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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혐오 폭발했던 2018년, 난민과 함께한 성탄 예배

"예수는 자신을 난민과 동일시했다" 시리아·예멘 위해 기도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18.12.25  20:2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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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 작고 가난한 사람의 모습으로 온 예수를 본받아 기독교인들이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 연합 예배'를 열었다. 이들은 전쟁과 기근, 납치와 테러 등을 피해 한반도까지 찾아온 난민들을 초청해 함께 예배했다.

성탄절 연합 예배는 12월 25일 광화문광장 야외에서 열렸다. 24일부터 전국이 영하권에 들어가고 일부 지역에는 한파주의보가 발령됐지만, 기독교인 700여 명이 추위를 뚫고 예배에 참석했다. 이들은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온 예수의 삶과 정신을 묵상하며, 나라와 집을 잃고 떠도는 난민을 위해 기도했다. 한국 사회가 난민에게 보였던 적대감을 회개하고, 교회가 앞장서서 난민들을 환대하겠다고 다짐했다.

성탄 예배 참석한 예멘인·시리아인
"원해서 난민 된 사람 없어
직접 소통해서 이해해야
난민촌 사람들 기억해 달라"

기독교인 700여 명은 성탄절 연합 예배에서 예수의 삶과 정신을 묵상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난민 포비아'가 기승을 부렸다. 4월 제주도에 예멘 난민 신청자가 대거 들어오면서부터다. 인권 단체들은 난민을 수용하고 도와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지만, 예멘 난민 신청자들이 '가짜 난민'이라며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난민 수용 반대 청원이 올라왔는데, 70만 명 이상이 동의 서명을 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난민법을 제정한 나라로 '제도상' 친난민 정책을 펼치는 국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성탄절 연합 예배에 참석한 예멘 난민 이스마엘은, 직접 소통하지 않고 난민을 함부로 오해하거나 차별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예멘에서 기자로 지낸 그는 며칠 전 법무부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예멘 난민 신청자 484명 중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이스마엘을 포함해 단 2명이다.

이스마엘은 사람들에게 예멘인의 사정을 직접 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그는 예멘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 중 하나가 발생한 지역이며, 내전이 발생하는 바람에 많은 예멘인이 집과 가족, 나라를 포기하고 강제로 떠나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원해서 난민이 된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언론이 예멘 난민 신청자들 입국을 보도한 후, 온라인에서는 이들을 둘러싼 온갖 가짜 뉴스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쏟아졌다. 이스마엘은 미디어가 전달하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여러분이 예멘인들을 한 사람의 인간으로 대하며 직접 소통했으면 좋겠다. 우리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야스민(오른쪽에서 두 번째)은 한국어를 공부해 한국인들과 더 소통하고 싶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올해 5월 제주도에서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 야스민은, 법무부 최종 심사에서 난민으로 인정되지 못하고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았다. 예멘 난민 신청자 중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이는 412명이다. 이들은 국내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일할 수 있지만, 매번 담당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체류 신고를 해야 하고 각종 사회보장 혜택에서 제외된다.

야스민은 제주도에 처음 왔을 때 사람들이 자신들을 반기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유를 알고 싶어, 많은 한국인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고 했다. 대화를 통해, 난민들이 자신들끼리 공동체를 만들어 지역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는 시민들 심정을 알게 됐다고 했다.

야스민은 한국인이 가진 오해와 편견을 풀고 싶다고 했다. 그는 현재 남동생과 함께 서울에 살며, 한국어 공부와 구직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야스민은 "한국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내 생각이 무엇인지 잘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아직은 외모와 히잡 때문에 사람들이 낯설어 하고 경계하지만, 야스민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는 "한국어를 잘하게 되면 사람들과 소통도 더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한국에서 내가 원하는 일도 할 수 있을 거라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예배 도중에 구호를 외치는 시간도 있었다. "난민을 영접하라"고 외쳤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한국에서 시리아 난민을 돕고 있는 압둘 와합 사무국장(헬프시리아)도 이날 성탄절 연합 예배에 참석했다. 그는 "시리아가 지금 매우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예수가 태어난 성탄절, 따뜻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동시에 시리아도 함께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압둘 와합은 시리아 난민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그는 "난민 캠프에 있는 사람들과 매일 목숨을 잃는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줬으면 좋겠다. 이들은 절망과 굶주림 속에서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작은 지원이라도 보탰으면 좋겠다. 내일이라는 희망을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와 시리아, 예멘을 포함해 전 세계가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했다. 모든 사람이 혐오와 차별, 조건 없이 서로 사랑하는 날이 오도록 함께 소망하자고 말했다.

이문식 목사는 예수께서 자신을 나그네, 난민과 동일시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참석자들은 난민을 향한 적대의 고리가 끊어지도록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설교는 이문식 목사(광교산울교회)가 맡았다. 이 목사는 기독교인과 교회가 앞장서서 난민을 환영하고, 한국 사회에 올바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수는 자신을 나그네와 동일시했다. 가난한 자, 약한 자, 병든 자 그리고 난민과 동일시했다. 이들을 영접하는 것이 바로 예수를 영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님이 사람을 의인으로 판단하는 기준은, 그가 사회적 약자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문식 목사는 "하나님은 약한 이들과 함께하는 사람을 의인으로 대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관점에서 난민을 대하고, 그들의 고통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의 의"라고 말했다.

난민들의 이야기와 설교를 들은 참석자들은 공동 기도를 올리며 다짐했다. 

"주님, 이 적대의 고리를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끊을 수 있기를 원합니다. 난민의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온 형제, 자매들을 예수 그리스도를 대하듯 환대하고, 이들의 배고픔과 목마름을 어루만져 줄 수 있기를 원합니다. 한국 사회 내부의 모순을 난민에게 투사하고 적대시하는 일이 없도록 기도합니다. 이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생명, 평화, 사랑, 회복, 연대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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