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종교계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개신교 대표로 교회협 이홍정 총무(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참석했다. 사진 출처 청와대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청와대는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종교계 대표자들로 구성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를 2월 18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1965년 출범한 KCRP는 '이웃 종교 간의 교류와 협력', '남북 평화'를 추구한다. 현재 개신교·천주교·불교 등 7개 종단이 참여하고 있으며, 개신교 대표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이홍정 총무)가 들어가 있다.

이날 청와대는 "7대 종단 지도자들은 3·1 운동으로 희생된 선열을 기리기 위해 3월 1일 정오에 교회와 성당, 사찰, 교당, 향교 등 각 종단별 종교 시설에서 3분간 타종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간담회였지만,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이 자신 역시 초청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 목사는 18일 한기총 회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저는 오늘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관하는 7대 종단 지도자 모임을 단호히 거부했다. 정부가 3·1절 집회를 통해 이승만 대통령이 1948년 8월 15일 건국한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3·1절 역사를 왜곡하는 행사를 시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정부가 3·1절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드디어 문재인 대통령 속에 감춰 있던 정체가 드러났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해 왔던 3·1절 집회를 못 하게 하려고 광화문광장과 시청 앞을 정부가 쓴다는 명목하에 장소를 불허하고 있다. 일부 몇몇 목회자가 정부 측 협박에 못 이겨 문재인을 찬양하는 기독교 행사를 하려 한다.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전광훈 목사는 청와대 '초청'을 거부했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청와대는 한기총을 초청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초청 대상은 3·1 운동 100주년 행사를 기념하는 KCRP 회원만 해당했다. 한기총은 KCRP가 아닌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에 속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청와대가 모르는 다른 쪽에서 전화를 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했다.

정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전광훈 목사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를 남겼지만 닿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한기총 측은 중간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표회장이 개인적으로 초청 연락을 받았을 수는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청와대의) 공식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 박근혜 정부 때는 KCRP가 아닌 종지협이 주로 초청을 받았다. 정황상 이번에도 한기총이 초청받은 줄 알았던 사람이 많았던 같다"고 했다.

종지협은 종교계 화합과 연합 활동 활성화를 목적으로 1997년 설립했다. 회원 종단은 7개로 KCRP와 동일하나 개신교 대표로 한기총이 참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광훈 목사는 뒤늦게 입장을 밝혀 왔다. 전 목사는 3월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전에 청와대로부터 올 것이냐는 질의를 받았다. 오면 (정식으로) 초청한다고 했는데, 나는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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