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림형석) 서울동남노회 정기회를 앞두고, 노회 명의로 명성교회 입장을 대변하는 문서가 전 노회원에게 발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파행 상태인 서울동남노회는 이번 정기회에서 김수원 목사(태봉교회)가 노회장직 승계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측은 총회 재판국 판결 취지에 맞게, 김 목사가 노회장직을 승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명성교회 측은 무기명 비밀투표를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0월 24일 노회원들에게 서울동남노회 명의로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것이다. 메시지 제목은 '동남노회 안내 문자'였고, 발신 번호는 서울동남노회 사무실이었다. 메시지에는 링크가 하나 실려 있는데, 여기에 접속하면 '노회장 승계의 허위 주장'이라는 제목의 문서가 자동으로 열린다.

문서 내용은, 올해 3월 총회 재판국이 73회 임원 선거를 무효라고 판결한 이후 명성교회가 계속해서 주장해 온 논리와 같았다. "총회 재판국 (판결문) 주문에 노회장 선거는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되어 있다. (중략) 김수원 목사가 노회장을 승계한다는 주문이 전혀 없다"며 무기명 비밀투표로 노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총회 재판국은 3월 26일 공개한 판결문에서 "부노회장이 노회장을 승계하는 제도는 우리 교단(예장통합)이 널리 채택하는 방식이다. 부회장을 선출할 때 앞으로 노회장이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목사 부노회장이 투표 없이 노회장직을 승계한다는 취지로 해석해야 한다"며 "김수원 목사가 노회장을 승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m.msch.or.kr'은 명성교회 홈페이지 모바일 주소다. 사진 제공 서울동남노회 노회원

명성교회 입장을 그대로 담은 허위 메시지가 왜 노회 명의와 전화번호로 발송됐을까. 서울동남노회 김용석 서기(남부광성교회)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김수원 목사와 대립하고 있는 노회원들이 있다. 이들이 노회 번호로 전 노회원에게 공지할 문서가 있다고 해서 승인해 줬다"고 말했다. 서울동남노회 임원회는 현재 노회장·부노회장이 모두 공석이라 서기가 행정을 총괄하고 있다.

김 서기는 이를 승인한 이유에 대해 "김수원 목사 측 노회원이 김수원 목사가 노회장을 승계해야 한다는 문자를 전 노회원에게 발송해 여론을 흐리고 있다. 그러던 차에 반대 측에서 요청이 들어와 허가해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수원 목사 측은 노회가 아닌 개인 명의로 메시지를 발송했다. 이에 대해 묻자, 김용석 서기는 "경황이 없어 그 부분을 자세히 고민하지 못했다. 나중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후부터는 개인 번호로 보내라고 일러두었다"고 했다.

메시지의 링크 주소는 'http://m.msch.or.kr/TXT/노회장승계의허위주장.PDF'다. 'm.msch.or.kr'은 명성교회 모바일 홈페이지 주소다. 문자 발송을 요청한 노회원이 명성교회 소속이냐는 질문에, 김 서기는 "그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 누가 메시지 발송을 의뢰했는지 묻자, 그는 "말해 줄 수 없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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