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성 교단의 주축을 이루는 여의도 총회와 서대문 총회가 통합했다. 대표총회장 이영훈 목사가 축사를 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분열했던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여의도 총회와 서대문 총회가 10년 만에 하나로 통합했다. 두 교단은 11월 20일 각각 임시총회를 열고 통합을 결의했다. 이어 곧장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통합 총회를 열고, 교단 통합을 공식 선언했다.

통합된 두 교단의 정식 명칭은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로 정했다. 교단 헌법도 하나로 통일했다. 이영훈 목사가 대표총회장에, 이태근·정동균 목사가 총회장에 선임됐다. 통합 총회 임원의 임기는 2년이며 재신임을 거쳐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두 교단은 앞으로 4년의 시간을 두고 행정·재정 등을 완전히 통합하기로 했다. 통합된 두 교단에 소속된 교회 수는 5200여 개에 이른다.

기하성은 1953년 4월 8일 창립됐다. 교세가 커지면서 기하성 통합, 수호, 예수교대한하나님의성회(예하성)로 분열됐다. 세 교단은 2008년 5월 통합을 선언했지만, 정치적 문제로 무산됐다. 지금은 영어囹圄의 몸이 된 박성배 목사가 당시 대표회장에 추대된 예하성 조용목 목사(은혜와진리교회)에게 권력이 집중돼 있다며 특별법 개정을 주장했다. 논란이 지속되면서 통합은 흐지부지됐다.

이때 박성배 목사가 기하성 서대문 총회를 창립했다. 서대문에 합류하지 않은 교회들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중심으로 한 기하성 여의도 총회를 세웠다.

여의도 총회와 서대문 총회는 조용기 원로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다시 통합 절차를 밟았다. 2011년 통합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재통합을 시도했다. 조용기 목사를 통합총회장으로 세우려는 계획까지 세웠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서대문 총회 부채 문제가 통합을 가로막았다. 박성배 목사 주도로 진행한 신학교 설립 탓에 서대문 총회는 200억대 부채를 안고 있었다.

여의도와 서대문 총회 통합 논의는 공교롭게도 2016년 11월 박성배 목사가 공금횡령죄로 법정 구속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구속 이후 2년 만에 통합을 이뤘다.

10년 만에 하나가 된 기하성의 분위기는 밝았다. 20일 통합 총회에 참석한 목사 1000여 명은 "참 오랜만입니다", "오래오래 기다렸습니다"라며 인사를 주고받았다.

대표총회장 이영훈 목사는 "남북이 하나였던 것처럼 우리도 하나였다. 하나 됨의 대열에 우리 교단이 앞장서고자 한다. 이유와 조건 없이 하나 됨을 이뤄 통일 역사에 조금이나마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자. (박성배) 전 총회장의 공금횡령 등 여러 문제에 대해서도 통렬히 반성하자"고 독려했다. 총대들은 일제히 아멘을 외쳤다.

당부의 메시지도 전했다. 이영훈 대표총회장은 "이제 사분오열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오직 예수님만 따라가자. 총회 결정에 뜻이 맞지 않다고 세상 법정에 고소·고발하지 말자. 우리 교단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대통합과 민족 통일의 위대한 역사를 일궈 가자"고 했다.

조용기 원로목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조 목사는 "수년간 나뉜 형제가 이제 다시 하나 돼 참으로 기쁘고 영광이다. 성령이 부어 주신 마음으로 새롭게 회복되기를 바란다. 새 역사를 다시 써 나가면서 성령 운동으로 제2의 부흥을 일으키길 바란다"고 했다.

기하성 교단의 주축을 이루는 두 교단이 10년 만에 통합했지만, 합류하지 않은 교회들도 있다. 교단 관계자는 "기존 서대문 총회에서 떨어져 나간 '광화문 총회' 소속 교회 120여 개와 박성배 목사를 지지하는 교회 400개가 아직 남아 있다.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 그들이 문을 두드린다면 열어 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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