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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지질학의 만남

<성경, 바위, 시간>(IVP) 송인규 교수 서평①

송인규   기사승인 2019.02.11  14: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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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한국 그리스도인 다수는 노아의홍수를 역사적 사건으로 확고히 인정한다. 더욱이 창 6~8장 내용을 읽으며 그 홍수가 지구 전체의 사정에 영향을 미치는 엄청난 규모의 대격변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반면 지구의 형성이나 지질학적 현상에 대한 과학적 정보에 접하면 다소 생소하고 이질적인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러면서 성경을 믿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지구의 형편과 관련해 마땅히 노아 홍수 중심의 초자연적이고 격변적인 역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기 마련이다.

언젠가부터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다른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스도인 중에는 주류 지질학의 견해와 이론을 거의 그대로 수용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결코 '자유주의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아닌 것은, 보수적 성경관을 견지하는 가운데 노아의홍수 또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은 지구의 형성과 지질학적 현상에 있어서 현행 지질학의 주된 가르침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두 견해는 지구의 형성에 소요된 시간을 놓고 극과 극을 달린다. 한쪽에서는 지구의 연대를 6000년에서 1만 년 정도로 잡는 데 비해(젊은 지구론), 다른 쪽에서는 주류 지질학의 이론을 좇아 지구가 46억 년의 나이를 먹은 것(오랜 지구론)으로 간주한다. 전자는 후자의 오랜 지구론이 기독교 신앙을 과학계의 세속적이고 무신론적인 풍조에 갖다 바친 것으로 여겨 질타를 쉬지 않는다. 대개 여기까지가 한국교회의 많은 그리스도인이 가지고 있는 통념이다.

<성경, 바위, 시간> 등장 배경

바로 우리의 이러한 신앙 인식적 현장에 난데없이 번역서 한 권이 쿵, 하고 뛰쳐 들어왔다. <성경, 바위, 시간>(IVP). 이름하여 '성바시'다. 이 책이 우리에게는 뜬금없게 여겨지지만, 저자(들)가 살고 활동하던 시기 및 기독교적 환경을 일별하든지 저자(들)의 저술 내력을 살펴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성바시의 사상적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대를 관통하는 투시경을 쓰고서 성바시에 교묘히 부착돼 있는 과거와의 연줄을 짚어 내야 한다. 이 연줄에는 두 갈래가 얽혀 있다.

<성경, 바위, 시간 - 지질학적 증거에 기반한 지구 연대 논쟁> / 데이비스 영, 랠프 스티얼리 지음 / 김의식 옮김 / IVP 펴냄 / 720쪽 / 3만 5000원. 사진 출처 IVP

첫째, 저자가 그리스도인 지도자로 막 발돋움하던 시기의 미국 기독교적 상황이 그 연줄이다. 때는 1960년대 초이다. 당시 미국의 복음주의계는 구약학자 휘트콤(John C. Whitcomb, 1924~)과 수력공학자 모리스(Henry M. Morris, 1918~2006)의 공동 저술인 <창세기 대홍수>(1961년 출간; 한국어 번역판 1985년)로 떠들썩했다. 이 책의 요지인즉 (i)지구의 연대는 약 6000년이고, (ii)노아의홍수는 전 지구를 뒤엎는 대격변이며, (iii)오늘날 지질학적 현상은 대부분 노아의홍수가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 이후 홍수지질학은 북미의 복음주의자들 사이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복음주의 지도자들 다수는 헨리 모리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우선, 신학자들 견해를 보더라도 창세기 1장의 '날'을 꼭 24시간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었다. 비록 24시간 해석이 상식적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보수적 입장의 해석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복음주의 입장의 과학자들(지질학자들 포함)은 지질학적 이유로 홍수지질학 이론에 동의하기가 힘들었다. 지질학 이론은 거의 3세기에 걸친 발견과 노력 끝에 여러 결정적 증거들과 추론을 바탕으로 수립된 학문이다. 이것을 몽땅 뒤집는다는 것은 자연에 나타난 하나님의 손길을 부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느꼈다. 특히 모리스의 이론이 실상 안식교 계통의 자칭 지질학 전문가 프라이스(George M. Price, 1870~1963)가 수립한 홍수지질학의 부활임이 밝혀지면서, 젊은 지구론은 학계로부터 유사 과학(pseudo-science)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이처럼 성경적으로나 지질학적으로나 기반이 취약한 홍수지질학이건만 이 이론을 반박하고 기독교 입장에서 지구관을 제시할 책자는 거의 쓰이지 않았다. 성경(신학)과 지질학에 함께 통달한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성바시 저자는 바로 이런 필요를 채우기에 충분한 적격자였다.

둘째, 이 저술은 저자가 과거에 쓴 책자들의 종합이요 완성이라는 점에서 연줄이 발견된다. 성바시는 단기간에 쓰인 책이 아니다. 이것은 특히 두 저자 가운데 하나인 데이비스 영의 경우에 그렇다. 우선 두 저자를 먼저 소개하고 후에 영의 저술 내력을 살펴보도록 하자. 성바시의 첫째 저자 데이비스 영(Davis A. Young, 1941~)은 프린스턴대학교에서 학부(지질공학)를 거쳐(1962년),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에서 석사과정(광물학 및 암석학)을 수료했으며(1965년), 브라운대학교에서 지질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1969년). 둘째 저자 랠프 스티얼리(Ralph F. Stearley)는 미주리 대학교에서 인류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고(1975년), 유타대학교 지질학 석사를 거쳐 미시간대학교에서 지질학 및 고생물학 분야 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1990년). 둘 다 칼빈대학과 인연을 맺고 있는데, 그 대학에서 지질학을 가르쳤거나(영은 1978~2004년 은퇴 시까지), 가르치고 있다(스티얼리는 1992년 이후 지금까지).

저술 내력을 밝히려면 두 저자 가운데 데이비스 영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영은 오래전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가르친 유명한 구약학자 에드워드 영(Edward J. Young, 1907~1969)의 아들이다. 그는 대학 시절과 석사과정을 마칠 때까지도 홍수지질학의 열렬한 신봉자였지만 박사과정에 들어가면서 신념의 변화를 경험했다. 끝내는 홍수지질학의 성경적·지질학적 문제점을 밝히는 데 혼신을 기울이게 됐다. 그는 원래 아버지와 더불어 기독교 지질학 관련서를 쓰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돌연한 죽음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런 사정 가운데 혼자서 최초로 쓴 책이 <창조와 홍수: 홍수지질학 및 유신 진화에 대한 대안 Creation and the Flood: An Alternative to Flood Geology and Theistic Evolution>(1974년 Baker Book House 간행)이다. 이 책에서는 창세기 1장의 구조를 밝히고, 홍수지질학을 개괄적으로 소개한 뒤 네 가지 근거로 비판을 시도한다.

그로부터 8년 후 데이비스 영은 <기독교와 지구의 연대 Christianity and the Age of the Earth>(1982년 Zondervan Publishing House 간행)라는 책을 집필했다. 어떤 면에서 이 책자는 성바시 전신이라고 할 수 있다. 책 구조가 성바시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제1부 '교회 역사와 지구의 연대', 제2부 '과학적 고려 사항과 지구의 연대', 제3부 '철학적·변증적 고려 사항과 지구의 연대'는 각각 성바시의 1부, 3부, 4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영의 저술 내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 후에도 <성경적 홍수: 성경 외적 증거에 대한 교회의 반응 사례 연구 The Biblical Flood: A Case Study of the Church’s Response to Extrabiblical Evidence>(1995년 William B. Eerdmans Publishing Company 간행)라는 책을 썼기 때문이다. 영은 이 책자에서 성경 해석이 과학 등 성경 이외의 자료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홍수와 연관해서도 마찬가지다. 교회는 홍수에 관한 교훈을 수립할 때 초창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러 성경 외적 자료나 데이터를 참조해 왔다.

그리고 13년 후 드디어 성바시가 출간됐다(2008년 미국 IVP 간행). 성바시는 이처럼 기존 발간 도서들과의 연관성 가운데 쓰인 것이다. 저자라면 누구나 과거 자신의 저술에서 다룬 내용, 그 내용에 대한 제안이나 비평, 이후의 발전 사항 등을 항시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저술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이런 점들을 반영하고자 (혹은 배제하고자) 힘쓰게 마련이다. 성바시 역시 그 출현 배경 가운데 이러한 저술 사연을 담고 있다.(계속)

한국교회탐구센터 송인규 소장이 <성경, 바위, 시간>(IVP) 서평을 보내왔습니다. <성경, 바위, 시간> 배경, 내용, 의의로 나눠서 세 차례 게재합니다. 첫 번째 글입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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