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뉴스앤조이> 후원 교회들에 이상한 공문이 도착했습니다. 348개 대학에 소속된 3,239명의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는 '동성애동성혼합법화반대전국교수연합'(동반교연)이라는 곳에서 보냈다고 합니다. 내용이 격정적입니다. <뉴스앤조이>가 "국내 언론 가운데 동성애를 가장 옹호하며, 동성애 반대 활동에 대하여 강한 적의를 품고 온갖 악의적인 기사를 쏟아"낸다고 주장합니다. 그 근거로 "퀴어신학과 임보라 목사를 이단이라 규정하고 동성애를 반대하는 한국교회를 조롱"한다고 합니다.

틀렸습니다. 임보라 목사를 이단으로 정죄한 사람들은 타 교단 목사의 이단성을 논하면서 소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단 혹은 이단성을 결의했습니다. 객관성도 결여되고 절차적 정당성도 없었습니다. 신학적 논의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뉴스앤조이>는 이런 문제들을 지적합니다. 이런 지적을 '조롱'으로 받아들였다니 유감입니다. <뉴스앤조이>는 언론사로서 특정한 신학적 입장을 지목하여 지지하지 않습니다.

신학적 논의조차 필요 없는 사안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줄 압니다. 선교 초기부터 한국교회는 드와이트 무디(D. L. Moody)로 대표되는 미국 보수 개신교의 영향을 받았고, 이후에도 줄곧 미국 남부의 근본주의나 세대주의 신학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신학적 논의는 끊임없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동성애를 보는 신학적 관점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소위 보수적 관점만 성경적이라고 주장해서는 안 됩니다. 가령, 한국교회와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미국장로교회(PCUSA)는 무려 수십 년을 토론한 끝에 동성애를 인정했습니다. 캐나다연합교회(UCC)도 10년 이상 격렬한 토론 끝에 동성애를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지금 그들을 이단으로 정죄할 수 있을까요? 물론 교단의 결정과는 별개로 그 안에 여전히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미국장로교회나 캐나다연합교회 안에 있지만 동성애에 대해서 신학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논의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내에도 신학적 입장에 따라 동성애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양합니다. 물론 보수적 시각이 훨씬 우세하지만, 성서를 바라보는 관점을 독점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차이가 분명하더라도 논의의 자리는 열려 있어야 합니다. 상대방을 이단으로 정죄해 버리면 더 이상 아무 대화도 나눌 수 없습니다. 신학적으로 동성애를 반대할 수도 있고 찬성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대화하는 태도입니다.

최근에는 가짜 뉴스가 워낙 넘치다 보니 이를 지적하는 것이 저희의 주요 업무가 되고 있습니다만, <뉴스앤조이>는 동성애를 보수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신학자들의 글도 실었습니다. 교회 내 보수 세력을 결집하려는 목적이 아닌 성서를 보는 관점이 보수적인 분들이 계시지요. 그분들은 가짜 뉴스를 동원하지 않습니다. 요즘 같아서는 그런 분들조차 이른바 반동성애 진영의 제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동반교연의 주장 중 한 가지는 맞습니다. 저희는 차별 금지를 찬성합니다. 모든 사람은 그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아서는 안 됩니다. 동성애에 대하여 신학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어도 차별에는 반대하는 분이 많습니다. 차별 금지는 신학적 입장과는 또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차별금지법을 반대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가짜 뉴스를 인용하고 활용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뉴스앤조이>는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동성애를 논할 때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모두가 창조주의 지음을 받은 인간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모든 혐오를 반대하는 것도 천부적 인권을 지지하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뉴스앤조이>는 이러한 관점으로 기사를 씁니다.

20년 후 우리 교회는 사회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까요. 가짜 뉴스를 동원하거나 생각이 다르다고 생존을 겁박하는 행태는 기독교를 사회로부터 고립시키고 결국 도태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번 동반교연의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저희를 후원하지 못하게 되는 교회도 나올 것입니다. <뉴스앤조이>도 잠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겠습니다만, 굴하지 않고 저널리즘 사역을 충실히 해 나가야 합니다. 20년 후를 생각하면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시대, 다음 세대를 위한 기독교 신앙을 고민합니다. 2000년 기독교 역사는 개혁과 변혁의 역사였습니다. 지금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고민을 멈추지 않고 함께 해 나가길 소망합니다. 

강도현 대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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