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기독교반성폭력센터와 이재록사건미투피해생존자지원연대가 법원 판결에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이재록 목사와 만민중앙교회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11월 22일 "만민중앙교회는 오랜 기간 이재록 씨의 범죄를 은폐·방조해 왔을 뿐 아니라, 재판 중에도 피해 당사자의 신상을 노출하고 거짓 논리를 유포해 또 다른 피해를 줬다. 이재록 씨와 교회는 피해자들의 진실을 곡해하는 행위를 당장 멈추고, 사법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라"고 했다. 

이재록 목사 측은 성폭행 혐의를 부인해 왔다. 피해자들 모두 일반 교육과정을 거쳤고,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강요에 의한 성폭행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이 씨의 주장은 피해자들을 또다시 모욕하는 행위이다. 이 씨는 교회 구성원 전체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있었고,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통제해 왔다"고 지적했다. 

두 단체는 싸움이 끝날 때까지 피해자들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한 피해자는 "15년이라는 형량이 마음에 차지는 않지만 지금에 오기까지 우리 고소인들과 고소인의 슬픔을 함께해 주신 분들 덕이라는 걸 알기에 감사하다. 앞으로 남은 싸움을 위해 마음을 굳게 먹고,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

가해자 이재록 씨는 진실을 곡해 말고
사법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라!

"많은 망설임 속에 고민하다 고소했던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2차 피해가 다가왔었고 두 배로 얻게 된 고통을 또 감안해야만 했었습니다. 오늘 소식을 듣고 그동안 한편에 있던 덩어리가 내려가는 기분입니다. 아직 끝난 게 아니기에 또 힘을 내어 가보려 합니다. 15년이라는 형량이 마음에 차지는 않지만 지금에 오기까지 우리 고소인들과 고소인의 슬픔을 함께해 주신 분들 덕이라는 걸 알기에 감사했습니다.
 
저는 오늘 판결문(요약본)을 읽으면서 다시 수치심과 분노를 느꼈지만, 앞으로 남은 싸움을 위해 다시 마음을 굳게 먹어봅니다. 참 힘들고 아프기도 했지만 열심히 싸웠습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도 쉽진 않겠지만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하고, 더 행복하게 열심히 살려고요." (피해 당사자)

"지금까지 용기 내어 싸운 피해생존자 자매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전합니다. 그들이 겪었던 사건은 어쩔 수 없던 일도 그들 자신의 잘못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종교적 권위를 오용한 성범죄를 장기간에 걸쳐 교묘하고 돌이킬 수 없게 저질러 온 가해 범죄자 이재록에게 마땅히 돌려져야 합니다. 오늘의 재판 선고는 그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할 것입니다." (이재록사건미투피해생존자지원연대)

교인을 상습 성폭행하는 등 '상습준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록 씨(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가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피해 당사자들은 언론을 통해 이재록 씨가 교회 안에서 신적인 존재였고, 범죄가 발생할 당시 이를 거부하지 못했다고 언급해 왔습니다. 검찰은, 가해자가 신도 수 13만 명의 대형 교회 지도자로서 지위와 권력, 피해자들의 신앙심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항거 불능 상태로 만들어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 그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11월 22일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 역시 피해 당사자, 검찰과 유사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다니면서 이 목사에게 절대적 믿음을 갖고 있어 지시에 반항하거나 거부하지 못한 피해자들을 장기간에 걸쳐 상습적으로 추행, 간음했다"며 이재록 씨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피해자와 사법 기관은 그의 유죄를 인정했지만, 가해자 이재록 씨 측만 이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그는 "피해자들이 모두 고등학교‧대학교 등 일반적인 교육 과정을 마친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강요에 의한 성폭행이 불가능하다"며 피해자들의 진술을 전면 반박하며 범죄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이재록 씨는 교회 구성원 전체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통제해 왔습니다. 신앙 지도를 받는 대상에게 성적 요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 주워진 권력을 남용하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입니다.

피해자들이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가해자 이재록 씨 주장은, 목회자가 자신의 권력을 악용해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어 성폭력을 가하는 교회 성폭력의 현실을 부정하는 언급입니다. 앞으로 남은 싸움을 위해 다시 마음을 굳게 먹은 피해자들을 또다시 모욕하는 행위입니다. 

피해자들이 소속한 교회는 오랜 기간 이재록 씨의 범죄를 은폐, 방조해 왔을 뿐 아니라, 재판 기간에도 피해 당사자들의 신상을 노출시키고 거짓 논리를 유포해, 또 다른 피해를 주었습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와 이재록사건미투피해생존자지원연대는 가해자 이재록 씨와 그를 비호하는 교회는 피해자들의 진실을 곡해하는 행위를 당장 멈추고, 본인에게 선고된 사법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기를 촉구합니다.

11월 22일 
기독교반성폭력센터, 이재록사건미투피해생존자지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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