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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앞 "맘대로 섹스하라" 전단, 출처 알아보니

'에덴크리에이터즈' 웹툰…학부모들 "자극적 내용, 아이들에게는 폭력"

장명성 기자   기사승인 2018.10.26  15: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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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장명성 기자] 경남 양산의 초등학교 앞에서 '초등학교 성 인권 교육 = 음란 세뇌 교육', '동성 간, 남녀 간 섹스 = 학생 인권'이라는 문구가 적힌 전단이 배포됐다. 전단에는 만화 한 컷이 담겨 있었다. 한 교사가 어린 학생들에게 "동성이든 이성이든 맘대로 섹스하세요. 여러분의 인권입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오마이뉴스> 10월 21일 자 보도에 따르면, 이 전단은 '경남 학생 인권조례'의 입법을 반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배포됐다. 18일 초등학교 3개 앞에서 배포된 이 전단은, 한 학부모가 소셜미디어에 관련 내용을 올리면서 이슈가 됐다.

게시물을 올린 학부모는 이 같은 전단 배포가 아이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인권조례에 반대할 수는 있지만, 이런 방식은 아닌 듯하다. 어린 학생들 고사리손에 쥐여 줄 만한 문구가 아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반대한다고 하면서 아이들에게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썼다. 또 다른 학부모는 "(인권조례에 대한) 찬반은 나뉠 수 있지만, 초등학교 학생들 상대로 자극적인 내용의 유인물을 유포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양산교육청 관계자는 10월 25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학교 앞에서 선정적 내용이 담긴 전단이 배포된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가 교육청에도 민원을 제기했다.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전단을 보여 주며 '이게 무슨 내용이냐'고 물어봤다는 것이다. 실제로 확인해 보니,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은 처음 볼 만한 용어들이 쓰여 있었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 지역 초등학교 3곳 앞에서 실제로 배포된 전단. 네이버 밴드 2018양산토닥쓰담학부모네트워크 갈무리

기독 미디어 표방하는 '문화 선교 프로덕션'
선정적·자극적 반동성애 콘텐츠 양산
NAP 통과에 '수간', '시체 성애' 왜곡·과장

양산에서 배포된 인권조례 반대 전단 속 만화는 기독 미디어 단체를 표방하는 '에덴크리에이터즈'(eden creators) 웹툰 중 한 편으로 확인됐다. 이 웹툰은 '인권교육지원법'을 반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려졌다. 인권교육지원법이 시행되면 교사가 초등학생들에게 '동성 간 성행위'를 가르칠 수밖에 없다며, 이를 만화로 그린 것이다. 양산에서 배포된 전단에도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지만, '인권교육지원법이 통과되면'이라는 문구 대신 '우리 아이 망치는 학생 인권조례가 통과되면'이라는 문구로 바뀌어 있었다.

이 같은 웹툰을 제작하는 '에덴크리에이터즈'는 어떤 단체일까. 에덴크리에이터즈는 "빛을 전파하고 어두움에 맞서는 창과 방패, 영상, 웹툰, 카드 뉴스, 말씀 카드, 캘리그래피 등 모바일 기반 기독 청년 문화 선교 프로덕션"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다. 그러나 이런 소개가 무색하게, 이들의 콘텐츠는 동성애·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차별금지법 등의 인권 정책 반대에 집중돼 있다.

에덴크리에이터즈는 '세상의 아픔을 위로하다'를 모토로 하고 있다. 에덴크리에이터즈 갈무리

에덴크리에이터즈에 연재되는 필명 '123단'의 '혐오 말고 팩트'는 NAP·차별금지법·혐오표현금지법·인권교육지원법 등 정부가 제정하고자 하는 인권 정책들이 동성애를 옹호·조장하고 있다는 전형적인 보수 개신교계 주장을 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에이즈를 동성애로 인한 유해한 질병으로 단정해 배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발언을 문제 삼는 내용의 웹툰을 올리기도 했다. 웹툰 제목은 '무식은 팩트를 이긴다'. 최 위원장을 '팩트를 무시하는 마녀'로 묘사했다.

NAP가 국무회의를 통과한 8월 7일에는 이에 관한 웹툰도 올라왔다. 대한민국 정부 로고가 얼굴에 그려진 인물이 '성소수자'를 끌어안고 활짝 웃는 그림에 "NAP를 시행하여 아이든, 동물이든, 시체든 상관없이 성관계할 수 있는 인권의 나라 반드시 만들겠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NAP가 시행되면 소아 성애, 수간 등의 법제화가 진행된다는 반동성애 진영의 극단적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내용이다.

고 백남기 농민 유족을 비방하는 만화를 그려 700만 원 벌금형을 받은 윤서인 씨도 에덴크리에이터즈에 웹툰을 연재하고 있다. 윤 씨가 연재하는 '니가 꼭 행복했으면'은 '동성애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은 만화'를 표방하고 있다. 웹툰은 연재 초반부터 꾸준히 '동성애 = 항문 섹스 = 에이즈 발병'이라는 공식을 언급한다. 지금까지 연재된 82편 중 절반에 가까운 38편에서 '항문 섹스'를 직간접적으로 다루는 등 개신교 반동성애 진영 주장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윤서인 씨의 웹툰 '니가 꼭 행복했으면' 중 '사회가 바뀌어야 해' 편. 에덴크리에이터즈 갈무리

에덴크리에이터즈는 반동성애 진영을 지원사격하는 움직임도 보여 왔다. 이들은 지난해 7월 개헌 정국 당시 '양성평등을 성평등으로 변경하면 벌어질 일들'이라는 제목의 만화를 올렸다. 만화에는 성평등 개헌이 이루어지면 동성애 교육이 의무화해 남학생들이 '성관계를 실습하자'는 대화를 서슴없이 나누게 되고, 사람들이 '사회적 성'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게 돼 모든 종류의 성적 결합이 가능해진다는 왜곡·과장된 주장이 담겨 있다.

만화 마지막 장면에는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동반연)의 '개헌 반대 서명' 링크와 함께 "서명에 적극 동참해 달라"는 문구도 적었다. 기독교·시민 단체 240여 개가 모인 동반연은, 출범 당시 이용희 대표(에스더기도운동본부)를 비롯해 길원평 교수(부산대), 염안섭 원장(수동연세요양병원), 한효관 대표(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 등 <한겨레>가 '가짜 뉴스 유포자'로 지목한 인사들이 운영위원으로 선출됐다.

에덴크리에이터즈의 콘텐츠는 반동성애 진영 내에서 다양한 경로로 유통되고 있다. 가짜 뉴스 공장으로 지목된 에스더기도운동본부 소속 '어린이 JESUS ARMY' 페이스북 페이지는 최근까지도 에덴크리에이터즈의 콘텐츠를 게시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페이지인데도 선정적 내용이 담긴 웹툰을 여과 없이 공유하고 있었다. 또 다른 가짜 뉴스 유통 채널로 지목된 네이버 블로그 'GMW연합'은 '윤서인 만화'라는 게시판을 만들어 윤 작가의 '니가 꼭 행복했으면'을 퍼 나르고 있다.

에스더기도운동본부 소속 '어린이 JESUS ARMY' 페이지가 공유한 에덴크리에이터즈 웹툰. 오른쪽 웹툰은 양산에서 배포된 전단에 담긴 그림이다. 어린이 JESUS ARMY 페이스북 갈무리

에덴크리에이터즈의 연락처나 사무실 등에 관한 정보는 쉽게 찾을 수 없었다. 홈페이지에도 공식 이메일 외에 다른 연락처는 나와 있지 않았다. <뉴스앤조이>는 양산 지역 초등학교에서 배포된 전단 논란과 함께, 동성애나 인권 정책 등에 과장된 정보를 유포하는 이유를 묻기 위해 에덴크리에이터즈 공식 이메일과 소셜미디어 메시지 등의 경로로 질문했으나, 이들은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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