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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정국가 아냐, 지금 차별금지법 제정해야"

정치권까지 퍼진 개신교 반동성애 진영 주장 "찬반 논쟁거리 아닌 권리 문제"

장명성 기자   기사승인 2018.10.29  1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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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장명성 기자] 이화여자대학교(김혜숙 총장) 젠더법학연구소가 10월 26일 이화여대 법학관에서 학술 대회를 열어, 차별금지법 제정의 쟁점과 이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무엇인지 살폈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다루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대부분 발제에서 개신교 반동성애 진영이 빠지지 않고 언급됐다.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에 앞장서 온 세력은 단연 개신교 반동성애 진영이다. 최근 이들이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을 극렬히 반대했던 이유도 차별금지법 때문이다. NAP 통과는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헌법의 '양성평등'이 '성평등'으로 바뀌어 동성 결혼이 합법화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패널들은 개신교 반동성애 진영의 이 같은 논리가 차별금지법 제정의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에서 법여성학을 전공한 한지영 박사는 정부의 '성평등' 정책이 '양성평등' 프레임에 갇혀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한 박사는 "사회적 의미를 지닌 '젠더'라는 단어를 '양성', '남녀'로만 치환하면, 사회구조적 성별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이뿐 아니라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도 놓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젠더법학연구소가 10월 26일 '혐오와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하여 차별금지법 제정'이라는 학술 대회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보수 개신교가 주장해 오던 '성평등 = 동성애 합법화' 공식은 정치권까지 퍼졌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지난해 12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제2차 양성평등정책기본계획'의 '성평등'이 동성애를 용인하기 위한 용어라고 주장했다. "성평등 개념이 동성혼을 허용하려는 전 단계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정현백 여성가족부장관은 "두 단어(양성평등, 성평등)는 혼용해서 쓰이는 단어다. 일각에서 염려하는 동성애 문제와 관련 있다는 것은 오해다. 국민 합의 없이 그런 조치를 할 수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한지영 박사는 "양성평등, 성평등 논쟁에는 이미 성소수자 혐오가 깔려 있다. 성평등이 동성애와 관련 없다는 여성가족부장관의 해명이 오히려 혐오를 키웠다. 사회적 합의를 핑계로 미뤄 두고 있는 성소수자 문제는 지금 당장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보수 개신교 진영은 NAP 반대에 온몸을 던져 왔다. 예장통합·합동·합신 등 주요 장로교단은 각 교단 총회에서 NAP 반대를 결의하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혈서에 삭발까지 감행하는 등 반동성애 진영이 온몸을 던져 반대하는 NAP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2차 NAP 작성에 참여했던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홍관표 교수는 "실제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인권 정책 계획이었던 2차 NAP에는, 초안 마련 등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3차 NAP는 (차별금지법 관련) 논의가 진전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2차와 비교할 때) 달라진 내용이 거의 없고, 오히려 차별 관련 국내 법·제도를 정비하겠다는 내용이 빠져 있다"며 NAP의 후퇴를 지적했다.

홍 교수는 "올해 상반기까지도 NAP 논의는 진전하지 못하고 있었다. 2차와 비교했을 때 별반 다르지 않은 '차별 금지'에 관한 내용이 들어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법무부 앞에서 시위하는 사람이 많아 법무부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미류 공동위원장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찬반 논쟁이나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문제로 설정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학술 대회에서는 개신교 반동성애 진영을 중심으로 한 차별금지법 반대 세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논의하기도 했다. 2007년 제정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위원장으로 활동했던 박종운 변호사(법무법인 하민)는 "차별금지법 반대 진영을 어떻게 설득할지도 중요한 문제다. '저 사람들 꽉 막혀 있다'고만 생각할 게 아니라, '가짜 뉴스'를 믿고 있는 분들한테 진짜 쟁점이 무엇인지, 무엇을 오해하고 있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미류 공동집행위원장은 차별금지법 반대 진영의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편견이 법 제정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미류 활동가는 "10년 사이에 '반동성애'가 하나의 거대한 운동이 됐다. '동성애는 죄라고 설교하면 감옥 간다'와 같은 이야기를 수없이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신정국가에 사는 게 아니다. 종교의자유는 종교에 강요당하지 않을 자유도 포함한다. 오히려 차별금지법 같은 법들을 '종교의자유·표현의자유와 충돌한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일 자체가 반동성애 세력을 확장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은 사회가 '차별 금지'를 다루고, 차별을 인식하고, 차별을 발견하는 과정을 시작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했다. 미류 활동가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찬반 논쟁이나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문제로 설정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일이다. 누군가의 권리를 자기 뜻대로 무너트릴 수 있다는 생각을 어떻게 허용할 수 있겠는가. 차별금지법 제정은 투쟁이 필요한 '권리 문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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