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에서 대형 교회로 분류되는 온양신광교회가 세습을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로드뷰 갈무리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충남 아산시 온양신광교회(이두영 목사)는 2013년 4월 교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두영 목사의 세 아들이 온양신광교회에서 동시에 목사 안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CBS, CTS, <국민일보> 등은 이 흔치 않은 광경을 일제히 보도했다.

세 아들이 동시에 목사 안수를 받다 보니, 누군가는 교회를 물려받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당시 온양신광교회 부교역자였던 둘째 아들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교회가 크든 작든 대물림하거나 이어 받는 건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버님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확고히 생각하고 계시다"며 세습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온양신광교회는 결국 세습 대열에 합류했다. 당회는 이 목사의 첫째 아들을 후임으로 선정했고, 지난해 12월 공동의회에서 안건이 통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들 목사는 이두영 목사가 물러나는 2020년 취임할 예정이다.

이두영 목사는 전적으로 교인들 뜻이라고 말했다. 시무장로 14명이 만장일치로 첫째 아들을 추대했고, 공동의회에서도 무난히 통과됐다고 했다. 이 목사는 3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장로님들이 설교 한 편, 이력서 한 통 보고 어떻게 후임을 뽑느냐고 말하더라. 엉뚱한 사람 데려오지 말고, 잘 알고 계속 지켜봐 온 목사를 세우는 게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이OO 목사(아들)가 청빙된 것"이라고 말했다.

온양신광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이주훈 총회장) 소속으로, 예장백석대신에는 세습금지법이 없다. 이두영 목사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명성교회(김하나 목사)처럼 교단법을 어기지도 않았고,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후임자를 뽑았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지역에 큰 감리교회가 있는데 세습 문제로 교회가 두세 쪽으로 갈라졌다. 순리대로 해야 하는데 무리하게 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우리 교회는 하자가 전혀 없다. 교인들도 후임 목사를 많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두영 목사는 한국교회와 사회가 세습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세습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며 장단이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교인들이 생판 모르는 사람 데려오는 것보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해 온 아들 목사를 세우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서울) 천호동 광성교회처럼 후임자 잘못 세웠다가 안 된 교회들도 있다. (세습은) 상황에 따라 괜찮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회 일에 관심을 가져 줘서 고맙다는 이 목사는 떳떳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맨땅에 헤딩하듯 목회해 왔고 하나님 은혜로 이만큼 성장했다. 46년 목회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 없이 살았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후임자로 선정된 이 목사의 첫째 아들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를 이어 하는 것 맞다. <뉴스앤조이>와는 할 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온양신광교회는 32년 전 이두영 목사가 부임하면서 성장했다. 출석 교인은 500명이 넘고, 예배당 부지는 2200평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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