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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대서 징계받은 학생 신상 담은 허위 메시지 유포

학교 상대로 제기한 소송 앞두고 "한동대에 음란 퍼지지 않게 기도해 달라"

장명성 기자   기사승인 2018.11.06  11: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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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장명성 기자] 한동대학교(장순흥 총장)에서 페미니즘 강연을 열었다가 무기정학 처분을 받은 A의 실명과 성적 지향을 드러낸 허위 메시지가 보수 개신교인들의 소셜미디어와 채팅방을 중심으로 유포되고 있다.

최초 유포자가 불분명한 이 메시지는 10월 27일부터 돌기 시작했다. "기도가 필요하다"는 말로 시작하는 이 메시지에는 A가 한동대 몇몇 교수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니 재판 결과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부탁이 담겨 있다.

메시지에는 사실관계가 잘못된 내용도 포함돼 있다. A가 포항MBC와 <뉴스앤조이>를 불러 학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했다고 쓰여 있지만, 지난 1월 한동대 정문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A가 아닌 '포항여성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이었고, <뉴스앤조이>는 취재·보도하지 않았다.

메시지에는 "손해배상 소송에서 지면 앞으로 '하나님의 대학'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막을 수 없다"는 과장된 표현도 있었다. 학교에 '음란'이 퍼지지 않도록 기도를 부탁한다며, 한동대 학생들도 하나님 편에 서서 A의 행동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도 쓰여 있다.

A의 실명과 성적 지향을 그대로 공개한 메시지. 이 내용은 메신저 대화방은 물론 소셜미디어에서도 공유되고 있다. 사진 출처 카카오톡, 페이스북

한동대학교 학내 모임 '들꽃'은 작년 12월, '흡혈 사회에서 환대로 - 성 노동과 페미니즘, 그리고 환대'라는 제목의 강연을 열었다. 행사 당일 조원철 학생처장은 행사 주제가 학교 이념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강연 취소를 요구했지만, 들꽃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연은 예정대로 열렸고, 이날 강연 장소에서 조원철 학생처장, 최정훈 교목실장, 제양규 교수(기계제어공학부) 등 교직원과 일부 학생이 강연을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A는 강연을 주최한 학생 중 한 명이었다. 한동대는 조원철 학생처장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말한 A를 '교직원에 대한 불손한 언행' 명목으로 무기정학 처분했다. 그러나 학생지도위원회 소속 최정훈 교목실장은 <한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동대 교육 이념과 다른 강의를 여는 사람이 와서 반대가 옳다고 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가만히 있느냐. 이것이 핵심"이라며 사실상 페미니즘 강연을 주최한 일이 징계 사유임을 인정했다. 

지난 3월, A는 한동대에 징계 재심을 신청했지만, 학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A는 최정훈 교목실장과 조원철 학생처장, 제양규 교수 등 교직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최정훈 교목실장은 강의·채플 시간에 A의 실명을 공개하고 성적 지향을 문제 삼고, 조원철 학생처장은 교직원 전체에게 A를 비방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제양규 교수 역시 교내 인트라넷에 A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다. 

한동대는 페미니즘 강연을 연 A에게 무기정학 처분을 내렸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A는 11월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자신과 관련한 허위 메시지를 본 뒤 수치심을 느끼고 발가벗겨지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나의 실명과 성적 지향을 '음란'하게 묘사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내용이 돌고 있다. 목사라는 인간도, 선교사라는 인간도 가짜 뉴스를 퍼 나르고 있다"고 썼다.

또 "하루에도 서너 번씩 '문자가 돌고 있다'는 연락을 받는다. 그저께는 아버지에게 연락이 왔다. 친척들이 다 알게 됐고, 할머니가 다니는 교회에도 메시지가 돌았다고 하더라. (아버지가) 부모님 운운하며 욕하는 댓글도 다 봤을까 싶어 마음이 찡했다"고 했다.

A는 11월 5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도 "메시지를 처음 본 건 10월 27일이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이 들었다. 이 메시지가 어떤 곳에서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읽힐지 상상이 되니까, 숨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전에는 손해배상 소송 피고 중 한 명이 직접 해당 메시지를 유포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기존 내용을 약간 가공해 자신에게 더 유리하게 바꾼 메시지라고 들었다. '메시지를 봤다'는 연락은 지금도 꾸준히 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포항여성회가 주최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한동대 규탄 기자회견' 현장. 유튜브 포항MBC뉴스 갈무리

한동대가 A에게 내린 무기정학 처분의 부당함을 알리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결성된 '한동대학생부당징계공동대책위원회'는 11월 5일 허위 메시지 유포와 관련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개인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를 넘어 종교의 이름으로 인격 살인이 이뤄지고 있다"며 메시지 유포자에 대한 형사 고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사생활과 관련한 내용이 '가짜 뉴스'처럼 퍼지고 있다고 했다. "도대체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마녀사냥처럼 단두대에 올라가 처형이라도 당하기를 바라는가. 개인의 성적 지향을 유포하는 것이 심각한 범죄행위임에도 종교라는 이름의 폭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대책위는 성명서에서 △한동대는 부당 징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명예훼손을 중단할 것 △교육부는 학생 인권 침해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엄중히 조처할 것 △정부와 수사 당국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녀사냥, 인격 살인을 진행하고 있는 이들을 신속히 수사해 사법적 조치를 내릴 것을 촉구했다.

A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변론은 11월 8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열린다. 한동대 측 변호인단에는 개신교 반동성애 운동에 활발히 참여하는 조영길 변호사(법무법인 아이앤에스), 지영준 변호사(법무법인 저스티스) 등 반동성애 진영 인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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