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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에서 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악의 연대기'

[이정훈의 음모론②] 창세기부터 현대 철학까지 '패륜의 사상사' 정의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18.12.13  08: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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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가 빠른 속도로 교계에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이정훈 교수의 강연 내용을 검증합니다. 그는 좌파 세력이 동성애를 투쟁 전술로 삼아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 교수가 말하는 젠더 이데올로기가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이 교수의 논리가 얼마나 타당한지 점검하고, 마지막으로는 한국교회가 이정훈 교수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보도할 계획입니다. - 편집자 주

"우리 기독교인들이 교회와 나라를 구해야 합니다. 어리석어 죽음의 그림자를 감지하지 못하고 음란에 빠져 있는 백성들을 깨워야 합니다. 기독교인들이 일어나 잠자는 영을 깨우고 한국교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면 우리는 모두 주의 생명으로 살 수 있습니다." [<교회 해체와 젠더 이데올로기>(이정훈 지음, 킹덤북스), 232쪽]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2017년 교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정훈 교수(울산대 법학과)는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했다며 영적 각성을 호소한다. 그가 주장하는 한국교회 위기는 '젠더 이데올로기'의 확산이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기존 질서와 가치가 위협받고 가정과 교회, 나라가 공격받고 있다는 이유다. 이 교수는 8월 25일 게시된 '엘정책연구원' 유튜브 영상에서 이렇게 말한다.

"'진정한 해방을 위해서는 성 정치, 성 혁명이 이뤄져야 하는데, 사람들이 예수를 믿고 있고 교회가 박살 나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는 혁명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것이 저들의 이야기다. 우리의 적은 기독교라고 명확히 말한다. 자본주의 멸절을 어떻게 가져오느냐. 가정을 해체하고 국가를 해체하고 교회를 해체할 때, '그들'이 원하는 혁명의 본질에 도달하게 된다." (2018. 8. 25. '누가 왕인가2 기독교의 세속화, 젠더이데올로기'에서)

위에서 말하는 '그들'은 좌파 세력을 가리킨다. 보수 개신교가 지금까지 '동성애'를 성서에서 금하는 죄악 수준으로 여겨 왔다면, 이정훈 교수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동성애가 가정과 교회, 국가의 존폐를 위협하는 좌파 세력의 '투쟁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는 보수 개신교의 반동성애와 반공주의를 함께 자극하며 자신의 논리를 구축한다.

이 교수는 <교회 해체와 젠더 이데올로기>에서 "구소련의 붕괴와 동구권의 몰락, 그리고 민족 자주의 상징이었던 주체사상의 추락 이후 한국의 좌파들은 자연스럽게 '동성애'를 인권 프레임으로 전환"(29쪽)했다고 썼다. 소위 '신좌파' 세력이 자본주의를 해체하기 위한 혁명과 투쟁의 전략 전술로 동성애를 내세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 좌파 세력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거론하지 않는다.

그는 "한국교회가 바로 이 거대한 (젠더) 이데올로기의 구조를 인식해야만 이들의 공격으로부터 교회와 자본주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킬 수 있다"(29쪽)고 경고한다.

이정훈 교수는 보수 개신교의 반동성애와 반공주의를 자극하며 젠더 이데올로기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창세기 3장 뱀의 꼬드김
"하나님과 같이 되어…"
구조주의·후기구조주의·포스트모더니즘
신에 대적하는 '패륜의 사상'

이정훈 교수는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협하는 젠더 이데올로기의 시작을 창세기에서 찾는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창 3:5)." 선악과를 따 먹으면 하나님처럼 될 수 있다는 뱀의 꼬드김이 바로 젠더 이데올로기의 출발이라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하나님이 되려는 인간의 교만이, 창세기를 시작으로 구조주의·후기구조주의·포스트모더니즘 등을 거쳐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9월 3일 성북구교회연합회 '주일학교 성 가치관 교육을 위한 교사 강습회'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창세기 3장을 주목한다. 거기서 모든 게 시작했다. '하나님과 같이 되자'고 꼬드긴 놈이 누구인가. 뱀이다. 핵심은 하나님처럼 되라는 것이다. 젠더 이데올로기가 무서운 것은 아예 '내가 하나님이다'는 것을 법과 정치로 선포하는 것이다.

인간이 아무리 교만해져도 못 했던 일이 있다. 하나님을 부정하고 자신을 왕으로 여기는 등 아무리 흉악한 짓을 해도, 태어날 때 정해진 성은 못 바꿨다. 그러다 인간이 점점 교만해져 이제 어디까지 왔느냐. '젠더가 50개 이상인데 거기서 하나 고르자.' 이게 무엇이냐. 자신이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법과 정치로 세팅하는 것이 젠더 이데올로기가 만들어 내는 악의 정치, 그 자체다. 하나님을 사랑했던 지역을 황폐화하고 전 인류가 하나님을 대적하게 만드는 흐름이다."

이정훈 교수는 포이어바흐·마르크스·니체·프로이트·라이히·푸코·데리다·라캉·버틀러 등 현대 철학자들이 젠더이데올로기를 계승하고 발전시켰다며, 이 흐름을 '패륜의 사상사'라고 규정한다. 특히 대중 강연에서 여러 사상가 중 두 사람을 비중 있게 설명하는데, 19세기 독일 철학자 루트비히 포이어바흐(Ludwig Feuerbach, 1804~1872)와 정신분석학자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 1897~1957)다.

포이어바흐는 유럽 사상의 중심이 관념론에서 유물론으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활동했던 철학자다. 한때 헤겔에게 수학한 그는 헤겔 철학을 포함해 관념론의 한계를 지적하고 유물론으로 넘어간다. 무신론자였던 그는 저서 <기독교의 본질>(한길사),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한길사) 등에서 당대 기독교와 종교철학을 비판한다. 그의 사상은 이후 마르크스와 엥겔스에게 영향을 끼친다.

이정훈 교수는 포이어바흐를 창세기 3장에 나오는 뱀의 목소리를 이론화한 인물로 소개한다. 하나님이 되려는 인간의 시도가 포이어바흐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9월 16일 은혜와평강교회(이종율 목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마르크스가 나오기 전, 그를 예비한 사람이 있다. 포이어바흐다. 포이어바흐가 쓴 책 <기독교의 본질>이 있다. 인간의 소외, 고통, 본질적 아픔, 두려움. 그 원인이 무엇이냐. 네가 신의 종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왕좌를 탈환하라'가 메시지다. '신의 왕좌를 빼앗고 네가 왕좌에 앉아 왕이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그게 <기독교의 본질>이다. 그걸 바통으로 이어받아 체계화한 사람이 마르크스다."

11월 22일, 장신대 파로스 포럼에서도 비슷한 설명을 한다.

"포이어바흐도 마찬가지다. 결국은 하나님에게 왕좌를 뺏겼다는 것이다. 인간이 신의 종노릇을 자처해서 모든 게 망했다. 그러면 네가 소외감, 불안에서 탈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중략) '네가 왕좌에 앉아라.' '하나님에게 뺏기지 말아라.' 이것이 메시지다."

이 교수는 현대 철학자들의 이론을 '패륜의 사상사'로 규정한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오스트리아 출신 정신분석학자 빌헬름 라이히는 프로이트와 마르크스의 이론을 결합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신경증의 원인이 성적 만족감 결여에서 온다고 봤다. 초자아(super ego)를 통해 인간의 충동(id)을 제압해야 한다고 봤던 프로이트와 달리, 라이히는 마르크스에게서 해결법을 찾는다. 개인 치료를 진행하는 동시에 성을 억압하는 사회적 구속에서 인간을 해방해야 한다는 성 정치, 성 혁명 이론을 내놓는다.

빌헬름 라이히는 당시 낙태금지법 폐지, 결혼 및 이혼법 폐지, 청소년의 성교육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정신분석학자나 공산주의자들은 그의 이론이 급진적이라며 외면했다. '68혁명' 이후에야 청소년들의 욕망 해방이 담론으로 떠오르면서, 그의 이론이 조명받기 시작한다.

이정훈 교수는 포이어바흐가 인간이 종노릇에서 벗어나 신을 대적하게 만든 기본 사상을 제공했다면, 다음 단계 인물로 빌헬름 라이히를 든다. 그는 빌헬름 라이히가 "사적인 성 문제를 정치 문제로 다루기 시작한 선구자"라고 평한다. 그의 성 정치, 성 혁명 이론이 동성혼 합법화, 학생 인권조례 제정 등으로 좌파 세력의 정치투쟁으로 계승되고 발전했다고 주장한다.

이정훈 교수는 9월 3일 성북구교회연합회 '주일학교 성 가치관 교육을 위한 교사 강습회'에서 이렇게 말한다.

"빌헬름 라이히가 주장하는 성 정치, 성 혁명의 핵심은 어릴 때부터 성욕을 억압받는 구조에서 (사람들을) 해방하자는 것이다. 어린이 때부터 자유롭게 성을 이야기하고, 성욕과 성적 충동을 자연스럽게 분출하고 실제로 해 보고. 이런 게 인권이라고 가르치는 프레임이 나온다. 그러니까 교육 방송에서 인권 프로라며 음란 방송을 만드는 것이다. 그 원리가 여기서 나온다. (중략)

빌헬름 라이히가 말하는 노동민주주의 핵심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성적 일탈을 하라는 것이다. 그게 해방이다. 이제는 죄책감을 느끼지 말라는 것이다. 교회 장로가 사고 치고 들어오면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그 장로님을 해방해 주기 위해 '그거 죄가 아니다', '간통은 죄가 아니고 자유다', '그게 인권이다'고 말해 주는 거다. 이런 풍조를 만드는 게 빌헬름 라이히의 이론이다. 그러면서 중장년뿐 아니라 아이들까지 대상으로 삼는다."

"한국의 좌파들이 학교를 해방구로 만들어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유롭게 성적 쾌락을 탐닉하도록 하는 것을 '학생 인권'이라고 주장하는 이론적 근거도 바로 빌헬름 라이히에 기인한다. 다음 세대와 건전한 사회를 위해서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되는 퇴폐적 사상이다." (<교회 해체와 젠더 이데올로기>, 50쪽)

68혁명, 기존 질서·권위·위계에 저항
성 정치, 투쟁 현장에 등장
"음란, 정당화·일원화·체계화"
혁명 방식의 변화
"체제에 파고들어 법 개조"

성 정치, 성 혁명 이론이 마침내 정치투쟁의 중심으로 드러난 사건이 있다. 1968년 프랑스 낭테르대학 사건을 계기로 촉발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친 '68혁명'(5월 혁명)이다. 이정훈 교수는 매 강연에서 68혁명을 강조한다. 68혁명이 "기존의 권위와 근대적 위계에 대한 저항과 이데올로기 투쟁"이었고, "프로테스탄티즘의 영향으로 형성된 서구적 근대성을 해체"한 사건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68혁명이 하나님을 대적하는 문화혁명이었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는 9월 16일 은혜와평강교회에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문화혁명이 종교개혁 전통에 빛나는 나라들을 쓰러뜨렸다. 음란을 정당화하는 걸 일원화하고 체계화하고 법과 정치를 바꿨다"고 말했다.

"68세대가 들고나온 슬로건이 '모든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라'다. 이들이 음란한 짓을 하고 싶은데 누가 말리나. 교회다. 못된 짓 하려고 하니까 말씀에 나온다며 하지 말라고 한다. 저 시대에 어떤 문화가 커지냐. 음란의 문화, 히피 문화가 커진다. 마약 먹고 음란한 짓하는 문화가 퍼진다. 그걸 해방이라고 한다." (2018. 9. 16. 은혜와평강교회 강연 중)

<교회 해체와 젠더 이데올로기>에서는 "68혁명은 소수자 투쟁과 이 소수자들의 이데올로기 투쟁의 사상적 대전환이 되었다. 이런 구조에서 소외되고 억압된 자들의 해방을 위한 투쟁이 강화되고 페미니즘과 젠더 이데올로기가 등장해 급성장하게 된다"며 "불법 인민에 대한 관용과 다문화주의는 유럽의 이슬람화를 초래하고 페미니즘과 젠더 이데올로기 투쟁은 유럽을 동성애의 낙원으로 타락시켰다"(60~61쪽)고 썼다.

이 교수는 68혁명이 혁명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고 말한다. 기존에는 체제를 뒤엎는 방식으로 혁명이 진행됐다면, 68혁명 이후부터는 체제 안에서 법과 제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다음은 11월 22일 장신대 파로스 포럼 내용이다.

"68이 무서운 게 혁명의 방식을 바꿨다는 사실이다. 체제를 전복하지 않고 존재하는 체제 안으로 파고든다. 종교개혁 전통에 빛나는 지역일수록 법에 대한 존경심, 법의식이 강렬해, 여기에 파고들어 법의 성격을 하나님에게 대적하도록 만든다. 헌법을 바꿨다는 것은 그 나라의 기본 속성을 바꿨다는 것이다. 세속 국가의 기본 성격을 하나님에게 대적하는 국가로 만들 수 있다. 법을 장악하면 된다. 거기에 성공한 것이다. 그래서 무시무시하다."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젠더 이데올로기 영향 아래 있다고 주장하지만, 진보 성향 단체들은 정부가 성소수자를 배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문재인 정부, 68의 정신 계승,
사실상 혁명 정부"
"차별금지법 제정 이유
교회 입 막기 위해"

이정훈 교수는 68혁명의 젠더 이데올로기가 오늘날 한국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한다. 차별금지법 제정, 학생 인권조례 제정 등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68혁명을 계승했다는 것이다. 그는 <교회 해체와 젠더 이데올로기>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원전 반대와 젠더에 기초한 성평등의 아이디어들은 사실상 68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다. 한국에 명실상부한 68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 정부가 들어선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52쪽)고 썼다.

또 "21세기 한국의 좌파들은 유럽의 68혁명을 대안으로 여기게 되었고, LGBT 동성애 정치투쟁을 '인권 투쟁'으로 전환해 세력 결집에 성공한 유럽 좌파의 노선을 추종하게 된다"(53쪽)고 했다.

이 교수는 젠더 이데올로기가 법과 정치로 구현되면, 체제 안에서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하나님을 대적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9월 3일 성북구교회연합회 교사 강습회에서 "얘네들의 목표는 창조질서를 해체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도덕적 통치를 전면으로 대적하는 것이다. 모든 인간이 그 체제에 살면 하나님을 자동으로 대적하게 만드는 법과 정치가 드디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체제 안에서 사는 것만으로 자동으로 하나님을 대적하게 하는 법이 대체 무엇일까. 이정훈 교수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차별금지법이다. 그는 9월 28일 여의도침례교회에서 "말도 안 되는 법이 어떻게 통과될까? 사전 단계로 혐오 표현을 규제한다. 이것이 법에 들어간다. 그렇게 되면 법을 반대하는 것만으로도 혐오자가 된다. 교회 입을 막는 것을 먼저 하는 거다. 그러면 반대를 못 하니 악법들이 통과되는 것이다"고 했다.

"혐오 표현을 법적으로 규제하겠다는 좌파의 전략 전술은 교회를 매우 위험하게 할 수 있다. 유럽에서 혐오 표현이라는 이름으로 교회의 입을 막고 좌파들이 사상과 표현의자유 시장을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 때 '교회의 해체'가 초래됐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교회 해체와 젠더 이데올로기>, 217쪽)

이정훈이 써 내려간 '악의 연대기'
법 전공 대학교수 신분으로 신뢰 증폭
대형 교회 목사들 상찬
"젠더 이데올로기 실체 파헤쳐"

이정훈 교수는 '젠더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세력이 한국교회를 위협한다'는 '악의 연대기'를 써 나간다. 뱀이 아담과 하와를 유혹하는 장면은 프롤로그에 해당하고, 포이어바흐·니체·프로이트·마르크스·라이히 등 현대 사상가들은 각 장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이다. 악의 연대기는 성 담론이 정치투쟁 현장에서 나타나는 68혁명에서 절정에 이르더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차별금지법으로 이어진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것이 곧 악을 대적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

법철학자이자 대학교수 신분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현대 철학을 몇십 분만에 주파하니, 이정훈 교수의 강의를 듣는 기독교인들은 그에게 신뢰를 보낸다. 한국교회가 공격을 받는다고 하면서 반동성애와 반공주의를 결합하니, 보수 개신교에 이보다 더 입맛에 맞는 논리가 있을까.

대형 교회 목사들은 이정훈 교수를, 영적 전쟁의 배후를 밝혀낸 뛰어난 전략가라고 치켜세운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이정훈 교수의 저서 추천사에서 "(이 교수는) 우리 시대 보기 드문 창조적 소수 중의 소수다. 날 선 이성의 검을 가지고 이 시대 교회를 해체하려고 하는 젠더 이데올로기의 실체와 음모, 전략을 낱낱이 해부한다"고 썼다.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도 추천사에서 "복음의 순수성을 훼손시키려는 마귀의 전략은 점점 다양하고 교묘해지고 있다. 그중에 최근 가장 강력한 무기로 떠오른 것이 소수자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동성애다. 동성애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근본부터 흔드는 것으로 기독교뿐 아니라 기존 사회체제의 전통과 가치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이정훈 교수가 정치적·사상적 근거를 제시해 주고 있다"고 했다.

이정훈 교수의 악의 연대기가 타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 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포이어바흐·니체·프로이트·마르크스·라이히 등은 현대 철학의 포문을 연 학자들이다. 창세기 3장의 뱀은 그렇다 해도, 위의 현대 철학자들을 모두 하나님을 대적한 패륜의 사상가로 규정할 수 있는 걸까. 다른 반동성애 진영 인사들과 뭔가 다른 것 같은 이정훈 교수의 강연 내용은,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그저 하나의 음모론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기사에서는 여러 전문가의 글과 인터뷰를 통해 이정훈 교수가 주장하는 악의 연대기의 허점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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