권위적으로 대했으며,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언어 학대가 심했다고 했다.

IAG는 언론의 성폭력 의혹 보도 이후 교회의 미숙한 대응이 분열을 자초했다고 평했다. 당시 빌 하이벨스는 교인들 앞에서 사임을 발표하면서 "나를 향한 혐의는 거짓이다. 나는 내가 하지 않은 일로 고발당했다"고 밝혔다. 당시 장로회 역시 "이미 교회가 조사했으나 명확한 증거를 얻지 못했다"며 하이벨스 편을 들었다. IAG는 교회가 초기에 명확하게 입장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인 사이에 의견이 나뉘고 분열이 지속된 것이라고 했다.

IAG는 빌 하이벨스가 교회와 WCA가 아닌 외부 기관에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또 교회를 은퇴하면서 지원받은 돈이 있다면 그것을 다시 교회와 WCA에 돌려줘야 한다고 했다. 두 기관에는 피해자들의 상담과 치료를 지원하라고 주문했다. 앞으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매뉴얼을 강화하고 재직자들의 부도덕한 행동을 신고할 수 있도록 제3의 기관 운영을 제안했다.

윌로우크릭교회는 6개월간의 조사를 전면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장로회는 2월 28일 조사 결과 공개와 함께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는 과거의 일을 바꿀 수 없지만, 그 일들을 슬퍼하고 용서를 구하며 치유와 화해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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