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장명성 기자] 성폭력과 금권 선거 의혹을 받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 서울남연회 감독 전준구 목사(로고스교회)의 사퇴와 교단의 공정한 재판을 촉구하는 기도회가 12월 10일 감리교신학대학교 중강당에서 열렸다. '전준구 제명과 감독 당선 무효를 위한 범감리회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주최한 기도회에는 목회자와 교인 약 20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전준구 목사 사태 해결뿐 아니라 교단 내 성폭력과 금권 선거가 사라질 수 있도록 기도했다.

사회를 맡은 공대위 김순영 공동위원장은 "오늘날 교회 여성들이 직면해 있는 문제가 무엇인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는, 만연한 교회 성폭력 문제 해결에 힘써야 한다며 이번 주를 '여남평등 주간'으로 정했다. 감리회 안에도 이러한 일들이 계속 있었다. 교단 내에서 일어난 성폭력 문제는 물론 금권 선거 없는 깨끗한 교단이 되도록 마음을 모으기 위해 기도회를 열게 됐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기도회에서는 감리회 원로 민영진 목사가 '벧엘과 길갈에서 지은 죄'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민 목사는 "사회정의와 공의가 실현되지 않은 채 형식에만 집중하는 예배는 죄가 될 수 있다. 여성·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가 사회 안전망에서 벗어나 있는 상황에서 억압하고 성적 대상으로 이용하면서 종교적 행위만 반복하는 것은 죄"라고 일갈했다.

민영진 목사는 "우리가 여기 모인 것은, 이 같은 행태에 저항하고 죄를 범한 교회 지도자들을 각성시키고 고발하기 위해서다. 아모스 4장에서 하나님의 진심을 읽을 수 있다. '나에게 돌아오면 살길이 있다. 내게 찾아오라'고 하신다. 하나님께 돌아가면 용서하고 살길을 열어 주실 것이다"고 말했다.

민영진 목사는 "사회정의와 공의가 실현되지 않은 채 형식에만 집중하는 예배는 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감리회 바른선거협의회 한원식 목사는 전준구 목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을 위로해 달라고 기도했다. 한 목사는 "피해자들의 양심의 소리를 들으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감리교회에 하나님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받은 충격도 이렇게 큰데, 당사자들의 아픔은 얼마나 크겠는가. 하나님께서 성폭력 당사자들을 먼저 위로해 달라"고 했다.

피해자들 목소리를 듣지 않은 교단과 사역자들 잘못도 크다고 했다. 한원식 목사는 "어리석은 우리가 감리회 내 성 문제에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 피해자만의 아픔으로 치부했다. 상처난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교회의 오점을 가리는 데만 몰두했다. 피해자의 목소리와 흔적을 없애며 침묵한 것은 전준구 목사뿐 아니라 우리 모습이기도 하다"고 회개했다.

감리회 여선교회 서울남연회연합회 홍경숙 전 회장은 전준구 목사를 비롯한 교회 성폭력 가해자들이 피해자들 앞에 철저히 사죄하고 하나님 앞에 회개해야 한다고 기도했다. 그는 "교회에서 이뤄진 성폭행이 공의롭게 처벌되고, 재판부에서 공명정대한 판결이 이뤄지게 하소서. 특별재판위원들이 원성이 두려워 올바른 판결을 내리지 못한 빌라도가 되지 않게 하소서. 판결을 통해 피해자들이 실족하게 않게 하시고 깊은 상처를 씻어 주소서"라고 했다.

기도회 참석자들이 "전준구는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사회를 맡은 김순영 공동위원장은 "공대위의 첫 목표는 전준구 목사가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통성기도를 인도한 공대위 백삼현 공동위원장은 "공대위 활동을 보며 '물욕으로 20년 넘게 지켜 온 권력을 어떻게 깰 수 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금욕·물욕보다 더 강하신 하나님을 믿기에 여기 모였다. 우리가 하나님 뜻대로 살지 못해서 감리회가 이 지경이 됐다. 감리회가 진정한 교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공의로운 재판을 위해 △ 성폭력과 금권 선거 없는 감리교회를 위해 통성기도했다. 기도가 끝난 후 백삼현 공동위원장은 "삯꾼 목사, 이리 같은 목사들을 제거하여 주시고, 변화하게 하소서. 감리회가 새롭게 변화되는 역사가 일어나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김순영 공동위원장은 "성폭력, 금권 선거 없는 감리교회를 위한 기도회로 이 자리에 모이긴 했지만, 공동대책위원회의 첫 번째 목표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전준구 목사가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전준구는 사퇴하라"는 구호를 함께 외치고 기도회를 마무리했다.

기도회 참석자들이 통성으로 기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