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건을 열망하라> / 토마스 왓슨 지음 / 편집부 옮김 / 생명의말씀사 펴냄 / 360쪽 / 1만 8000원

토마스 왓슨. 그는 탁월한 설교자요, 영적 양심을 위해 기꺼이 안락함을 포기할 줄 아는 신앙의 사람이다. 성도를 위해 생명의 위협도 무릅쓸 줄 아는 목회자이기도 했다. 청교도혁명과 왕정복고 사이에서 폭풍 같은 시대를 살았다. 그의 설교는 수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영적 도전을 주었다고 한다.

이제는 천둥과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열정에 사로잡힌 토마스 왓슨이 설교하는 매력적인 모습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수많은 설교가 책으로 나와 수백 년이 흐른 지금도 읽을 수 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토마스 왓슨의 글은 명료하고 박진감이 가득하다. 대체로 청교도들 글에는 깊이가 있지만, 종종 따분하고 지루해 읽기가 보통 힘든 게 아니다. 토마스 왓슨의 메시지는 명징한 선포적 설교답게, 읽는 이에게 천둥과 같은 도전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의 메시지는 에두르지 않는다. 난해하지 않으면서 깊은 통찰력을 갖고 예리하게 분해해 설교한다.

<경건을 열망하라>(생명의말씀사)는 '경건'을 주제로 한 열두 편의 설교를 엮은 것이다. 필자는 본서 구조를 네 부분으로 나누어 살폈다. 1~2장은 서론에 해당하며, 경건이 무엇인지 밝힌다. 3~5장은 경건한 사람은 누구이며, 어떤 삶이 경건한 삶인지 밝힌다. 6~11장에서는 경건을 위한 다양한 권면이 들어 있다. 마지막 12장은 그리스도와 성도의 신비한 연합을 다룬다. 이 구분은 전적으로 편의상 구분한 것이다. 토마스 왓슨이 구분한 것은 아니다. 이제 저자의 설교를 몇 가지 주제를 통해 살펴보자.

경건이란

경건. 쉽지만 정의하기 난해한 주제다. 구약에서는 약 20번, 신약에서는 약 45번 사용된 말이라고 한다. 신약의 겨웅, 사도행전과 디모데전서에서 사용된 횟수가 나머지와 맞먹을 정도로 높다. 1~2장은 토마스 왓슨이 시편 32:6 말씀을 근거로 설교한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모든 경건한 자는 주를 만날 기회를 얻어서 주께 기도할지라. 진실로 홍수가 범람할지라도 그에게 미치지 못하리이다(시 32:6)."

'모든 경건한 자'는 '칼-하시드'다. 하시드는 대부분 영어 성경에서 'godly'로 번역한다. 경건은 하나님을 닮는 것을 말한다. 왓슨은 가장 먼저 '복'에 주목한다. 다윗은 시편 32편을 시작하면서 진정한 복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다. 그 복은 무엇일까. '허물의 사함을 받고 자신의 죄가 가려진 자'이다. 복과 경건은 어떤 상관이 있을까. 저자는 2장에서 이것을 밝힌다. 그는 경건을 이렇게 정의한다.

"나는 보통 '경건이란 하나님께서 인간 안에 새기고 만들어 놓으신 것으로, 인간이 육적인 존재에서 영적인 존재가 되게 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15쪽)

그렇다. 경건은 사람들 마음에 새겨진 영적인 것이다. 그렇기에 경건은 실제적이고 내적이다. 초자연적이고 전체적이며 열정적이다. 영광스러운 것이며 영구적인 것이다. 왓슨은 일곱 가지 형태로 경건의 특징을 설명한다. 그리고 또 하나. 경건은 갑작스러운 행위가 아니라 "습관"(18쪽)이어야 한다.

경건한 삶이란

경건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이제 경건한 삶을 배워야 한다. 성령의 조명을 통해 지각의 각성과 변혁을 경험했다면, 아니, 새로 태어나 거듭난 사람이 됐다면 그것으로 족할까. 그릇된 칼뱅주의자는 예정론을 왜곡해 그렇게 말한다. 그러나 삶은 치열한 영적 전쟁이다. 왓슨은 4장 '경건한 사람의 특징'에 책 절반 이상 분량을 할애한다. '경건한 사람은 이렇다'는 정의를 내리는 것에 가깝지만, '이런 사람이 돼야 한다'로 수정해 읽어야 한다.

경건한 사람에게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하나님에 대한 바른 지식을 갖고 있다. 그 지식은 살아 있는 지식이며 삶으로 드러난다. 경건한 사람은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더욱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갈망한다. 더 알고 싶어하며, 더 깊이 체험하고 싶어한다. 씨앗이 싹트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끊임없이 자라고 성장하는 것과 같다. 경건한 자의 갈망 목표는 "하나님을 닮는 것"(46쪽)이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닮고,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소중히 한다. 사람의 종이 아니라 하나님의 종으로서 살아간다. 또한 그리스도를 존귀하게 여긴다. 토마스 왓슨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하나님을 닮아가는 것에 대해 그려 나간다.

본서 원제는 'The Godly Man's Picture'다. 4장에는 핵심 메시지가 담겼다. 왓슨은 4장에서 경건한 사람 특징을 열거하며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범과 특징을 소개한다.

청교도의 열정을 현대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알기 어려울 것이다. 경건을 향한 집요함,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열정이 토마스 왓슨의 신앙이자 삶이었다. 이 책은 경건을 중심으로 그리스도인의 삶이 무엇인지를 잘 그려 낸다. 영적인 것에 무관심한 현대 그리스도인이 마음에 새겨야 할 말씀들이다. 곁에 두고 종종 꺼내 읽기를 소망한다.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정현욱 /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에레츠교회 목사

외부 기고는 <뉴스앤조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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