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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건너뛴 전준구 목사, 감독직 수행

감독회의 참가, 연회 회의 주재…여성 단체들 "총회 조사 결과 지켜보며 사퇴 운동"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8.11.06  15: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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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구 목사가 갖은 논란에도 감독에 취임하고 직무에 돌입했다. 전 목사가 10월 31일 총회 석상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성폭력과 금권 선거 의혹을 받고 있는 전준구 목사(로고스교회)가 11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서울남연회 감독 업무를 시작했다. 감독회의에 참가하고 연회 회의를 주재하는 등 감독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 목사의 감독 사퇴를 촉구해 온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 여성 단체들은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감리회 여성 단체들은 10월 31일 33회 총회에서 전 목사의 감독 취임을 반대하는 시위를 펼쳤다. 여기에 전직·신임 감독들도 전 목사와 함께 갈 수 없다며 이·취임식을 보이콧했다. 당시 전명구 감독회장은 "이·취임식을 하든 안 하든 감독은 교체되고, 당선자는 감독직을 수행하게 돼 있다. 그게 법이다"고 말했지만, 이·취임식은 무산됐다.

전준구 목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31일 총회가 끝난 직후 감독이 입는 가운을 입고 로고스교회 교인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신임 감독들의 첫 일정인 11월 1일 서울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 열린 기념 예배와 감독회의에도 참가했다. 이날 전 목사는 목원대학교 이사로 선임됐다. 2일에는 서울남연회 실행부위원회 사회도 봤다. 취임식은 하지 못했지만, 감독직을 수행하는 데에는 아무런 걸림돌이 없었다.

연회와 교단은 전준구 목사가 감독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11월 6일 만난 서울남연회 한 관계자는 "취임식과 관계없이 감독 당선인은 11월 1일부터 2년간 감독직을 수행하게 돼 있다. 전준구 감독과 관련한 문제는 2010년부터 계속 제기돼 왔지만, 법적으로 판명 난 게 없다. 총회 차원에서 조사한다고 하니까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 전까지는 감독직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리회 본부 관계자도 총회특별심사위원회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준구 감독 건과 관련해 총회특별심사위에 고발이 돼 있다. 12월에 특별심사위가 모일 예정이다. 조사해서 문제가 발견되면 전준구 감독을 기소할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총회특별재판위원회에서 재판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감리회 여성 단체들은 전준구 목사의 감독직 사퇴를 촉구하는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현직 감독이 성폭력 및 금권 선거 의혹을 받는 것과 관련해, 한 감독은 불편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A 감독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감리회 여성 단체들이 대동단결해 전준구 목사를 감독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전 목사는 법적으로 감독이 맞다. 감독 당선자들의 마음도 편한 건 아니다. 우리가 봐도 전 목사에게 도덕적 문제가 있는데, 사회 법에서는 그냥 넘어갔다. 교단 재판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성 단체들은 전준구 목사의 감독 사퇴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감리교전국여교역자회 회장 김순영 목사는 "취임식을 안 했다는 이유로 감독이 아니라고 하면, 다른 감독 당선자들도 감독이 아닌 게 된다. 우리는 앞으로 전준구 목사에 대한 교단 조사 결과가 최대한 빨리 나올 수 있도록 운동을 전개하고, 감독직 사퇴도 계속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리회 단체들은 11월 5일 '전준구목사공동대책협의회' 구성을 위한 모임을 가졌다. 감리교여성연대·여교역자협의회·여선교회전국연합회·바른선거협의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순영 목사는 "총회특별심사위원회의 바른 조사를 촉구하고, 전준구 목사의 감독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도 낼 예정이다. 만약 총회가 제대로 전준구 목사를 처리하지 않으면, 감리회 역사에 큰 오점이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 목사 고발한 여성 회원, 총대 제외
"전형적인 보복성 조치, 
연회가 조직적으로 비호"

한편, 서울남연회는 11월 2일 실행부위원회를 열고 내년에 열릴 입법의회 총대를 선발했다. 여성 할당제에 따라 여성 3명을 의무적으로 파송하게 돼 있다. 그런데 여성 3명 중 1명이 제외돼 논란을 빚고 있다. 제외된 이는 서울남연회연합회 회장 홍경숙 권사다. 홍 권사는 전 목사의 금권 선거를 폭로하고 총회특별심사위원회에 전 목사를 고발한 사람이다. (관련 기사)

서울남연회 실행위에서는 "감독을 고발한 회원이 입법의회 총대가 되면 안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실행위원 35명 중 33명이 의견에 동의했고, 결국 홍 권사는 총대에서 배제됐다. 연회 관계자는 "다른 여성 총대가 홍경숙 권사를 대체할 예정이다. '연회가 여성 3명을 배제했다', '할당제를 어겼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여선교회전국연합회장 백삼현 장로는 "분명한 사실은 보복성 조치라는 것이다. 감독을 고발했다는 이유로 입법의회 총대에서 제외하는 건 전형적인 찍어 내기다. 서울남연회가 성폭력 의혹을 받는 전준구 목사를 조직적으로 비호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여성 단체들은 이 문제도 공론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서울남연회 실행부위원회는 전준구 목사를 총회에 고발한 홍경숙 권사를 총대에서 제외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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